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살이 / / 2024. 6. 22. 05:17

도쿄 팀랩 플레닛 후기 및 패스트 트랙 입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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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도쿄 여행에서는 유명 전시회도 다녀왔습니다. 바로 팀랩 (teamlab) 전시회로, 잊지 못할 전시라는 화려한 찬사가 많아 저도 이번 기회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팀랩은 도쿄에서 만들어진 국제 예술가 그룹입니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나, 수학자, 애니메이터,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팀을 이뤄 그 교차점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는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미를 생각하며 봐도 가치 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전시회에 가서 그냥 그곳을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현재 도쿄에서는 '팀랩 플래닛'과 '팀랩 보더리스' 두 곳의 전시회를 볼 수 있는데, 저는 팀랩 플래닛 전시가 좋아서 이곳만 두 번 다녀왔습니다. 클룩에서 최저가로 패스트 트랙 티케 팔고 있어서 한 번만 쓰기 아쉬웠던 것도 있습니다. 단연코 제가 직접 본 전시 중 최고의 전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인상 깊은 전시였고, 기회가 있다면 전 세계에서 열리는 여러 팀랩 전시회에 다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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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랩 플래닛 도쿄

팀랩 플래닛 전시회는 지하철을 타고 '신도요스'라는 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습니다. 워낙 오래전부터 꾸려온 예술팀이라 홍콩, 뉴욕, 베이징, 마카오 등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전시회가 진행되고는 합니다. 몇 년 전 한국에서도 팀랩 전시회가 있었지만 그 때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도쿄에서 전시회에 가 볼 수 있게 된 게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아주 하나하나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테마는 물, 빛, 색, 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팀랩 플래닛에 들어가면 신발을 보관함에 넣고 맨발로 이동하게 됩니다. 폭포수처럼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곳이 나와서, 진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으로 오릅니다. 차가운 물이 발가락 사이사이를 후비는 느낌을 이런 어두운 실내 공간에서 받는다는 게 신기해서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은 그 외에도 약 무릎이나 종아리 정도까지 찬 수영장 같은 공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팀랩 플래닛 물과 조명

물은 안개가 낀 것처럼 탁한 색이 나도록 연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결코 좁지 않은 이 공간이 천장까지 포함해 전부 유리로 되어 있고, 조명이 거의 없다시피해 아주 어둡습니다. 이렇게 연출된 이유는, 탁한 물 위로 실제 물고기가 헤엄치는 홀로그램을 깔아놨기 때문입니다. 진짜 물고기가 아니지만 너무나 그럴듯한 조명과 홀로그램으로 실제 내가 물고기가 헤엄치는 곳을 걸어 다니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심지어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홀로그램이라, 헤엄치는 물고기 그림자에 가까이 다가가면 나를 피해 움직이거나 사라집니다. 어린아이처럼 물속을 걸어 다니는 것도 신기한데, 거기서 야광으로 빛나는 물고기들까지 볼 수 있고, 또 거울벽을 통해 그런 나를 바라보는 게 신기해 시간과 공간의 구별이 없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저 내가 이곳에 있다는 존재감만 느끼도록 깊은 몰입감을 주는 전시입니다. 

팀랩 플래닛 빛줄기

흔히 '하늘에서 빛줄기가 내려왔다'라며, 빛을 '줄기'라고 표현할 때가 있는데, 말그대로 빛줄기를 표현한 방도 있습니다.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린 조명줄입니다. 구역에 따라 다른 색의 조명이 비치고, 조명의 색도 시시때때로 계속 바뀝니다. 또, 이 줄로 벽 아닌 벽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빛줄기로 이루어진 미로를 따라 걷는 느낌입니다. 이곳도 빛줄기가 있는 곳이 아닌 곳들은 바닥을 포함해 전부 거울을 붙여놨기 때문에 정확한 공간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이곳에 있는 건 다른 사람들을 제외하면 나와 빛뿐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판타지 영화 속 다른 이 세계에 와 있는 착각도 드는 방이었습니다. 

팀랩 플래닛 빛과 공

빛의 변화는 그대로 사용하되 그걸 공으로 가득 채운 방도 있습니다. 혼자서 한 개도 다 옮기기 어려울 정도의 크디 큰 고무공을 방 가득 채워둔 곳입니다. 공으로 좁은 미로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크기는 크지만 가볍기 때문에 그 공으로 뛰어들어도 되고, 밑에 들어가서 공을 머리로 일 수도 있습니다. 키즈 카페 같은데 가면 작은 공으로 가득 채운 수영장 같은 게 있죠. 그걸 볼 때마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뛰어들고 싶다는 마음을 감추기 어려웠는데, 여기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공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계속 바뀌는 조명은 파스텔톤보다는 비비드 한 색이 많아서 여기서 사진을 잘 찍기는 어렵다는 건 감안하셔야 합니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아이처럼 놀 수 있는 방이 하나 더 있는데, '배게방'이 있습니다. 어릴 적 배게 싸움을 할 때 썼을 듯한 크고 푹신한 배게들로 이루어진 방이라 같이 간 친구랑 하나 둘 셋 구호를 외치며 침대로 뛰어들듯이 점프를 하며 놀았습니다. 전시회지만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놀 수 있는 방이 있어 어른용 키즈 카페에 온 것 같습니다. 

꽃과 거울의 방

이게 무슨 사진인가 싶겠지만 거울과 생화로 가득찬 방입니다. 가짜꽃이 아닌 향이 나는 생화가 천장에서 바닥으로 천천히 내려옵니다. 이 생화들을 만지고 냄새 맡고 마음껏 누리셔도 되고, 예쁜 꽃들과 같이 사진 찍으셔도 됩니다. 꽃이 바닥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여기서 서서 사진 찍으려고 하면 힘듭니다. 앉아야 꽃을 배경으로 같이 찍을 수 있습니다. 사람끼리 밀리고 치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방에서는 스태프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인원수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만 기다리면 교통체증 없이 이 아름다운 꽃 방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방 자체도 굉장히 독특하고 좋았지만, 이 생화들을 어떻게 관리할까도 궁금합니다. 꽃과 거울이 있는 방을 나가면 정원식 반 야외방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방이 있습니다. 

그곳은 사진찍기가 어려워서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누울 수 있는 '구'모양의 방입니다. 동그란 형태의 아주 큰 방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과 벽이 구분되지 않는, 또 다른 '구'형태의 대형 스크린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남의 눈치 안 보고 바닥에 누우면 내가 우주 한가운데에 떠 있는 기분으로 우주 속 꽃 무리의 향연을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누워야 하는 건 아니고 앉아서 감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이음새 없는 완벽한 구 형태의 스크린이기 때문에 누워서 보는 걸 권장하고 싶습니다. 바닥도 춥지도 않고 덥지 않아 저는 30분은 넘게 누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두운 우주에 계절마다 바뀌는 꽃잎들이 무수히 흩날리고 있는 풍경이 질리지도 않습니다. 마치 우주의 탄생, 세상의 탄생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같이 간 친구와 대화도 하며, 또 말없이 우주 꽃들을 감상했습니다. 정말 예술가와 기술자, 건축가, 애니메이터 등 많이 전문가들의 합작품이라는데 조금의 이견이 없습니다. 전보다 과학과 예술의 조합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좋아했는데, 팀랩은 과학과 예술의 결정체라 말하고 싶은 전시회입니다. 오죽했으면 두 번 연속으로 갔을까요. 그들의 창의력과 기술력, 실행력에 탄사를 보내고 싶은 전시입니다. 도쿄에 가면 물론 놀 곳, 먹을 곳, 볼 곳 많지만, 이 전시회도 챙겨보시면 좋겠습니다. 예술에 관심이 없어도 아이 어른 상관없이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팀랩 플래닛 입장권 최저가로 로 살 수 있는 곳도 아래 링크 걸어두겠습니다. 많이 많이 구경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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