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비가 좀 오더니 이번 주는 날씨가 주 내내 화창하네요.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잠깐이라도 햇빛을 쬐지 않으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자연을 좀 볼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심심할 때 가끔 하는데 집 근처 구글 지도 켜놓고 가 볼만한 곳이나 괜찮은 곳을 찾아서, 제가 운전할만한 거리인지 쟤보곤 해요.
차로 10분 좀 넘는 거리에 리뷰도 좋고 풍겨도 괜찮다는 캠핑장이 나왔는데, 이 정도면 제 미천한 운전실력으로도 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동안 혼자 운전하고 갔던 곳들은 적어도 한 번은 누군가와 연습해보거나 가봤던 길 위주였거든요.
아예 새로운 곳을 혼자 운전하고 가보진 않았어요.
그만큼 운전실력이 쓰레기 ㅋㅋㅋㅋㅋㅋㅋ
한국에서 연수도 받고 오고 해서 그래도 전보다 나아진 자신감에 열심히 선크림을 바르고 나섰습니다.
문제는 차 안에 내장 네비가 없어서 폰지도를 보고 운전해야 하는데, 제가 새로 설치한 후방 카메라 모니터 거치대를 부시는바람에, 폰 거치대로 후방 카메라 모니터를 대신 고정시키고 있었어요.
즉, 폰 거치대가 없다는 얘기. 손으로 폰을 들어서 보면서 운전을 해야 한다는 거였죠.
저는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해보니까 다시는 그 짓 안 하려고요 ㅋㅋㅋㅋㅋ
초보자에게 한 손으로 운전하고 눈은 폰에 두면서 초행길을 가는 건 엄청 위험한 짓이더군요.
길도 두 번이 잘 못 들고, 정신이 나갔는지 옆에서 달려오는 차를 못 봐서 한 번 죽을 뻔했어요.
막상 차가 바로 달려오니까 속으로 '멈추겠지, 멈추겠지, 왜 안 멈추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몸이 굳고 아무것도 못 한채 바라반 보고 있게 되더군요.
당장 폰 거치대를 사러 갈 생각입니다.
무튼 다행히 사고 직전까지는 갔지만 사고는 나지 않은 채 캠핑장 구경을 하고 왔어요.
살아서 리뷰 할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테네시주 윈체스터에 있는 Fairview Devil Step Campground예요.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대략 이런 풍경이 펼쳐져요.
테네시는 남부 내륙지방이라 바다가 없는데, 대신에 이런 크고 작은 호수들이 많아서 좋은 것 같아요.
화창한 날씨덕에 파란 하늘, 그리고 그 파란 하늘이 물빛에 비춰서 저한테 스미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예쁜 호수였어요.
여름에는 카약도 타고 하는 곳인데, 지금 날이 좀 쌀쌀해지기 시작하니까 카약은 안 타고 보트만 타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카약은 이렇게 거리에 엎어놨네요.
윈체스터에서 꼭 카약을 타보고 싶었는데 비자가 늦어서 가을에 오는 바람에 이번에도 시기를 놓쳤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죠.
캠핑장 사무실 같은 곳도 한 두 채 있어요.
여기는 묵어가는 실내 공간은 없기 때문에 캠핑장 관리인을 위한 공간같습니다.
물 쪽이 아니라 숲쪽으로 걷다보면 이렇게 나무가 울창한 공간도 있어요.
이렇게 나무가 울창한 곳은 어김없이 있는 동물이 있는데 바로 청솔모.
한국에도 조금만 시골쪽으로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게 청솔모죠. 여기는 진~~짜 많아요.
뭐가 막 사사삭 움직이는 것 같으면 청솔모들.
몇 마리인지 셀 수도 없이 많아요.
어찌나 빠른지 사진 찍을 수도 없습니다 ㅋㅋㅋㅋ
건너편에는 이른 시간부터 캠핑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보이네요.
제가 갔을 때가 정오 전이였거든요.
며칠 씩 있다가는 사람도 있고, 짧게 있다 가는 사람도 있고 다 제각각이지만, 여기 특징은 텐트가 아니라 전부 캠핑카를 끌고 온다는 점.
진짜 캠핑장은 건너편인 것 같아 천천히 걸어서 넘어가봤어요.
불꽃놀이는 하지 말라, 10시부터 6시까지만 떠들라는 작은 팻말이 걸려있네요.
엉성해도 할로윈 시즌이라 가짜 호박이라도 밑에 두는게 웃겨요 ㅎㅎ
본격적인 캠핑장은 차를 델 수 있는 장소가 정해져있고, 순번이 붙어있어요.
어떤거는 며칠부터 며칠까지 쓸 예정이라는 게 있는게 봐서는 예약제 같기도 합니다.
캠핑카들이 거의 작은 크기가 없어요.
다들 컨테이너 하나 사이즈의 캠핑카에 보트며, 자전거며, 작은 탈 것이며 잔뜩 싣고와서 한 가득 펼쳐놓고 캠핑을 즐깁니다.
전 캠핑을 별로 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보기에는 되게 낭만적으로 보였어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그냥 하룻밤 보내는 것도 되게 기분 환기되잖아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가니 차박, 캠핑족들이 엄청 늘었다는데, 다들 재미있다고 하는 거 보면 나름의 매력이 있는 건 분명해요.
저도 나중엔 캠핑카 하나 빌려서 즐겨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생각보다 큰 대형 보트도 있죠? 이런걸 캠핑카에 싣고 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그 뒤에 빨간 버스 보이세요?
운동 선수들이 타고다니는 그런 대형 버스 같은데 저거 하나가 다 캠핑카에요.
안에 엄청 럭셔리하고 없는 거 없이 다 있을 것 같이 생겼어요.
저 안에서 중년과 노년 사이쯤의 여자 분 두 분과 개 두 마리가 내려서 밖에서 수다를 떨고 계시더라고요.
저렇게 집만한 캠핑버스가 있으면 어디를 돌아다녀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각 캠프 자리마다 캠프 파이어를 할 수 있는 이런 화구가 있어요.
밤에 각 자리마다 여기서 불피어 둔 풍경도 멋있을 것 같네요.
이쪽에서 바라본 호수 풍경이에요.
저는 이렇게 캠핑은 안 하면서 남들 캠핑하는 것만 열심히 구경하다가 왔어요 ㅋㅋㅋ
운전이 미숙해서 힘들었던 거 빼면 되게 잘 갔다온 것 같아요.
추워지기 전에 저도 나가서 광합성 좀 해야했으니까? ㅎㅎ
다음엔 구경말고 저도 캠퍼로 가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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