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채터누가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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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에서 거주할 날이 약 한 달 좀 넘게 남았습니다. 

 

아직 이 안에서도 못 가본 곳들이 너무 많아서 왠지 갈 때 되니 아쉽게 느껴지는 마음도 있네요. 

 

이번 주말에는 테네시 주의 채터누가라는 도시 나들이를 했어요. 

 

목적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라멘 식당'에 가는거였고, 그 외에는 그냥 별다른 이유 없이 구경하러 갔습니다. 

 

채터누가에는 Ruby Falls라는 관광지가 있어요. 

 

작은 폭포 같은데 꽤나 알려진 관광지라 한 번쯤은 늘 가보고 싶었어요. 

 

드디어 폭포 구경을 하는 건가 했는데, 맙소사... 여기는 예약제라 이미 예약이 다 찼다고 하네요; 

 

22달러짜리 입장권을 사야하는지도 몰랐고 예약제인지도 몰랐어요. 

 

그냥 하이킹 하는 것처럼 산을 조금 올라가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런 자연경관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일찍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었다니 ㅎㅎ 

 

조금 늦은 시간의 티켓이라도 예매해볼까했지만 남은 티켓이 1장 밖에 없어서 그냥 매표소만 구경하고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테네시 강이 보이는 채터누가 시내 중심지로 이동했어요. 

 

공공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강가를 거닐며 산책을 많이 했어요. 

 

낮에는 살짝 더워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반팔을 입고 뛸 정도로 날씨가 좋았고, 저녁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완벽한 온도였습니다. 

 

저는 추위를 잘 타서 겨울바지에 스웨터를 입었는데, 스웨터 입은 사람은 저 밖에 없어서 약간 민망했어요 ㅎㅎ 

 

강가를 거닐고 있으니까 한강 생각이 많이 났어요. 

 

한강도 정말 예쁘잖아요. 

 

봄이나 가을에 여의도역 부근에 작은 돗자리 하나 깔아두고 그냥 누워있거나 친구들이랑 술 마시는 걸 좋아했는데, 이 부근이 한강이랑 좀 닮은 구석이 있어서 그립더라고요. 

 

한강이랑 다른 점은 한강은 가면 온갖 음식들을 거릿에서 팔고 있고, 음식 주문이 가능하다는거? ㅋㅋㅋ 

 

역시 배달의 민족은 다르죠. 

 

여기에는 개인 보트나 카누를 가져와서 강에서 즐기는 분들도 계셨지만, '채터누가 리버보트'라는 배도 정박해 있었어요. 

 

오래 전 실제로 운영했던 배 같은데 지금은 채터누가 기념품샵과 식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조명을 보니 예전에 화려한 연회장처럼 썼을 것 같은 장소를 지금은 채터누가 관광객들은 위한 옷과 물건들이 채우고 있네요. 

 

배에는 오늘의 시간이 적혀있는데 뭘 한다는 시간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이 시간에 실제 배 운항을 한다는건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였어요. 

 

6시가 넘어서 다시 이 부근에 왔을 때도 배는 그 자리 그대로 있었거든요. 

채터누가에는 아쿠아리움도 있고, 그 주변에 미술거리도 있는데, 그 때문인지 일부러 만든 평범하지 않은 길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왜 아이들을 경사만 있으면 올라가려고 하는 걸까요. 

 

저도 어릴 때 엄청 그랬습니다 -_- 

 

추진력 이용해 달려서 괜히 아무것도 없는 꼭대리 올라왔다 내려가고. 

 

그냥 애들 본능인가봐요. 

 

엄청 작은 경사인데도 아이들한텐 놀이터가 되네요. 

 

여기는 미술관이에요. 

 

오래 전 코카콜라 창업자가 소유했던 건물이라고 해요. 

 

그리고 훗날 조카한테 이 건물을 물려줬고, 조카는 이걸 미술관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정문에 저렇게 기둥이 네 개나 달린 집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어땠을까요 ㅋㅋㅋㅋ 

 

물론 예쁘고 좋은 집인데 저게 집이라면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이에요. 

바로 옆에 이 현대적인 건물도 있어요. 

 

같은 미술관으로 운영하는 것 중 하난데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미술관 옆에는 옆 동네와 길을 이어주는 이 다리가 있는데, 다리 구조 자체가 너무 미국스러워 보여서 여길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도심지역이라 사람이 많은지 다행히 여기서는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과 다리 사이에는 그 주변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 자리가 있는데, 거기서 바라보면 이런 경치가 보여요. 

 

왼쪽에 다리, 오른쪽에 미술관, 가운데 강을 따라 지어진 건물들이요. 

 

사진으로 찍으면 별 거 아닌 경치인데 실제로 보면 또 느낌이 달라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보는 건 정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진으로 실제를 더 극대화 시킬 수도 있는데, 어떤 장소를 느끼기에는 실제 가는 것과 사진을 보는 것과 정말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VR여행이나 뭐다 그런게 저는 공감이 안 되요. 

 

내가 결국 하고 있는 건 그냥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 거라는 생각 때문에 ; 

 

마스크라도 쓰고 이렇게 조금씩 나다닐 수 있는 거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지도에서 보면 Bluff view art district라고 나와요. 

 

작고 예쁜 미술관이나 가게. 식당, 조각품들이 몰려 있는 거리예요. 

 

조용하고 예뻐서 이 동네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지금까지 채터누가 딱 두 번 가봤고, 아직 전체를 다 둘러본 건 아니지만, 밤에도 치안이 괜찮았고, 편리하고 걷기 좋은 예쁜 거리를 보면서 이 도시에 살면 장점이 많겠구나 싶었죠. 

 

거너씨는 이직 준비를 할 때 채터누가에 있는 회사를 많이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이 지역에는 본인 직종 관련된 회사가 별로 없었다고 해요. 

 

물론 한 달 뒤에 이사갈 지역도 장점이 많은 곳이지만 채터누가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런 도시 특성 때문에 다운타운 월세를 알아보니까 원룸만해도 무조건 100만원이 넘어가고, 방이 좀 더 있으면 월세 2~300 금방 깨지겠더라고요. 

 

역시 좋은 동네는 월세가 ㅠㅠㅠㅠ 

 

안에 어떤 곳들이 있는지 쓰여진 돌기둥을 따라 들어가면 예쁜 곳들이 더 많이 나왔어요. 

 

야외에 세워진 미술 조각품이나 건축물들이 세워진 곳이었는데, 그 주변에 생활 상권들이 되게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느낌. 

 

여기서 발레 연습을 하고 있는 애들도 봤어요. 

 

복장을 전부 제대로 갖추고 하는 걸 보니 공연 전 마지막 리허설을 하고 있었나봐요. 

 

 

실제 이 동네 사는 주민들을 비롯해,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돌아다닐 수 있는 굉장히 차분한 느낌의 거리였어요. 

 

밤에는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미술거리까지 둘러보고 30분 정도를 걸어서 가고 싶었던 라멘 가게로 왔어요. 

 

5시에 땡 오픈 하자마자 사람들이 엄청 들어왔고, 심지어 주말 풀 예약이라, 예약 없이는 bar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다고 했어요. 

 

물론 바 자리여도 메뉴에 있는 건 다 먹을 수 있으니까 그건 상관 없었어요. 

 

잘 하는 라멘 식당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엄청난 인기에 놀랐네요. 

 

그나마 저는 오픈 시간에 맞춰가서 바 자리라도 앉을 수 있었지, 늦게 온 분들은 앉지도 못 하고 돌아가야했어요. 

제 자리에서 보이는 공간만 찍어서 그렇지 굉장히 넓은 가게였는데, 예약이 다 찼다니.. 코로나 시국에도 인기가 어마어마하네요. 

 

실제로 사람이 계속 들어왔어요 

 

오코노미야키랑 라멘을 시켰는데, 오코노미야키 모양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미국 아니랄까봐 해쉬 포테이토에 가다랑어포랑 생강, 마요 등 오코노미야키 소스만 올려서 나왔어요. 

 

부침개같은 실제 오코노미야키가 아니라 감자칩 위에 올려나오는 걸 보고 기절 ㅋㅋㅋ 

 

물론 맛이야 있었지만, 이렇게 대충 만드는 식당인데도 예약이 다 찰 정도로 인기라니 대단하다 싶었어요. 

 

오코노미야키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렇게 만드는건지;; 

 

돈코츠 라멘이랑, 츠쿠네가 들어간 라멘을 시켰어요. 

 

토핑이나 국물은 꽤 괜찮았는데, 면이 덜 익었더군요 둘 다 -__ - 

 

저나 거너씨나 둘 다 약간의 면 설익음은 그게 게의치 않는 사람들이라 그냥 먹긴 했지만, 면이 설 익으면 살짝 밀가루 냄새 나는 거 아시죠. 

 

그게 좀 아쉬웠어요. 

 

그래도 아시아 사람 보기 희귀한 이 동네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라멘을 먹을 수 있는 거에 감사해야죠 뭐. 

 

실제로 채터누가 길거리를 걷다가 어떤 중국 여자가 저한테 중국인이냐고 물어온 적이 있어요. 

 

지금까지 그런 경험이 3번 있어요. 

 

중국사람처럼 생겼는지 간혹 마주치는 중국인들이 자꾸 중국어로 말을 걸어와요. 

 

개짜증 -_- 

 

당연히 그럴 수도 있는거긴한데, 원채 중국이라는 나라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날이 갈수록 중국 정부에서 하는 짓거리보면 열이 뻗쳐서 중국인까지 싫어질 정도예요. 

 

사적인 감정이 섞여서 제발 나한테 중국어로 말 좀 안 걸었으면.... 나를 중국인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 라멘집에서는 조지자 주의 로컬 생맥주를 팔고 있어요.

 

엄청 맛있는데 흔히 먹을 수 없는 맥주라서 그게 또 좋았네요. 

 

맛있는 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가 채터누가에 산다면 맥주나 일본 음식이 먹고플 때 마다 올 것 같기는 해요. 

 

해가 짧아진 탓에 밥 먹고 나니 6시였지만 이미 엄청 어두워진 상태였어요. 

 

차를 댄 곳 까지는 걸어서 2~30분 거리였는데 혹시 어두울 때 걸어다니면 위험할지도 몰라서 우버를 불러서 주차장까지 갔어요. 

 

막상 차를 타고 거리를 보니 어두운 시간에도 그렇게 위험해보이지 않았어요. 

 

약간 한국 같은 느낌도 나고. 

 

주차장에서 내려서 소화도 시킬 겸 근처 거리를 다시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재미있는 걸 파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범한 소다에 우스꽝스러운 라벨을 붙여 판매하고 있었어요. 

 

맛이야 뭐 진한 설탕 음료 맛일 것 같아서 사진 않았지만, 이런 농담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선물로 사 주고 싶었어요. 

 

한 동안 만나기 어려우니 사진만 찍어서 전송 ㅎㅎ 

심슨에 나오는 음료들도 있구요 ㅎㅎㅎ Duff 맥주 다들 아실거에요. 심슨 좋아하시는 분들은. 

 

'릭앤모리' 만화 캐릭터들 그려서 라벨로 나온 것도 있고 ㅎㅎㅎ 

 

저는 '릭앤모리'라는 만화 좋아해서 이거 봤을 때도 웃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 남성스러워진 우리의 징징이. 

 

스펀지밥 징징이를 이렇게 표현하니 굉장히 색다르던데요. 

 

아... 나도 이런 그림 실력이 있었으면 ㅎㅎ 

 

집에 가기 전에 여기서 특이한 과자를 몇 개 사면서 채터누가 나들이를 마무리했습니다. 

가보면 가볼 수록 굉장히 마음에 드는 도시예요. 

 

너무 번잡스럽지도 않고 즐길거리 볼거리도 많구요. 

 

매년 여름에는 강가에서 무료 콘서트도 열린다는데, 내년에는 코로나를 잡고 그런 공연이 많이 열렸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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