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들이 득실대는 악어 농장 Alligator 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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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색적인 해외 뉴스를 소개하는 코너를 보면 종종 악어 얘기를 볼 때가 있었어요. 

 

사람들의 휴대폰 속에 찍힌 집채만한 악어가 골프장을 누비는 영상을 본 적도 있고, 몇 달 전에는 악어한테 물려간 반려견을 손으로 직접 구해낸 할아버지가 영웅이 되기도 했고요. 

 

플로리다에 야생 악어가 특히 많은 것 같은데, 골프장 같은 벌판에서는 너무 쉽게 볼 수 있나봐요. 

 

제가 사는 사우스 앨리바마도 플로리다 바로 옆이고, 남쪽이라 악어들이 좀 유명한 곳이에요.

 

저희 동네에도 야생 악어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약간 강? 하천? 같은 곳인데, 수가 많지는 않지만 야생 악어가 몇 마리 살아서 운이 좋을 때 가면 얼굴 반쪽을 빼꼼히 내 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최근 근처 지도를 보다가 집에서 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악어 농장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구글 리뷰를 보니 꽤 가볼만한 곳인것 같아서 주말에 다녀왔어요. 

 

가기 전 날 거너씨한테 물어보니 시큰둥한 반응이길래 혼자 가려고 준비를 다 하니, 그제서야 자기도 가겠다고 따라나섰습니다 ㅋㅋ 

 

여기도 한 낮 온도 34~35도까지 올라가고 습한 날씨가 점심 전에 다녀왔것만 그래도 온 몸이 땀으로 젖어서 샤워를 해야했네요. 

악어 농장 매표소 

11시쯤 도착하니 주차장에 이미 차들이 꽤 늘어서있었고, 가족 단위가 많았어요. 

 

어린 아이들이 한창 힘세고 크기가 큰 동물에 관심 있어 할 때라,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 하는 부모님들인 것 같아요. 

 

놀랐던 건 텍사스, 미주리, 캘리포니아 같은 먼 곳에서 온 사람들이 차량들이 많았다는 거에요. 

 

악어농장만을 보려고 여기까지 온 것 아니겠지만, 휴가차 앨리바마에 왔다가 들른 게 아닐까 싶어요.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주차장에는 버팔로들도 있었어요. 

 

물론 울타리 같은 게 쳐져있었고요. 

악어 농장 표 구매 

성인의 경우는 입장권 한 장당 15달러씩 받고 있어요. 

 

구글에서는 12달러였다고 했는데 그새 올랐나봐요. 

 

아쉬워라. 

악어 먹이 

표를 파면서 악어 먹이도 함께 팔고 있었는데, 큰 바구니와 작은 컵으로 사이즈를 나눠 팔고 있었습니다. 

 

저는 작은 컵 사이즈를 5달러 주고 샀어요. 

악어 먹이 2

믿기 힘들겠지만 이게 악어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래요. 

 

비쥬얼이 너무 배설물 같아서 도저히 뭘로 만들었는지 감이 안 왔어요. 

 

냄새도 배설물 같아요 ㅋㅋㅋㅋㅋ 

 

'이런 걸 진짜 먹는다고?' 반신반의하며 일단 구매. 

악어 먹이 쇼 

보통 11시, 1시, 4시 이렇게 세 번 악어 먹이 쇼가 있어요. 

 

사육사가 악어들 무리에 들어가서 생 닭 같은 걸 나눠주면서 악어들이 식사하는 모습 보여주고, 악어에 대한 설명도 해주는 시간이에요. 

악어밥 주는 사육사 

커다란 늪지대에 악어들이 물개처럼 나와있고, 그 펜스 안으로 사육사는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더라고요. 

 

그리고 여기서 수영 레슨을 해줄 수 있다는 유머와 함께 약 15분~20분 가량 이런 저런 악어 얘기를 해줬어요. 

 

하지만 저는 뭔 얘기를 하는 지 잘 들을 수 없었어요. 

 

일단 악어들의 크기가 너무 압도적이었고, 사육사가 던져주는 고기를 받아먹는 악어들의 몸놀림이 너무 잽싸서 놀랐거든요.

 

또 악어소리를 생전 처음 들어봤는데, 영화 속 호랑이나 괴물이 '그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더라고요. 

 

우락부락 무섭게 생긴 외모답게 그 소리 또한 간담이 서늘하게 해서 악어들을 보자마자 정신을 빼앗겼어요. 

 

아래의 악어 소리가 녹음된 영상 올려요. 

 

궁금하신 분들은 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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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MB

 쇼가 끝난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농장 안 악어들을 구경했는데요. 

 

완전 손바닥만한 크기의 작은 악어들은 매표소 어항 같은 곳에 두고 키우고 있어요. 

 

악어들끼리 모여있게 할 때는 3~4살 정도부터예요. 

3~4살 악어들을 보기 위한 줄 

어린 악어들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요. 

 

어린 악어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 같은 곳에 있는데, 악어 먹이를 던져주니 엄청 잘 먹더라고요. 

악어 이름들도 벽에 붙여져 있는데, 트럼프라는 이름이 눈에 띄네요 ㅎㅎ 

 

사육사들은 누가 누구인지 과연 다 아는지 궁금해요. 

5~6살 악어 펜스 

5~6살 정도 되면 꽤 크기가 커집니다. 

5~6살 악어무리들 

이 정도 크기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악어들인데 이것도 되게 커보이지만 아직 다 자란 게 아니에요. 

 

완전한 성년 악어, 장년 악어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닌, 넓은 자연 늪지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새끼 악어와 함께 

늪지대로 가는 길에 새끼 악어와 함께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사고 방지를 위해 입에 잠시 벨트를 채워 놓은 악어였습니다. 

 

악어를 귀찮게 하는 건 좀 미안했지만, 새끼 악어라 너무 만져보고 싶었어요. 

 

사육사가 들고 있을 때는 되게 가벼워보였는데, 막상 넘겨받고 나니 엄청난 묵직함에 1차로 놀라고, 2차로 손이 닿은 뱃가죽은 두껍지 않아 안에 있는 장기가 느껴질 정도라 놀랐어요. 

 

가만히 있어준 악어 때문에 고맙게도 추억이 될 사진을 함께 찍었네요. 

늪지대 입구 

여기서부터 늪지대인데요. 

 

엄청 넓어요. 

 

제가 단위에 관한 감이 잘 안 와서 정확한 숫자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늪지대 전체 규모가 한강 여의도 공원 보다 조금 더 큰 것 같았어요. 

 

걸어다녔을 때 체감이 그랬거든요. 

 

무튼 그 넓이와 늪지대 악어들을 보고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였어요. 

악어 늪지대 

여의도 공원보다 큰 늪지대 위에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게 단단한 나무 다리와 안전 펜스가 설치되어 있어요. 

 

그래서 늪지대를 가로지르며 그 안에 있는 악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세어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요. 

 

수 백마리 되는 것 같아요. 

 

여기는 다 자란 성년 악어들만 있어서 작은 악어도 없습니다. 

늪지대에 사는 악어들

이 사진 속에 있는 악어들은 작은 축에 속해요. 

 

저 아이들도 딱 보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면 2m가 넘는 아이들이에요. 

 

길이로도 몸집으로도 말도 안 되게 크고, 제 몸뚱이 따위는 한 번에 삼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버 조금도 안 하고, 큰 악어들은 머리 크기만 제 상반신 길이입니다. 

 

다른 악어와 싸울 때 움직이면, 얘네들이 일으키는 물보라 소리가 엄청나요. 

 

악어 먹이를 던져주면 어찌나 또 잽싸게 움직이는지, 순발력과 속도가 저세상 동물. 

 

공룡의 후손이라는 말이 와닿는 모습이었어요. 

 

거너씨랑 우스갯소리로, 범죄자들이 시체 은닉할 때 이 늪지대에 버리면 순식간에 흔적이 사라질거라는 무서운 소리를 했지요. 

 

악어들 외에 뱀들도 있었지만, 뱀이 주가 되는 농장은 아니었기에 사진을 찍진 않았습니다. 

 

규모, 경험, 체험, 볼거리 면에서 꽤 만족감을 주는 악어 농장이었어요. 

 

특히나 한창 공룡과 큰 동물에 빠져있는 나이대의 아이들이라면, 집에 안 간다고 할 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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