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지역 퍼레이드, 발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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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단 하루지만, 11월 말 부터, 조급한 사람들은 11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을 준비합니다. 

 

보통 추수감사절이 끝난 다음 날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을 준비하는데, 인테리어나 장식에 그리 신경을 쓰며 살아본 적이 없던 저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게 그렇게 중요하고 즐거운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여기에서는 성탄절 기념 여러 이벤트가 열리니 그걸 보는 재미가 있지요. 

 

올 해는 지겨운 코로나 때문에 콘서트건 축제건 이벤트건 온갖 즐거운 것들이 다 취소가 됐는데, 저희 동네에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는 취소가 안 됐어요. 

 

아무래도 비교적 느슨한 제재 때문이겠지요. 

 

제가 듣기로 미국에서는 지역마다 그 지역 상인들과 학교들이 모여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퍼레이드를 즐겨 한다고 하는데,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가 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연기되거나 취소된 퍼레이드도 많지만,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는 한다고 하길래, 궁금해서 보러 갔습니다. 

 

이번에 퍼레이드를 한 곳은 집에서 차로 15~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인데, 곧 제가 사는 지역에서도 또 따로 퍼레이드를 한다고 하니, 지역 홍보 활동을 위해 꽤나 중요한 퍼레이드라 짐작해봅니다. 

 

약 40~50분 정도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지역 내 학교와 상점들이 다 나와 본인들의 차나 큰 트럭을 장식한 뒤 행진을 하는건데요. 

 

미리 간이 의자를 가져와 거리에 앉아 구경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사진과 영상을 좀 찍어왔으니 같이 보시면 좋겠네요. 

처음에는 앰뷸런스와 경찰차들이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움직여서, 무슨 일이 난건지 했는데, 그들도 행진에 참여한 거였어요. 

 

지역 퍼레이드는 경찰. 소방관. 공무원 다들 참여하는 거더군요. 

 

그래서 평소에 보기도 힘든 차들이 조명을 두르고 휘황찬란하게 나타나 신기했어요 

여기는 해산물 식당이라, 오징어 복장을 하고 나타났어요. 

움직이는 차들을 찍느라 사진 초점들이 다 나가고 깨끗하지 않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제 폰카는 움직임을 잘 잡아내는 기능이 없어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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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들 중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 관악기를 연주하는 팀들도 있어요. 

 

아직 학생들이지만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추운 겨울날 열심히 음악을 연주하면서 걷는 모습이 늠름해보였습니다. 

 

거너씨도 학생 때 트럼펫을 불었다고 하던데, 그런 학생들을 보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저도 고등학생 때 사물놀이 동아리에 들어서 2년간 연습하고 동아리 친구들과 지역 대회도 나가고 있었는데, 그런 기억이 괜히 새록새록 나네요. 

 

저는 올 해 처음 본 퍼레이드라 본 자체로 재미있었지만, 가족들은 코로나 때문에 예년에 비해 사람도 적고 축제도 조용했다고 아쉬워했어요. 

 

완전히 lock down 되는 도시도 있는데, 그게 아닌 것만으로 다행이다 싶어요. 

 

퍼레이드를 보고 다음 날에는 지역 초.중.고에서 합작으로 하는 발레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하는 게 의외로 이것저것 많은 것 같아요. 

 

이렇게 작은 동네도 여러가지 있는데, 큰 도시는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봅니다. 

여기가 연극하는 장소예요. 

 

본래는 학교로 쓰였다가 현재는 지역 공연이 있을 때 쓰는 장소입니다. 

 

지어진지 굉장히 오래 됐다고 , 그래서 내.외부가 좀 낡은 편이에요. 

 

발레 공연은 '호두까기 인형'. 

 

건물 앞에 있는 나무 조각상이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나무를 뽑거나 베어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에 조각은 한 작품입니다. 

 

각종 연극과 공연을 하는 건물 앞에 딱 어울리는 나무 조각상이죠.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자연재해나 해충으로 죽은 나무를 그대로 살려 이렇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의 재능이 참 멋지네요. 

공연은 시엄마와 시누이와 함께 갔어요. 

 

시엄마가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뒀다고 해서, 이름을 말하고 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좀처럼 줄이 줄지 않고 굉장히 오래 걸리는거에요. 

 

그냥 이름만 확인하고 티켓 주면 되는 일인데. 

 

드디어 저희 차례가 되서 보니, 컴퓨터가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티켓 이름을 확인하고 계시더라고요;; 

 

예매는 온라인으로 받으면서, 정작 티켓 나눠주는 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니.. 

 

이 아이러니한.. ㅎㅎㅎ 

 

근데 또 결국 매표서 할머니가 티켓을 못 찾아서 빈 티켓에 이름을 적어서 줬어요;; 

 

이게 지역 내 공연이라, 이런 일들을 대부분 자원봉사자분들이 하세요. 

 

그래서 미숙함도 많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공연장이에요. 

 

정말 낡고 작죠? ㅎㅎㅎ 

 

옛날 미국 영화에서 보던 그런 클래식함이 묻어나는 곳이에요. 

 

공연장에서 오래된 건물 특유의 냄새가 나기도 해요. 

 

이 정도 낡았으면 리뉴얼을 한 번 생각해봐도 될 법한데, 돈이 많이 들겠죠; 

 

무너질 때까지 이렇게 쓸 것 같아요 ㅎㅎ 

 

나름 팜플렛도 만들어 나눠줬어요. 

 

각 배역마다 누가 하는 지 이름도 적어주고, 지역 상점 광고도 있구요.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약 2시간 정도 되는 공연이었어요. 

 

처음에는 애들이 너무 발레도 못 하고 재미없어서 깜빡 졸았어요. 

 

왠만하면 이런 거 가서 안 자는데, 너무 졸립고 지루하더라고요. 

 

학생들이 하는거라 당연히 프로랑 비교하면 안 되지만, 예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봤던 프로 발레 공연이랑 몸짓이 너무나 비교가 되서 더 재미없에 느껴졌는지 모르겠어요. 

 

여기는 영화관이 아니라 연극 공연장인데도, 팝콘을 팔아요. 

 

사람들이 팝콘을 먹으면서 보길래 그 냄새가 이상하게 잠을 더 자극했나봐요. 

 

그런데 2부 때는 눈이 번쩍 뜨였어요. 

 

파도나, 쥐 같은 작은 역할을 하는 초등생들이 너무 귀엽게 잘 해줬고, 새 역할이나 어른 주인공 역을 한 고등학생들이 생각 외로 발레를 너무 잘하는거에요. 

 

갑자기 퀄리티가 확 올라간 느낌. 

 

어려운 동작은 물론이고, 몸짓도 진짜 그 상황에 빠진 것 처럼 열연을 하길래 공연을 마쳤을 때 물개박수가 마구 나왔어요. 

 

결과적으로는 매우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본 공연이었습니다. 

 

애들 공연이라고 학예회 수준이겠거니 했는데 무시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ㅎㅎ 

 

공연자들 학부모들도 많이들 와 있을텐데, 아무리 작은 무대라도 내 자식이 열연하는 걸 보고 있으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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