아이리쉬 카페의 예약제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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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에 살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저한테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은 다양한 식당과 카페가 적다는 거에요. 

 

그래서 새 집을 알아볼 때도 근처에 갈만한 카페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저나 거너씨나 둘 다 컴퓨터로 일을 할 때가 많은데, 집에서 할 때랑 카페에서 할 때랑 집중도도 다르고, 별 거 아니여도 분위기 마음에 드는 카페에서 그냥 차 한 잔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되기 때문이죠. 

 

지금 사는 곳은 주로 가는 카페가 두 군데밖에 없어요. 

 

물론 실제로 카페는 그 이상 있지만 마음에 드는 카페가 딱 두 군데 밖에 없다는 소리 ㅎㅎ 

 

스타벅스랑 아이리쉬 풍의 카페인데, 이 카페는 전에 한 번 포스팅을 한 적이 있어요. 

 

honeybutt.tistory.com/809

 

테네시 툴라호마 아이리쉬 카페 CELTIC CUP

이번 주말에는 루지애나 주에 허리케인이 온다는 말이 있던데,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제가 있는 곳에서도 아침부터 비가주룩주룩 내리네요. 부디 별 피해가 없었으면.. 전 평일에 가고 싶었던

honeybutt.tistory.com

CELTIC CUP이라는 카페고, 포스팅 이후로도 한 두 번 더 갔던 곳입니다. 

 

1년에 한 두 번씩 단체 아일랜드 여행을 기획하고 있고, 아일랜드 굿즈와 술들을 팔고 있는 곳이에요. 

 

실제로 오래 전 아일랜드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주 할 때 남부지방에 많이 자리를 잡았다고 해요. 

 

저희 시엄마 쪽도 아일랜드 계 미국인 가족이에요. 

 

그래서 아일랜드 풍의 카페와 술집들이 좀 있는 편입니다. 

 

이 가게에서 하는 여러 이벤트 중에 꼭 참여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바로 오후 2~4시까지만 한다는 티타임이였어요. 

 

문을 닫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영업일 모든 날, 미리 예약만 하면 2시간 동안 즐길 수 있게 티타임을 열어준다는거에요. 

 

미국의 식문화는 전체적으로 별로지만 (ㅋㅋㅋ) 특히 안 좋아하는 게 사계절 내내 얼음 잔뜩 틀어간 음료만 마신다는 거에요. 

 

추워 죽겠는데도 얼음 음료밖에 없어요. 

 

간혹 메뉴 중에 차가 있는 곳도 있지만 전부 티백이고 차 종류도 그리 많지 않아서, 늘 따뜻한 동양차나 밀크티가 그리워요. 

 

그러니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는 문구를 보면 혹 할 수 밖에 없죠. 

 

다행히 친구와 마음이 맞아 같이 가보기로 했고, 친구가 예약을 해놨습니다. 

 

가기 전에는 매일 2~4시까지 열리는 차 모임이라고 생각했어요. 

 

참여한 사람들끼리 여러 종류의 차를 마셔보면서 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얘기 나누는 그런거라고 생각해서, 가서 밥은 못 먹을테니 점심 든든하게 먹어야겠다 싶어, 집에서 냉동피자 한 판을 거의 다 먹고 갔어요 -0- 

 

근데 제가 생각한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생각보다 더 좋았어요~ 

티타임 예약했다고 하면 미리 준비한 테이블로 안내를 해줘요. 

 

깨끗한 하늘색 식탁보도 깔아두고, 문양이 예쁜 찻잔 두 개를 미리 깔아뒀더라고요 

왜 팁을 받아가는지 모를 정도로, 한국이랑 비교했을 때 월등히 떨어지는 서비스를 받다가, 미리 이렇게 준비해 둔 걸 보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자리에 앉으니 준비된 것들이 나오기 시작. 

버터와 레몬 잼 같은 게 나왔는데, 좀 의아했죠. 

 

차를 마시는 데 왜 버터와 레몬이 필요할까. 

 

그것도 생레몬이 아니고 잼같은것이?

 

다음에 서빙되는 걸 보고 의문이 바로 풀렸어요. 

티타임이라고 해서 차만 주는 게 아니라 디저트도 이렇게 같이 나오는 서비스더라고요! 

 

유후 ㅋㅋㅋㅋ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친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아니라 예약한 우리 둘이 즐기는 거다'라고 해서, 둘이 차만 마시는 건 줄 알았는데, 이런 디저트가 같이 나오네요. 

 

그래서 미리 예약이 필요한 거였어요. 

 

디저트 하나 하나 손수 만든거라 그 때 그때 종류가 다르게 나온다고 해요. 

 

이걸 만드신 분이 직접 나와서 오늘의 디저트 하나하나를 다 소개해주셨어요. 

 

무슨 빵에 뭘 넣고, 뭘 뿌리고 했는지 다 말해줬는데, 전부 다 달라서 기억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다른 맛이고, 하나 하나 정말 맛있었다는 거에요. 

 

특히 1단에 빵들과 같이 나온 샐러드는 무슨 소스를 뿌린 건지 정말 상큼했어요. 

 

노란 과일이 있어서 포도인가 싶었는데 포도가 아니라 방울토마토였구요. 

 

라즈베리랑 블루베리도 곁들어 나왔는데 쿠키나 빵과 같이 먹으니까 꿀맛. 

 

처음에 서빙된 레몬 잼도 빵이랑 정말 잘 맞았어요. 

 

차 종류도 그 때 그 때 바뀌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영국 차가 나왔고, 티백이 아니라 생잎을 우려 나온 거라 간만에 진짜 차를 마시는 느낌 ㅠㅠㅠ 

 

설탕이랑 우유, 그리고 거름망도 같이 나옵니다. 

 

디저트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줄 알았으면 피자를 반판만 먹고 오는건데 ㅠㅠ 

 

그래도 거의 안 남기고 다 먹고 온 게 신기해요 ㅎㅎㅎ 

 

차는 무한 리필이에요. 

 

다 마시고 한 주전자 더 받아 마셔야지 했는데, 이미 처음에 나온 차 양 자체가 많아서 굳이 또 리필 할 일이 없었어요. 

 

이렇게 해서 1인당 10달러가 채 안 돼요. 

 

둘이서 19달러 정도 계산했어요. 여기에는 세금도 들어가 있으니까 인 당 10달러가 안 되는 셈이죠. 

 

또 선불이라 팁을 굳이 안 내는 되는 카페였구요. 

 

맨날 얼음 가득한 찬 물이나 소다만 보다가 이렇게 진짜 차를 마시니 온 몸에 장기가 뜨끈뜨끈해지는 느낌 ㅎㅎ 

 

다시 예약하고 가고 싶은데 그 땐 어떤 디저트를 준비 해 줄지 기대되네요. 

 

진짜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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