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뉴스/인물 / / 2022. 5. 31. 12:36

영화 '브로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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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돌아온 송강호씨가 금의환향 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송강호를 칸의 남자로 만들어 준 영화는 바로 '브로커'라는 영화입니다. 

영화 브로커

아이유, 강동원, 배두나, 이주영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기도 한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사람은 바로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입니다. 

 

한 때 일본에서 정말 좋은 영화가 나오던 시절은 있었지만, 바뀌지 않는 폐쇄적인 일본 영화 시스템으로 인해 현재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영화가 훨씬 위상이 높아졌죠. 

 

그래도 그 편협한 세계와 싸우며 계속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본 예술가들은 있어왔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 예술가들 중, 단 한 번도 실망스러운 작품을 만든 적이 없는 감독입니다. 

 

제가 가장 처음 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는 '바닷마을 다이어리'라는 영화입니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머니는 다르지만 아버지는 같은 네 자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로, 이 영화에 나오는 네 명의 배우가 한 명 한 명 너무 예쁘고 개성있어서 좋았고, 영화 특유의 풍경과 분위기가 매력적이라 꽤 여러번 돌려봤습니다. 

 

그리고나서 한국에서도 유명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를 이어서 봤고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95년작부터 현재까지 15편 정도 되는데, 그걸 전부 보지는 않았지만 '어느 가족'이나 '걸어도 걸어도', '환상의 빛'을 보고, 감독에게 관심이 생겨 감독 인터뷰도 챙겨보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연출가였는데,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에도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일본 사회가 잘 캐치하지 못 하는 부분을 다뤄, 여러 상을 받으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후 90년대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해, 영화 데뷔작으로 베니스 영화제, 벤쿠버 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았고, '어느 가족'으로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까지 수상합니다. 

 

수상경력을 확 줄여 말하긴 했지만, 만드는 작품마다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각종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에서 최우수 상들을 받아온 분입니다. 

 

상때문이 아니라 이 감독의 영화를 만드는 방식, 인간에 대한 고찰을 보면 '거장'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감독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연출뿐 아니라 영상미를 담아내는 감각도 일품이고, 영화 편집을 직접 할 때도 있습니다. 

 

본래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사람이었어서 그런지, 영화를 촬영할 때도 그 때 그 때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계속해서 대본을 수정해 나가는 타입인데요. 

 

더불어 배우의 의견에 매우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의견에 따라서도 끊임없이 촬영이 끝날 때 까지 캐릭터 설정과 대본 수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그의 작업 방식 중 인상 깊었던 건, '어느 가족'에 나오는 꼬마 아이들의 표정 연기가 퍽 인상 깊었기에 어떻게 디렉팅을 했을까 궁금했는데, 애초에 애들한테는 대본을 아예 주지 않았다고 해요. 

영화 '어느 가족'의 아역 배우

대본 없이 어떤 스토리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촬영장에 놀러오는 느낌으로 오게 해서, 필요한 대사를 그 때 그 때 입으로 전달해 알려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 속 애들의 표정이 전혀 전형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라면, 아무리 아역이라지만 영화에 대한 내용도 모르고 이해도도 없이 출연시키지 못 했을 것 같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오히려 이걸 역으로 이용해서 어디에도 없는 아역 연기를 만들었네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페르소나는 지금을 돌아가신 일본 여배우 '키키 키린'을 꼽을 수가 있는데요. 

키키 키린 배우

연기로 두드러지는 여배우가 솔직히 많지는 않은 일본 연예계에서, 그 누구보다 두드러지는 자기만의 개성을 뽐내셨던 배우죠. 

 

키키 키린이 돌아가시기 전 까지는 많은 작품을 이 배우와 함께 했고, 고레에다 감독도 이 분이 돌아가신 후, 이제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의도적이건 의도치 않았건, 지금까지 가족과 관련된 영화를 많이 만들어 왔었기에 그 영화의 중심에서 항상 키키 키린님이 중요한 역을 맡아주셨거든요. 

 

전에 '어느 가족'으로 한국에 방문했을 때, 관심 있는 배우로 문소리, 마동석, 배두나, 송강호 등을 꼽았었는데요. 

 

실제로 이번 브로커라는 영화에서 배두나와 송강호와 함께 했기 때문에, 그 때의 인터뷰가 진심이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전에 공기 인형이라는 작품은 배두나 배우와 이미 함께 했었는데, 그 후에 배두나의 연기를 매우 극찬했으며, 다음에 함께 일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땐 꼭 사람 역할을 시켜주겠다 우스갯소리로 말했는데, 이번 브로커에서 실현됐네요 ㅎㅎ 

영화 공기 인형의 배두나

제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영화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일본 근대사에 대한 역사 인식이 그래도 제대로 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한 몫 합니다.

 

일본은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지 않고, 늘 전쟁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게 문제였는데, 배우지 않았으니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일본 사람을 보기 힘듭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나라 전체가 근대 역사 중 가해자로서의 입장을 잊고,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는다는 걸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 모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거장입니다. 

 

이런 거장 감독과 한국의 명배우들이 협업하여 얼마나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냈을지 기대됩니다.

 

과거에, 혹은 미래에 내가 공감하게 될, 인간이라 겪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스토리가 궁금하시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들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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