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살이 / / 2020. 6. 30. 00:12

우리집 비둘기 퇴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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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주변에 비둘기 정말 많이 삽니다. 

 

뭐 비둘기들이 안 사는 동네가 있겠냐만은 어딜 가든 비둘기들의 '구룩구룩'하는 소리가 넘쳐나죠. 

 

저는 16층에 사는데, 남향이라 빛이 잘 들어서 그런가 비둘기들이 베란다 난간에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예전에는 그리 신경이 안 쓰였고, '그냥 생각보다 비둘기가 높게 나는구나~ 신기하네' 정도였어요. 

 

그런데 약 1년전부터 부모님이 비둘기들과의 전쟁을 시작하셨습니다. 

 

아파트 난간으로 올라오는 비둘기들이 넘쳐나서 베란다에 알을 낳거나 똥을 싸대서 냄새가 엄청 흘러들어오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새벽마다 난간으로 올라와서 특유의 '구루룩' 소리를 내서 잠을 깨우죠. 

 

제가 쓰는 방은 베란다를 터서 그 소리가 안 들리는데, 부모님이 지내시는 안방은 베란다 바로 앞이라, 새벽마다 비둘기로 잠을 꺠고, 환기 시키려 문 열면 똥냄새 들어오고, 아주 미치겠는거죠. 

 

베란다 앞에 소금통을 두고 올 때마다 소금을 뿌리기도 했지만, 얘네가 저희집만 오는게 아니라 윗집. 아랫집 여기저기 다 가기 때문에 위에서 똥이 떨어지기도 하고, 계속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아파트만 유달리 그런건가 싶었는데, 며칠 전엔 tv에 비둘기 퇴치 전문가도 나오더군요 ㅎㅎ 

 

그만큼 비둘기 때문에 골머리는 썩는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비둘기 퇴치법 치면, 전문 퇴치업체도 나오고, 퇴치 스파이크에, 퇴치 스프레이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걸 찾긴 어렵더라고요. 

 

비둘기가 저희집만 오는게 아니라 윗집 아랫집 다 와도 피해가 같이 오는데, 윗집.아랫집까지 퇴치 스파이크를 깔아라, 망을 덮어라,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니까요. 

 

윗집은 사람이 없는건지, 비둘기를 그냥 키우는건지, 신경을 안 쓰더라고요. 

 

결국 저희 부모님이 선택하신 저희집의 비둘기 퇴치법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막대기입니다. 

 

저게 뭔지 아시겠나요. 

언제부터, 대체 뭐 때문에 집에 있던 나무 막대기인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철사를 엮어서 집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묶어놨어요 ㅋㅋㅋㅋ 

 

네, 녹색 물건은 발각질 제거제고, 그 위에 큰 면도칼처럼 생긴건 저도 뭔지 모릅니다 ㅎㅎㅎ 

 

비둘기가 올 때마다 창문을 열고 나무 막대기를 휘둘러서 내보내는데, 말씀드렸듯이 윗집과 아랫집에 오는 애들도 날라가게 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기가 길 필요가 있었죠. 

 

그래서 부모님이 그냥 열받아서 손에 잡히는 거 아무거나 저렇게 묶어놓은 것 같아요 -_- 

 

저도 모르고 있다가 얼마 전 부모님이 휘두르는 막대기의 실체를 발견하고 엄청 경악을 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은 베트남 전쟁 때 쓰던 물건 아니냐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무슨 말도 안 되게 보이지만 저걸로 매일 비둘기와 싸우고 있습니다. 

 

저럽게 위협적으로 보여도 그냥 휘둘러서 쫓거나 찌르거나 하는 용이라 비둘기를 다치게 하진 않아요. 

 

주변에 나무도 많은데 왜 나무에 둥지 안 틀고 꼭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나 난간으로 오는지 모르겠네요. 

 

애들이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아서, 창문을 통해 보고 있다가 가까이 가면 막 도망가고, 어쩔 때는 저 막대기가 어디까지 닿는다는 걸 파악하고 휘둘러도 도망 안 갈 때가 있습니다. 

 

새들... 엄청 영악해요. 

 

안 그래도 싸울 게 많은데, 이제 하다하다 비둘기와도 이렇게 싸우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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