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무 더워서 움직이기 힘들어 요즘 좀 심심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딱히 뭘 하는 게 없이 시간만 축내는 느낌 ㅎㅎ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고 에어컨 있는 집에서 종일 보내느라 몸도 잘 안 움직이는 것 같네요.
너무 하는 것 없이 보내다가 오늘은 일정 없는 주말인데 아침 일찍 일어나봤어요.
거너씨가 아침 벼룩 시장에 간다길래, 저도 할 일 없어 따라 나왔습니다.
Mobile이라는 도시로 가서, 몇 군데 Yard sale과 벼룩시장을 돌았는데, 그래도 시간이 아침 10시였어요.
집에서 새벽 6시 반에 나왔거든요 ㅋㅋㅋ
점심 때 가지 시간이 있어서 평소 좀 가고 싶어하던 곳에 들렀는데, 거기가 개인 사유지 정원이에요.
집에서 차로 1시간 넘게 떨어져있어서, 운전이 서툰 제가 혼자 갈 엄두를 못 내다가, 마침 벼룩 시장 때문에 그 근처에 왔다 싶어서 드디어 가봤어요.
사실 정원이랑 식물원에 그리 관심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구글 리뷰에 한국인들의 평이 좋았고, 사진도 예뻐서, 심심했던 차에 잠시나마 즐길거리가 될 것 같았어요.
넓은 땅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매표소랑 카페테리아 건물도 각각 따로 있고, 건물 한 채 크기도 넓어요.
표만 판매하는데 왜 이런 큰 건물이 필요한 지 모를 정도로 ㅎㅎ
정원만 구경하는데는 1인당 14달러였고, 처음에 정원을 만든 부부의 집까지 가이드딸린 투어를 하는데는 22달러였어요.
일반 집이라기보다, 과거에 이 큰 부지를 사서 정원을 만들었을만큼 나름 대단했던 부를 가졌던 부부의 집이기에, 굉장히 화려하고 볼만할 것 같지만, 한 편으로는 궁전도 아니고, 그냥 일반 부자의 집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원 입장표만 구매했어요;; ㅎㅎ
벨링그라스 가든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가 이 곳을 소유했던 부부의 성이 벨링그라스이기 때문이에요.
정원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지도를 펼쳐봤는데, 중간 중간 강과, 늪지대, 호수도 있고, 꽤나 넓은 평수여서 놀랐어요.
본인 정원 지나는데 차를 타고 지나면서 관리해야했을 것 같아요.
투어의 재미를 위해서 나눠주는 종이가 또 한 장 있었는데, 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식물들이었어요.
올 해 여름에 이 정원 내에 피어난 꽃들 사진이에요.
돌아다니면서 발견하면 체크하면서 돌아보라고, 작은 연필과 종이를 줬습니다.
정원투어만 하는 경우에는 가이드가 붙지 않아요.
대신에 전화 가이드를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표지판에 나와있는 곳으로 전화를 하면, 해당하는 부분에 관한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었어요.
여기는 장미정원이라도 나와있는 부분인데, 너무 더워서 그런지 장미들 색이 진하지 않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장미 정원은 빨갛고 노랗고 하얀, 강렬한 색의 커다란 장미들이 있는 곳이었는데, 여기 장미들은 잎들도 작지만 더워서 헥헥 대고 있는 느낌.
실내 식물원도 있었어요.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좀 특별히 관리가 필요한 식물들을 모아둔 곳 같았습니다.
식물이 있다보니, 각종 곤충도 보였는데, 여기서는 커다란 메뚜기를 발견하고 기절할 뻔했어요.
미국 메뚜기들은 뭐 이리 크기도 손바닥만하고, 색도 꿀벌마냥 화려한 색으로 뒤섞여있던지...
다행히 벌은 안 보이고, 나비 종류가 많이 날아다녔는데, 나비도 제 얼굴 반만한 크기에 나는 것도 느려서, 퍼덕이는 날개짓이 들릴 정도였어요.
나비를 무서워하진 않지만, 이 정도의 크기의 나비는 가까이 오는 건 좀 꺼려져요;; ㅎㅎ
사진찍기 좋은 곳들도 많았어요.
역시 정원은 물이 좀 같이 동반되어야 더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여름에는 벌레가 많아, 모기 기피제나 벌레 기피제 스프레이를 뿌리고 가라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모기가 그렇게 있지는 않아서 그냥 가도 괜찮았어요.
대신에 날이 더워서 물이나 이온음료는 가지고 다닐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표를 살 때 카페테리아에서 미리 물을 사서 가지고 다녔는데, 다행히 중간에 사람들을 배려해서 물통이 놓여진 테이블도 있었어요.
워터저그랑 플라스틱 컵 몇 개가 놓은 배려가 참 좋았어요.
정원에는 큰 호수랑 맞닿아있는 부분도 있어서, 경치가 굉장히 좋았어요.
호수 맞은편까지 정원에 포함된 건 아니었지만, 맞은 편에 있는 정자 같은 곳이나, 사람들 집을 볼 수 있었고, 보트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사방이 뚫려있어서 전혀 더위를 식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 저 지붕 아래에 들어가보면 더위는 가시고 시원한 바람만 느껴져서, 우리집 앞마당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긴 테이블을 갖다두고, 고기 구워 먹으면서 바베큐 파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시원하더라고요.
이 사진은 개인적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진 :)
사진 찍는 기술이 별로 없는 저로서는 이런 사진 한 장 건지면 자랑하고 싶어합니다 ㅎㅎ
골프 코스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어요.
얕은 늪과 크기가 더 작은 호숫가였는데, 야생 악어가 돌아다니는지 '악어조심' 표지판이 있었어요.
얼마나 큰 사이즈의 악어들이 사는 진 모르겠는데, 어딘가에서 갑자기 나타나 달려들까봐 주변을 경계하면서 걸었습니다.
날은 더웠지만, 파란 하늘과 대비해는 땅의 녹음이랑, 하늘을 반사시키는 물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사진에 다 담을 수 없는 점이 아쉬워요.
직접 봐야 더 감동적인 자연 환경이 있네요.
대나무들이 가득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쭉쭉 뻗은 대나무들이 가득 모여있는 공간은 보기만해도 시원해져요.
한국에도 담양에 대나무가 가득한 지역이 있지요.
거기에 비할 바가 안 될정도로 굉장히 작은 규모의 대나무 숲이지만, 저는 대나무만 보면 이상하게 중국영화가 생각납니다.
이래서 어릴 때 뭘 보느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오래도록 각인이 되어버리니;;
아시아 스타일 정원이라는 공간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아시아 스타일 정원이라고 하면 거의 일본식 정원이 많은 것 같아요.
한국식 정원도 굉장히 매력있는데, 아쉽게도 서양에는 아시아식 정원이 일본식 정원만 알려진 것 같습니다.
일본식 정원을 그냥 아시아 정원이라고 퉁쳐서 표현하는 것도 아쉽네요.
옛날에 베트남 다낭 살 때도, 그 옆에 관광지인 호이안에 가면 '일본 다리'라는 게 있었는데, 꼭 일본다리라고 하는 것들은 빨간색의 아치형 형태를 띄고 있더라고요.
여기도 비슷한 게 있는데 계단을 밟아보지는 못 했어요.
왜냐면 계단 올라가는 입구에 커다란 거미가 엄청나게 거미줄을 쳐놔서 그걸 뚫고 들어갈 자신이 없었기에;;
거미들이 배가 고픈지 정원 여기 저기에 엄청나게도 거미줄을 쳐놨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진짜 날파리나 모기가 적어서 좋았어요.
아시아 정원에는 일본식 정원임을 증명하 듯, 엄청나게 살이 찐 잉어들도 살고 있었어요
애들이 얼마나 잘 먹었는지 제 팔뚝 크기만하더군요.
건너편에는 세 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가 아이들과 잉어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 모습이 예뻐서 찍어봤습니다.
입장료가 생각보다 조금 비쌌지만, 가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정원이었어요.
사진에서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과 식물이 많았고, 나름의 컨셉을 가지고 관리되는 그 정원 곳곳을 돌아보는 게 재미였어요.
그리 볼 게 많지 않은 Mobile에서 나름 가볼만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곳이에요.
역시 외국 관광지는 한국인들의 리뷰가 좋으면 좀 믿음직 한 것 같네요.
땀은 많이 흘렸지만, 덕분에 걷기도 많이 걷고 나들이 다운 나들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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