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랜도] 디즈니 월드 매직 킹덤 Be our guest 식당 리뷰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에서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식당은 바로 매직킹덤에 있는 '미녀와 야수'의 식당입니다. 디즈니 만화영화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야수의 성'을 그래도 본떠 만든 성에 식당을 차렸고, 직원들도 만화 속 하인들 옷을 입고 일합니다. 미녀와 야수를 좋아하는 팬들과, 팬까지는 아니더라도 잠시나마 판타지 세계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 식당은 꿈의 식당과 같을 겁니다. 식당 이름도 미녀와 야수의 유명 ost인 Be my guest를 Be our guest로 바꿔 지은 건데요. 이 식당의 존재를 알고 나서부터 너무 가고 싶어서 디즈니에 갔을 때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예약하기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 어렵지 않게 다녀왔습니다.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디즈니에 있는 식당 외관

 

디즈니 놀이공원 안에 있는 식당이므로, 당연히 디즈니 티켓이 있어야 예약과 입장이 가능합니다. 네 개의 디즈니 월드 테마파크 중, 디즈니 성이 있어 유명한 '매직 킹덤'에 에 위치해 있습니다. 매직 킹덤은 놀이기구보다는 디즈니 성과 이벤트, 포토스팟이 많은 걸로 유명하고, 특히 밤에 디즈니 성 앞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 쇼가 엄청 인기입니다. 몇 년 전 이 불꽃놀이를 보며 새 해를 맞이하고 싶어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이 식당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이번에는 딱히 매직킹덤에 흥미가 있던 건 아니지만, 미녀와 야수 식당 이거 하나 만을 위해 매직킹덤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디즈니 앱으로 점심시간에 맞춰 예약했고, 식당은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누가 봐도 숨어 있는 야수의 성에 있으므로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만화처럼 허름하고 부서진 듯한 옛 성터 모습을 하고 있는 곳에 가면, Be our guest라고 쓰여 있는 문패가 보입니다. 식당 밖에서도 보라색 하인복을 입은 직원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식당 입구부터 미녀와 야수가 춤을 추는 장면이 큰 장미꽃과 함께 장식되어 있어 아름답습니다. 성 곳곳에 있는 장식물도 만화 속에 나온 그대로 만든 게 많습니다. 야수가 왕자로 변하기 전의 성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감안하고 감상합니다. 

 

세 개의 방

야수의 성 메인홀

이 식당은 총 세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녀와 야수가 춤을 추는 메인홀, 그리고 잎이 다 떨어져가는 장미꽃 방, 미녀인 벨이 야수와 함께 추억을 쌓은 추억의 방 이렇게 세 개입니다. 추억의 방은 좀 조명이 밝은 편이지만, 메인홀과 장미꽃 방은 분위기상 일부러 어두운 조명을 써서 사진을 찍으면 어둡게 나오는 편입니다. 저는 메인 홀의 입구 쪽 자리에 배정을 받았고, 그래서 홀 가운데서 전체를 보며 밥을 먹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홀 중앙에 달린 샹들리에가 너무 예쁘고, 벽면을 채운 아치형의 기다란 창문에서는 쉴 새 없이 눈이 내리고 있는 겨울 풍경이 펼쳐집니다. 물론 자리 배정을 받은 후에 다른 방에 가서 구경하고 사진 찍는 것도 가능합니다. 한 번 식당에 들어오면, 다른 손님들을 방해하지 않는 이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메인홀이 마음에 들어서, 여기서 여러 번 사진을 찍었습니다. 

미녀와 야수 추억의 방

세 개의 방 중에서 가장 분위기가 밝은 방인 추억의 방에는 중앙에 벨과 야수가 함께 춤추는 동상이 빙글 빙글 돌아가고 있고, 이 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굉장히 밝고 가벼운 곡입니다. 중앙의 춤추는 동상 외에 방 전체에 큰 액자들이 걸려 있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녀가 야수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걸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수와 같이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들이나 눈싸움을 했던 것처럼, 둘이 마음을 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들을 액자로 걸어둔 건데요. 이 식당에 가시는 분들은 당연히 전부 미녀와 야수를 보고 가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만화를 보셨다면 액자를 보면서 어떤 추억들을 걸어둔 건지 금방 아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야수와 장미꽃 방

음침한 느낌을 넘어 무슨 무당집 같은 이 방은 장미꽃이 있는 방입니다. 홀로그램으로 잎이 다 떨어져가는 장미꽃이 실제로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잎이 거의 떨어져 가지만 사랑하는 짝을 만나지 못해, 평생 야수로 살아야 할 상황에 놓인 왕자의 괴로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방입니다. 화가 나 날뛰면서 그대로 갈기고 찢긴 커튼과 장식물들이 있고, 분위기도 세 개의 방 중에서 가장 어둡습니다. 메인홀도 되게 어두운 편인데, 여기는 음식이 잘 보이기는 하나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그래도 장미꽃과 사진을 찍기 위해 이 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방에서 제일 인상 깊은 장식물은 찢겨진 왕자의 액자입니다. 본래의 잘생겼던 얼굴이 현재는 야수로 변했으니 왕년의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면 괴로울 겁니다. 그 괴로움을 표현하고자 왕자의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만화를 콘셉트를 만들어진 식당이라, 식당 자체가 다 스토리가 있고 재미있습니다. 밥만 먹으러 오는 게 아니라 이런 스토리를 구경하러 오는 게 만화 콘셉트 식당의 묘미입니다. 

 

Be our guest 음식맛 

식당 메뉴판

메뉴판도 참 단촐하면서 클래식하고 예쁩니다. 옛 시대 식당을 콘셉트로 하고 있어, 일부러 고급지고 화려하게 만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각 귀퉁이에 곡선이 들어가 있고, 메뉴판 가운데 식당 이름과 미녀와 야수에서 빠질 수 없는 장미꽃 한 송이가 그려져 있는 게 저는 참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QR코드 메뉴 이런 거 전혀 없고, 메뉴판 외에는 그 어디에도 메뉴 정보가 없습니다. 테이블에 이렇게 큼직하게 접힌 종이 메뉴판이 있는 게, 지난번에 갔던 우주선 식당과 대조되어 더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총 5개의 음식을 맛봤습니다. 자세한 음식 리뷰를 하기 전 결론부터 말하자면 음식 '대만족'입니다. 역시나 콘셉트 식당이라 음식 맛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재료도 좋고 음식도 맛있어 접시를 싹싹 비웠습니다. 

Be our guest 음식들

저는 스프와 에스카르고, 안심 스테이크, 돼지고기구이를 주문했습니다. 디저트는 세 종류가 있는 데 전부 한 접시에 나와 고를 필요 없이 맛볼 수가 있습니다. 수프는 양이 좀 적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적절히 짭짤하고 부드러워 식전음식으로 딱이었습니다. 에스카르고는 바게트 방 한 덩어리와 함께 나오는데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올리브 유가 가득해서, 거기에 빵일 찍어먹기에도 너무 좋았고, 달팽이가 쫄깃쫄깃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좀 짜거나 느끼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 한국인들은 느끼한 음식은 많이 못 먹는 편이니, 둘이서 이거 하나로 나눠 먹기에 좋고, 너무 짭짤하다 싶으면 빵을 더 주문해서 같이 먹으면 딱 맞습니다. 돼지고기랑 소고기 전부 아주 잘 구운 요리였는데, 특히 소고기 스테이크가 맛있었습니다. 어떤 등급의 고기를 쓰느냐에 따라, 또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 고기 맛이 갈리는 건 다들 잘 아실 겁니다. 저는 그걸 잘 못 맞춰서 집에서 제가 고기를 구울 때는 항상 망치는 데, 여기는 여느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게 부드럽게 정말 잘 구워서 제일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기 덩어리를 보고 양이 적은 듯 보여도, 결코 적지 않고 배가 꽉 찹니다. 이 식당의 대망의 요리는 마지막에 나오는 디저트일 텐데요. 디저트는 맛보다는 미녀의 야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캐릭터 디저트가 나오기 때문에 유명합니다. 물론 맛도 있습니다. 초코무스케이크, 딸기 마카롱 등 전부 맛이 없을 수 없는 디저트들입니다. 거기에 귀여운 아기 찻잔이 그려진 초콜릿은 먹기 아까울 정도라 입안으로 사라지는 걸 보는 게 아쉬웠습니다. 맛은 그냥 초콜릿 맛이어도, 미녀의 야수의 성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까요. 

인사하는 야수

밥을 먹고 있으면 야수가 나와 테이블을 돌며 손님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야수가 나오기 전 방문객을 위한 성 주인의 인사가 있겠다는 방송이 나오고, 그에 맞춰 야수가 등장해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다닙니다. 워낙 바쁘신 분인지라 같이 사진 찍기는 좀 힘들지만, 제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허락해줍니다. 운이 좋으면 벨도 볼 수 있다고도 하는데, 제가 갔을 때 벨은 없었습니다. 야수는 약 20~30분에 한 번씩 등장하기 때문에, 밥 먹을 때 2번 정도는 볼 수 있습니다. 두 번 가기는 힘들 정도로 가격대가 비싸긴 하지만, 언제 미녀와 야수의 성에서 밥을 먹어보겠습니까. 야수의 인사를 받아보면서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보다 경험을 하러 간다는 생각이었는데, 생각대로 너무 좋았습니다. 나이 먹어도 이런 판타지 세계를 좋아하는 건 계속될 것 같습니다. 디즈니에서 제일 맛있는 식당은 아니지만, 제일 동화 같은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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