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한국은 마약 청정 국가라고 불리기도 했죠.
어떻게 감시망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요즘엔 한국 뉴스에도 해외에서 밀수된 마약들이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뉴스에 이 정도 빈번하게 나올 정도면 실제로는 암암리에 얼마나 퍼져있는건지 감도 안 오네요.
한국에서만 자라 유교걸이었던 저는 태어나서 마약이라는 걸 실제로 본 적도 없었고, '무조건 굉장히 나쁜 것'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미국에 오니 한국에서는 금지 되는 제품들이 쉽게 허용되는 걸 보고 좀 놀라기도 했어요.
제 머릿속에는 '마약 하는 사람은 범죄자' 약간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요.
여기 와서 마약도 종류가 다 다르고, '주'에 따라서 마약의 합법화 또한 굉장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거너씨와 거너씨의 누나는 가끔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정해진 마약 종류는 즐기는 걸 좋아하는데, 약간의 마리화나가 들어간 초콜렛, 캔디, 젤리 그런 간식을 먹는 거에요.
둘이 살던 테네시 주에서는 아직 합법화되지 않아서, 그 옆에 있는 일리노이 주에 가서 쇼핑을 했대요.
저는 가보지 않았지만, 굉장히 큰 매장이라 갈 때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즐길 수 있는 종류도 셀 수 없을 만큼 엄청 나다고 하더라고요.
거너씨가 출근하고 혼자 있을 때, 냉장고에 있던 초콜렛을 일반 초콜렛인 줄 알고 몇 개 먹었다가 종일 피곤해서 누워있던 적이 있어요.
알고보니 그게 마리화나가 소량 함유된 초콜렛이였는데, 다른 증상은 없고 그냥 종일 졸립기만 했어요.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냥 졸립기만 해서 약간 수면 유도제 같은 느낌이었네요.
마약 영화에 나오는 것 처럼 코로 들이 마시는 거나 알약으로 먹는 거, 주사 맞는 거 그런 건 정말 심각한 마약이라고 들었어요.
몸에도 안 좋고 중독성이 심해 정말 마약쟁이로 빠지게 되는 그런 위험한 약물인 것 같더군요.
근데 마리화나는 네덜란드에서도 합법인 만큼 정해진 양을 섭취하는 건 건강에도 영향을 안 줄뿐만 아니라 이점도 있다고 하네요.
현재 살고 있는 앨리바마 주는 의료용 대마초는 내년부터 합법이 되고, 오락용은 불법입니다.
의료용 대마초가 합법인 주에서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으면 구매를 할 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미국 내에서 19개 주가 오락용 마리화나가 합법인데요.
그 말은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주가 더 많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대신 미국인들은 미국 전체에서 합법인 Hemp라는 걸 좀 더 일반적으로 즐기고 있어요.
Hemp라는 식물은 대마초와 거의 흡사한 식물이고, 이 식물의 주요 물질인 델타 8이, 대마초의 주요 화합물인 델타 9과 유사합니다.
그치만 델타 9보다 효과는 덜 하고요.
순한맛 마리화나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델타 8은 기분을 고양시키거나 경미한 행복감을 느끼게 하거나, 통증 완화와 같은 효과가 있어서, 불면증 해소에도 꽤 도움이 됩니다.
때문에 수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나 늘 만성 통증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주로 쓰는 것 같아요.
델타 8의 부작용이라고 하면, 사람에 따라 구강 건조, 메스꺼움, 편집증 같은 현상을 겪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그건 매우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했을 때 나타날 수도 있는 현상 같고, 권장량만 섭취하면 별다른 일으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거너씨는 잠을 잘 못 자는 불면증 증세에, 업무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고 있어서 집 근처에 있는 델타 8 가게에 가서 젤리를 하나 사 왔어요.
보통 델타 8도 초콜렛, 과자, 빵, 음료처럼 쉽게 즐길 수 있는 혼합물 형태로 만들어 팔고 있어요.
전문점 주인의 추천을 받아 구매해 온 제품은 이거예요.
델타 8이라고 크게 써 있고, 블루베리 맛이 나는 젤리입니다.
혼합물이기 때문에 뭐가 들어갔는지 확인해보면, 기본적으로 젤리에 들어가는 재료와 같고, 마지막에 델타 8이 함유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보통은 한 개의 젤리를 먹으면 효과가 6시간 정도 지속된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거에요.
가게 사장님 말을 들어보면, 한꺼번에 여러개를 먹는다고 갑자기 효과가 올라가서 기분이 엄청 업 되거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여러개를 먹었을 때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며, 적정량을 복용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색깔을 일부러 오묘한 청록색을 넣었나봐요.
젤리에 성분을 하나만 더 추가했을 뿐이지, 기본적으로 젤리라서 먹으면 엄청 맛있어요.
달달하고 입안에 씹히는 식감도 좋고요.
맛있어서 더 먹고 싶었지만, 일반 젤리가 아니기에 무턱대고 먹진 않았습니다.
저는 젤리 반 개만 먹었는데, 이게 뭐 갑자기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는 그런 게 아니라서 우울했던 기분이 약간 나아져 할 일을 하게 한다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을 적게 생각하게 해주는 정도였고요.
거너씨는 매일 밤은 아닌데, 잠을 잘 못 잘 때, 자기 몇 분 전에 먹으면 안 깨고 푹 자게 해준다고 좋아해요.
한 통 사면 한 달 정도 쓰는 것 같네요.
처음에 마약류라는 거에 고정관념과 거부감이 있었는데, 델타 8은 그냥 담배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근육이완, 스트레스 해소, 수면도움, 이런 건 담배도 그런 효과가 있다고 하니.
오히려 담배는 건강에도 안 좋고 냄새 때문에 간접흡연도 문제가 되는데, 델타 8은 그런 문제 전혀 없고, 중독성도 거의 없는 것 같아, 담배보다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미국 전역에서 델타 8은 합법으로 하고 있는 이유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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