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v로 해도 연결 안 되는 전기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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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오기 전에 친구한테 선물 받은 게 있는데, 바로 1인용 전기장판이에요. 

 

한창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할 때 쯤 와서 그런지, 테네시가 눈은 안 와도 겨울 온도가 서울이랑 비슷해서 그런지, 친구가 전기장판을 꼭 갖고 가라고 하더라구요. 

 

여긴 뭐 온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겨울에 추우면 온풍기 트는게 다니까 ㅠ 

 

한국의 뜨끈뜨끈한 장판은 언제나 그립죠 ㅎㅎ 

 

아무래도 짐이 많다보니 전기장판을 어떻게 들고가나 싶었는데, 제일 작은 1인용으로 해주겠다면서 하나 사줘서, 캐리어에 넣어 열심히 들고왔지요. 

 

요즘 테네시 날씨는 왔다갔다 하는 편인데 최고 온도는 20도, 최저 온도는 2도 정도 되요. 

 

더 추울 때는 마이너스 1도 정도로 내려가고요. 

 

그래서 집에서는 겨울 슬리퍼 신고 있고, 잘 때는 거너씨가 한국에서 사서 아직도 갖고 다니는 극세사 이불을 덮고 잡니다. 

 

그래도 새벽에는 온도가 정말 많이 떨어져서 열이 많은 거너씨도 쌀쌀함을 느낄 정도예요. 

 

드디어 한국에서 가져온 전기장판을 개시할 때가 됐구나 싶어 제 자리에 깔았습니다. 

 

요즘엔 전기장판도 이렇게 얘쁘게 나오네요. 

 

예전에는 그냥 색깔 하나로 통일된, 흰색이나 갈색 전기장판이 많았는데 갈수록 디자인도 귀여워지는 느낌이에요. 

 

한국에서는 바닥이 뜨끈뜨끈해서 열이 올라오니, 그냥 전기장판 없이 생활했었어요. 

 

그래서 실제 전기장판을 써보는 것도 실로 오랜만이였습니다. 

 

1인용이라고 해도 실제 펴보면 1인용 반이 될 정도로 꽤 큼직해요. 

 

추위를 더 타는 제가 먼저 쓰다가, 나중에 거너씨도 추워하면 가로로 눕혀서 반씩 나눠 쓸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한국은 220v를 쓰지만 미국은 110v를 쓴다는 점이죠. 

 

그래도 돼지코를 가져와서 한국 물건 잘 쓰고 있어요. 

 

제 노트북, 주방용 '차퍼', 믹서기, 드라이기 등등. 

 

그래서 전기장판에도 돼지코를 꽂았습니다.  

예전에 해외여행 갈 때도 220v 아닌 나라가 많아서 돼지코를 늘 챙겼어야 했는데, 여기 올 때도 한아름 가져왔죠. 

돼지코를 꽂으니 이렇게 불이 들어옵니다. 

 

전자파도 안 나오고 15시간 지나면 알아서 불이 꺼지는 그런 스마트한 전기장판이었어요. 

불을 켜두고 장판 위에 앉아 한참 앉아있는데, 이상하게 느낌이 안 오는 겁니다. 

 

본래 장판 켜두면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뜨끈뜨끈함이 올라오고, 3~4단계만 되도 밤에 잘 때 살짝 후끈할 정도인데, 영~ 열감이 느끼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6단계로 높여봤어요. 

 

6단계로 해두면 살이 델 정도인데 이 역시 아무런 느낌이 없는겁니다. 

 

6단계에서는 그나마 조금 열감이 생기는 느낌은 들었는데, 기대했던 뜨끈뜨끈함이 아니였어요. 

 

분명 불은 들어오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이쪽의 전문가가 아니니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돼지코로 인해 연결은 되어도 장판 안에 열선을 충분히 달굴 만큼의 전기가 전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선물한 친구한테 얘기하니, 본인도 전기가 약한 캠핑장에 가져가 틀었을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하더군요. 

 

어지쩌지 연결은 되는데, 220v 연결했을 때 전기장판이 받을 수 있는 힘과 110v 연결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전기 양이 다른 것 같아요. 

 

와..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신경써서 선물해 준 친구도 안타까울거고, 저도 힘들게 가져왔는데 여기서 제 역할을 못 하니 너무 아쉽기만 하네요. 

 

완전히 새 장판인데 ㅠㅠ 

 

6단계로 해두면 약간의 열감은 느낄 수 있어서 일단 깔아두고 있어요. 

 

낮에 6단계로 해두고 침대 안에서 컴퓨터 하고 있으면, 잠이 솔솔 쏟아질 정도는 되요. 

 

이게 돼지코로 해결이 안 되는 것들도 있네요. 

 

해외에 물건 가져가실 때 돼지코로 충분히 커버 가능한 건지 잘 알아보고 가져가셔야 할 것 같아요. 

 

어떤 건 문제 없이 쓸 수 있는 것도 있고, 어떤건 되긴 되는데 시원찮은 것도 있고, 어떤 건 연결 안 하느니만 못 한 성능을 내는 것도 있어요. 

 

한국에서 가져오고 싶은 전자제품이 많았는데 갖고 온다고 다 되는 건 아니네요. 

 

그냥 전 세계 콘센트가 다 통일됐으면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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