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카운티의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그레이스톤 맨션은 부촌으로 유명한 베버리힐즈에 위치해 있습니다. 1928년에 지어진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지만 건축물과 정원, 특히 이곳의 정원이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공공 공원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오픈 시간에 들어갈 수 있고, 영화 촬영장으로도 자주 활용되는 곳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맨션이라는 개념은 정말 엄청난 사이즈를 자랑하는 것이라는 걸 이곳을 보고 알았습니다. 미국에서 맨션이라고 하면 대저택을 포함한 엄청난 부지의 정원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유명 관광 맨션도 가본 적이 있지만, 제가 가봤던 맨션 중에서 그레이스톤 맨션이 가장 큰 부지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평일 오전 시간에 가서 사람이 별로 없었고, 때문에 안을 돌아다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깔끔한 주차장도 입구 바로 앞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차 후에 부지가 너무 커서 입구를 못 찾아서 그 앞에 있는 경찰에게 물어봐야 했습니다.
맨션까지 찾아가는 길이 멀어 꽤 걸었습니다. 표지판이나 그런 게 없어서 저 같은 길치들은 잠시 길을 잃기 쉽습니다. 사실 오늘의 목표는 그레이스톤 맨션 정원에서 사진을 찍고 맨션 내부도 투어 하는 거였는데, 아쉽게도 제가 간 날은 맨션 내부 공개를 하지 않는 날이었습니다. 공개하는 날이 정해져 있어서 그때는 미리 날짜를 확인하고 티켓을 예매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갔기 때문에 맨션 내부는 앞에서 문틈으로만 보고, 정원과 그 부지만 구경했습니다.
이 넓은 부지들을 다 가꾸려면 도대체 몇 명의 정원사가 필요한 걸까요. 맨션 내부에 안 들어가고 정원들만 돌았는데도 한 시간 가까이 쓴 것 같습니다. 물론 중간에 사진 찍고 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정원에서만 그만큼의 시간을 쓰게 만드는 크기가 너무 신기했습니다. 물론 밤에는 닫지만 보통 종일 개방되어 있는 곳인데 언제 정원사들이 와서 이렇게 다듬어 두는 건지. 이곳을 도는 동안 정원사는 한 번도 보질 못 했습니다. 시에서 관리하는 곳인데 LA카운티는 돈 많은 동네고, 베버리힐즈에 위치해 있으니 자금 걱정 없이 관리비에 많은 돈을 쓰는 것 같습니다.
정원이라고 해도 풀밭만 있는 게 아니고 이렇게 건출물들이 많이 놓여 있습니다. 용도는 알 수 없지만 모두 정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들이겠죠. 처음 지어졌을 때 영국 튜더 스타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듀터 스타일이라는 건 1400년대에서 1600년대 영국 튜더 왕조 시기 건축 양식이라고 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니 잘 모르겠지만 너무 아름답고, 또 이 건축물 뒤에 뾰족하게 하늘을 찌르고 있는 나무들 때문에 이곳이 더 돋보였습니다.
맨션 개방 날을 놓친 건 아쉬웠어도 그만큼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장점이었습니다. 전 날까지 비바람이 몰아쳤는데 날이 개니 하늘이 더 깨끗해져서 밖에서 시간 보내기 더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엄청난 크기의 나무들이 신기하고, 어떻게 어디 하나 빼꼼히 튀어나온 곳 한 곳 없이 깔끔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그레이스톤 맨션 정원사 수와 그 연봉이 궁금해졌습니다.
이곳은 그레이스톤 맨션 찍고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꽃밭입니다. 워낙 1년 365일 기후가 좋은 LA이지만, 날씨가 유달리 더 따뜻해지는 시기여서 그런지 꽃들이 예쁘게 펴 있어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반 카메라고 찍은 건데도 파란 하늘과 색색의 꽃들이 예쁘니 그냥 배경 하나만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레이스톤 맨션 홈페이지를 통해 내부 공개일에 찾아가시면 더 좋고, 시간 관계상 그게 안 되더라도 저처럼 외부 정원만 공개해도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날 좋은 날 가셔야 하고요. 아, 맨션 내부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외부입장은 무료입니다. 입장료 전혀 없이 즐길 수 있는 이런 정원을 놓치지 말고 가 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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