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투표 참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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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엉망인 상태에서도 우리나라도 국회의원 선거를 치뤘고, 여러 나라에서 중요한 선거가 있었어요. 

 

미국도 다음 달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꽤 혼란스러운 느낌이에요. 

 

서로 당선되는 걸 방해하기 위해 각종 이상한 뉴스거리가 쏟아지고 있어서, 보고 있으면 선거기간에 참 별 추잡한 뉴스를 많이 본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 워낙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서 늘 누가 대통령이 될 지 큰 이슈거리인데, 솔직히 이번 대표 후보자들 중 대통령감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네요; 

 

특히 바이든 후보자는 생방송 연설중에도 자기를 대통령이 아니라 의원으로 뽑아달라고 하는 둥, 아내 이름을 얘기할 때 본인 이름을 말하는 둥, 좀 이상한 발언들을 많이 해서 정신검증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가 의심받고 있죠. 

 

왜 민주당에서 트럼프에 대항할 사람으로 바이든을 후보로 내세웠는지 잘 모르겠네요; 부자라서인가... 

 

당연히 저는 투표권이 없지만 거너씨가 사전 투표를 하러 간다고 해서 저도 선거 풍경 구경이나 할겸 따라 나섰습니다. 

바로 투표하러 간 건 아니고 아침을 먼저 먹으러 나갔는데요. 

 

이건 아직도 적응중인 문화예요. 

 

한국에서는 주말에 외식을 해도 거의 점심이나 저녁 외식을 하지 아침 외식을 하러 나가는 문화는 없다고 봐요. 

 

그런데 미국은 특히 주말에 가족끼리 아침이나 브런치 외식을 하러 나가는 문화가 있더라고요. 

 

물론 지역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게 다를 수 있지만, 여기는 아침 외식이 흔해서, 아침밥 식당 가면 사람이 바글바글해요. 

 

미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이나 태국 등 밖에서 흔히 아침식사를 사 먹는 나라들이 있는데 이게 한국이랑 좀 다르네요. 

 

베트남에 있을 때는 간단한 아침이나 야식으로 주로 반미를 사먹었고, 미국에서는 맥도날드 -_- ㅋㅋ 

 

거너씨가 맥도날드 아침메뉴를 좋아해요. 

 

그래서 한국 살 때도 주말에는 자주 맥 딜리버리를 배달시켜 먹었었는데, 여기서도 주말 아침에는 비스켓 같은 걸 사와서 먹거나 아님 제가 일찍 일어나면 아예 식당으로 나가지요. 

선라이즈라는 아침밥 식당이 근처에 있어서 여기로 갔어요. 

 

아침밥 식당이라고 해도 뭐 대단한 걸 파는 건 아니고... 

 

미국 아침밥이 뻔하지요 ㅋㅋㅋㅋㅋ 그냥 서양스타일 밥. 

 

계란, 고기류, 빵류 이런걸 원하는 대로 골라서 주문해서 먹는 방식이에요. 

 

호텔 아침 식단이랑 비슷하지요. 

저는 반숙계란 두 개랑, 햄 구이, 감자튀김, 비스켓 이렇게 시켰어요. 

 

햄은 짠 거 안 짠 거 두 종류 있다고 해서 안 짠 걸로 시켰는데 엄청 짜서 비스켓이랑 같이 먹어야 했어요. 

 

안 짜다는 햄이 이 정도면 짠 햄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지.. 

 

미국인들은 음식에 소금과 설탕을 한 트럭씩 뿌려 먹는 것 같아요. 

 

감자 튀김도 해쉬 브라운을 원한거였는데, 아직 미숙한 음식 주문 탓에 튀김이 나왔습니다. 

 

이것도 당연히 짜지요. 

 

안 짠 건 비스켓과 후라이. 그래도 꾸역꾸역 잘 먹었어요. 

거너씨는 베이컨 두 줄, 계란, 비스켓, 그레이비 소스. 이렇게 단출하게 먹었네요. 

 

이 친구는 미국식 아침식사 메뉴를 좋아해서, 아침 외식을 참 좋아합니다. 

 

저 정도는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건데 왜 굳이 밖에 나가 먹으려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습관이나 문화같은 거겠죠? 

 

밥을 먹고 투표소로 향하면서 또 들른 곳이 있는데요. 

 

Yard sale을 하는 남의 집 앞이에요. 

이사를 가는 건지 아니면 집 정리를 하는 건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도 이렇게 자기 집 앞 마당에 온갖 중고물건들을 펼쳐놓고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싸게 판매하는 행사를 해요. 

 

흔하게 하는 동네 중고마켓이에요. 

 

저한테는 오프라인 당근 마켓이 떠오르더라고요 ㅎㅎ 

 

은근히 사람이 와요. 

 

그리고 운 좋으면 싼 가격에 좋은 물건 득템할 수 있죠. 

 

거너씨가 이 Yard sale을 좋아해서 저희 집에도 이런 데서 산 물건들이 꽤 있어요. 

 

아니면 이베이에 되팔기도 하고요. 

 

옷, 인테리어 소품, 육아용품, 주방용품 등 내놓은 게 엄청 많았는데 전 필요한 건 없어서 그냥 구경만. 

드디어 투표소 도착. 

 

한국에서도 학교를 투표소로 많이 활용을 하는데, 이 건물도 전에 학교였다가 지금 공공기관 건물도 사용되고 있는거래요. 

 

투표소 주변에는 천막들이 몇 개 있고 뭘 나눠주고 있었어요. 

 

각 정당 지지자들이 만들어 놓은 천막이었고, 여기에 가면 정당 홍보 물건을 나눠줍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남부 쪽이라 공화당 지지자들인 압도적으로 많이 사는 지역인데 바이든 지지자들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어요. 

이게 투표 등록 용지인데, 이걸 가지고 투표소에 가야 투표해요. 

 

한국은 신분증만 가지고 가도 되지만 때로는 본인 확인을 쉽게 하기 위해 우편물로 날라온 번호 용지를 들고 갈 때도 있죠. 

 

미국은 이걸 꼭 가져가야 하나봐요. 

투표 당일도 아니고 사전투표인데도 이렇게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요. 

 

전 금방 하고 나오면 될 줄 알았는데 줄만 30분 기다렸어요. 

 

미국이 선거 투표율이 낮다고 하던데 이런 걸 보면 이번엔 좀 괜찮은 투표율이 나오려나 기대해봅니다. 

줄을 한참 기다려서 들어가는 곳이 저 방인데, 저 방 안쪽에서 선거가 이루어져요. 

 

선거소 안에서는 정당 홍보 활동이 금지되는데, 따라서 캠페인 셔츠, 모자, 버튼 등을 갖고 투표소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해요. 

 

선거소 밖에서는 괜찮다고. 

 

저는 심심해서 같이 따라가긴 했지만 저 투표방으로는 못 들어갈거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는 투표자 본인 외에는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철저히 확인도 하고. 

 

근데 미국은 같이 들어갈 수 있어요;; 

들어가서 창구에 앉아서 투표 등록 카드와 신분증을 내밀면 유리창 건너편 직원이 확인을 해줍니다. 

 

저는 그냥 옆에 앉아있었어요. 

 

직원이 거너씨 확인을 한 후에 저한테도 투표 안 하냐고 물어봤는데, 난 아니라고 그냥 고개만 저었어요 ㅋㅋㅋ 

 

창구에서 확인 후 비어있는 투표 공간에 들어가요. 

 

여기도 저도 같이 따라 들어갈 수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한국에서는 두 명씩 투표소 들어가는 거 안 되지 않아요? 

 

유권자가 아니여도 선거 과정 모든 곳에 다 따라들어갈 수 있는 게 진짜 신기했어요. 

 

투표 공간 들어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나무 칸막이 뒤 투표 공간에는 이렇게 큰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걸로 투표해요. 

 

전 종이투표만 해봐서 이런 투표 기계를 처음 봤어요. 

 

신기신기. 

 

대통령만 뽑는 건 아니고 지역 의원들도 같이 뽑습니다. 

 

재미있는 게 하나 있는데 후보자들 말고 본인이 지지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면 그 사람 이름을 적어서 투표할 수도 있더라고요 ㅋㅋ 

 

아니 그럴거면 미리 후보자 입후보하는 게 왜 필요한거야; 

 

무튼 거너씨는 소신껏 투표하고 나왔어요. 

 

그리고 나가려는데 투표 공간 앞을 지키던 직원이 저한테 선거를 도와줬으니 투표 완료 스티커를 가져가라고 했어요; 

 

내가 선거를 도와줘? 그냥 유권자가 아니라 투표를 못 한거 뿐인데;; ㅎㅎㅎㅎ 

 

그래서 이 투표 스티커를 받았어요 ㅋㅋㅋㅋ 

 

첫 번째거는 전형적인 투표 인증 스티커고, 두 번째거가 새로운 디자인이라고 하네요. 

 

테네시 주에 살고 있으니 테네시 주 깃발을 따라 만든 디자인이에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유권자가 아닌데도 선거 공간 모든 곳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따라다니느라 수고했다고 투표 인증 스티커까지 준다는 게 ㅎㅎ 

 

미국 시민은 아니지만 한동안 여기서 살아갈 예정이기에 부디 일 좀 잘하는 괜찮은 정치인들이 당선되면 좋겠어요. 

 

대선이 끝나면 이 혼란함이 줄고 미국 사회도 안정을 되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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