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 월드는 매직킹덤, 할리웃 스튜디오, 애니멀 킹덤, 앱콧 이렇게 네 개의 테마파크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큰 크기를 자랑하는 만큼, 테마파크 하나하나의 크기도 압도적이라, 하루에 한 곳만 즐기기에도 벅찰 정도인데요. 이번에 저는 앱콧을 다녀왔고, 앱콧을 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스페이스 220 식당을 다녀왔습니다. 스페이스 220 식당은 지구 밖에 있는 우주선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밥을 먹는 콘셉트의 식당으로, 굉장히 색다른 체험이 가능할 것 같아 예전부터 간절히 가고 싶었던 곳입니다. 처음에는 예약이 쉽지 않았는데, 결국 돈을 조금 더 투자하면 쉽게 예약할 수 있는 거였습니다;; 그 방법과 식당 후기 포스팅합니다.
스페이스 220 식당 위치
디즈니 월드에 있는 테마파크 중 앱콧이 상대적으로 제일 인기가 적은 테마파크라고 들었습니다. 캐릭터나 영화, 동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다른 테마파크에 비해 자연과 교육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테마파크라, 흥미성은 부족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사람도 많았고 꽤 괜찮았던 테마파크입니다. 앱콧은 보통 오전 9시에 입장을 하는데, 입장 전부터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 있습니다.
저는 이곳을 점심시간으로 예약했고, 놀이 기구를 타고 놀다가 예약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찾아갔습니다. 식당 입구부터 공전하는 행성들로 꾸며져 있는 게 엄청 우주스러운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한 게 보입니다. 이곳으로 입장해서 지구 밖으로 나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선 식당으로 갈 겁니다.
스페이스 220 식당은 앱콧 입구 근처에 있어 찾기 쉽습니다. 우주 관련 놀이기구와 시설이 전부 몰려 있는 곳에 이 식당도 같이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이 식당 예약입니다. 현재 디즈니 월드 전체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식당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식당이라, 사람이 적은 시즌이 가도 단번에 예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디즈니 티켓을 예약하고 바로 이 식당 예약을 하려 했지만, 처음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방법을 써서 기다렸다가 했는데, 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90% 이상 성공 가능한 스페이스 220 식당 예약 방법
디즈니 안에 있는 식당이기에 물론 예약은 무조건 디즈니 전용 앱이나 디즈니 홈페이지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보통 예약이 가득한 식당의 경우, 바로 예약하기가 힘든데, 그래도 기댈 것이 있습니다. 예약자도 많지만 예약 취소건도 많이 나온다는 것이죠. 그래서 내가 디즈니에 가기 전까지 취소자가 나오는지 잘 살펴보면 예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24시간 언제 취소자가 나오나 디즈니 앱만 새로고침하며 들여다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이용할 수 있는 알람 서비스가 있습니다.
Mousewatcher이라는 사이트입니다. 여기는 디즈니의 식당 중, 내가 원하는 식당과 예약하고픈 날짜와 시간대를 입력하면, 그 시간대에 예약 취소자가 나오면 나에게 문자로 알림 서비스를 해주는 사이트입니다. 물론 무료는 아닙니다. 하나의 시간대 당 보통 5달러 이상합니다. 저는 이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디즈니 한 번 가는 데 비행기 값, 숙소값, 입장료 등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그러니 자주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언제 또 갈지 모르는데 이번에 앱콧 갈 때 꼭 스페이스 220 식당을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추가 돈을 내고 이 사이트를 통해 알람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스페이스 220은 라운지, 레스토랑 이렇게 나눠져 있는데 자리가 중심지나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지 어디에 앉아서 음식과 음료 메뉴는 동일합니다. 그리고 식당이 어마어마하게 큰 건 아니기 때문에, 자리가 조금 안쪽이어도, 식당 안을 돌아다니면서 마음껏 사진 찍고 즐길 수 있습니다. 어디에 자리가 날 지 모르기 때문에 저는 조금 더 투자해서 라운지, 레스토랑, 점심 시간대, 저녁 시간대 전부 알람을 등록해 놨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예약 취소자 문자가 안 와서, 알람을 보낼 게 없을 정도로 예약 취소자가 없는 것인가 불안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자리가 났다고 알람을 해주는 것이지, 100% 예약 성공을 보장해 주는 사이트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디즈니에 가기 10일 전, 일주일 전쯤부터 제가 원하는 날짜 알람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취소합니다. 디즈니에 가기 가까워져서 취소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기다리다 보면 오히려 당일 예약이 가능할 정도로 예약 취소자가 꽤 나오기 때문에, 알람만 잘 설정해 놓으면 90% 이상 갈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저는 너무 활용을 잘했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을 갖고 디즈니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 원하는 식당이 있다면 이 사이트라도 이용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스페이스 220 식당 내부
스페이스 220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안내소가 있습니다. 이곳은 예약자를 확인하고 우주행 티켓을 받는 곳입니다. 이름을 말하고 예약 확인을 받으면 좀 기다려야 합니다. 약 10~15분 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 콘셉트 식당인 만큼 진짜 우주선 대기 공간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1층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보면, 이 티켓을 줍니다. 그럴듯하죠? 콘셉트에 매우 충실합니다. 당연히 이 티켓은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식당에 올라가면 이 티켓을 건네주어야 합니다. 다시 회수해 가니 아쉽습니다. 좋은 코팅 재질로 만든 거라 아마 무료로 나눠 주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나 봅니다. 이걸 들고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사실은 엘리베이터지만, 그곳에서는 지구 밖 우주선으로 올라가는 우주선행 엘리베이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내부는 굉장히 널찍하고, 동그랗습니다. 일반적인 엘리베이터가 아닙니다. 진짜 우주선으로 올라가는 특별 엘리베이터처럼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사람 열댓 명은 아주 넉넉하게 들어가는 크기에, 중앙 바닥과 천장에는 크게 구멍이 뚫려 있고, 중심에는 폴댄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철봉이 박혀 있습니다. 그리고 바닥과 천장의 구멍에서는 내가 우주로 올라가는 걸 느낄 수 있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지구를 떠나 우주로 점점 가까워지는 화면이 보이고, 아래의 구멍을 쳐다보면, 땅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게 보입니다. 이런 화면들 때문에 더더욱 내가 진짜 우주로 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아래는 식사 후, 지구로 돌아올 때 찍은 바닥 영상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이곳에서 재배해 음식에 직접 사용한다는 원통형의 식물 재배소가 양쪽으로 보입니다. 앱콧에서는 실제로 굉장히 큰 농장 겸 식물 재배소가 있는데, 그곳에서 키우는 채소들을 디즈니 내 식당에서 쓴다고 합니다. 그중의 일부를 식당 안으로 가져와 전시도 하면서, 우주에서는 식재료를 이렇게 만들어 사용한다라고 보여주는 콘셉트를 만든 것 같습니다.
식당의 반이 이렇게 큰 창문으로 가득합니다. SF 영화를 보는 것처럼, 창문을 통해 지구를 바라볼 수 있고, 지구뿐만 아니라 이 식당 우주선 근처를 왔다 갔다 하는 다른 우주선들과 우주인들까지 보입니다. 사진이 아니라 움직이는 영상이기 때문에 실제 라이브로 그들이 주변을 맴도는 걸 느껴서 너무 재미있습니다.
창문이 너무 크고 넓은 데다가, 맞은편에서는 다른 우주선이 달려오고 있으니, 식당이 아니라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듭니다. 사진 백만 장 찍고 싶을 정도로 너무 희귀한 체험이었습니다. 이 식당은 사진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게 더 감동입니다. 입구로 들어설 때의 영상 아래에 올려두겠습니다.
스페이스 220 음식
이 식당에서 파는 음식맛에 대해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주 만족스럽다'입니다. 솔직히 콘셉트 식당이라 음식맛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가 맛집으로 소문난 게 아니라 우주에서 지구를 보며 밥을 먹는다는 콘셉트로 유명한 것이기 때문에, 음식 맛을 엄청 기대하고 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음식값이 상당히 비싼데도, 그게 음식 때문이 아니라 디즈니라는 브랜드와 이 식당 뷰때문에 붙은 가격입니다. 그런데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제일 맛있었던 건, 꿀소스를 곁들인 훈제 연어 스테이크인데, 연어가 미국에서는 흔한 식재료이기는 하지만 은근히 맛있게 굽기 어렵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고 촉촉하게 익혀야 하는데, 그게 은근히 힘든 일입니다. 여기서 먹은 연어 스테이크는 제가 미국에서 먹어본 연어 스테이크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소스가 너무 달지 않은 꿀 맛인 데다, 훈제 연기도 적절히 섞여 있어 엄청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시저 샐러드는 보통 로메인 잎을 다 잘라서 나오는 반면에 여기는 로메인이 통째로 나온 게 신기했습니다. 물론 맛있었습니다. 부라타 치즈를 올린 샐러드도 훌륭했고, 소고기 스테이크도 평타 이상 했습니다. 디저트로 시킨 초코 케이크도 완벽했습니다. 단지 음료는 조금 아쉬웠는데, 비추천 음료가 있습니다. '우주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칵테일이 있는데 그건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우주선 콘셉트 식당이라, 음료 이름도 상당히 특이한 게 많습니다. 우주 아이스크림은 일반 우주 기념품 가게나 특이한 간식거리를 파는 곳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음식인데, 실제로 우주로 가는 우주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입니다.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다가도 가격이 비싸서 선뜻 사 먹은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 칵테일의 한 종류로 팔고 있길래 주문해 봤습니다. 칵테일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우주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이 없습니다. 진공 상태로 건조하게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이라,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어야 할지 모르겠으며, 이런 걸 먹어야 하는 우주인들이 안타깝다고 느껴졌습니다. 이거 빼고는 음식이 너무 괜찮았습니다. 물론 가격을 생각하면 맛있어도 비싼 값이기는 하지만, 디즈니 안에 있는 식당이라 뭐든 다른 곳보다는 두 배 이상입니다. 그 점 감안하고 일생의 한 번 정도의 재미있는 체험으로 여기면 될 것 같습니다. 스페이스 220이 언제까지 운영될지는 모르지만 앱콧에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면 꼭 가야 하는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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