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들의 모임, 트럼프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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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왔어요. 

 

내년에서 미국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후보들 캠페인이 길거리에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제가 사는 앨리바마 주를 비롯해서, 주로 미국 남쪽 주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긴하지만, 매번 선거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죠. 

 

앨리바마에서는 곧 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고 후원하기 위해, 큰 이벤트를 준비했는데요. 

 

Cullman이라고 하는 작은 도시에서 미국의 전 대통령인 트럼프의 스피치가 열렸어요. 

 

트럼프만 오는 건 아니고, 앨리바마주의 각 공화당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이 모여서 연설을 듣고, 지지를 굳건히 하는 자리. 

 

약간 공화당 정당대회 같은 느낌이랄까요 ㅎㅎ 

 

Cullman이라는 도시가 저희집에서 그리 가까운 건 아닌데, 그래도 같은 주에 있는 도시고, 언제 트럼프를 볼 기회가 있겠나 싶어서 다녀왔어요. 

 

결론적으로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 좋았지만, 두 번은 못 갈것 같아요 ㅋㅋ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거든요. 

 

정말 엄청난 인파가 몰렸어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2~3만 이상은 됐던 것 같아요.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큰 차이로 떨어진 게 아닌 만큼, 미국 인구의 절반이 지금도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공화당이 주류인, 앨리바마에서 스피치를 하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미국은 대중교통이 없어서, 전부 차를 끌고 오는데, 주차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부터 오래 걸렸어요. 

 

인파 때문에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사람도 많은데 중간에 번개를 동반한 비가 와서, 차 안에서 1시간 정도는 기다린 것 같아요. 

 

사고가 생길까봐, 차건 사람이건 전부 이동을 멈추고 기다리게 했거든요. 

 

비가 걷히고, 들판에 주차를 한 후, 끝이 어딘지 모를 줄을 따라 섰어요. 

끝이 안 보이는 줄

들판에 서 있는 사람들의 줄이 보이나요? 

 

저는 실제 줄 길이의 50분의 1이라고 할까요 ㅎㅎ 

 

걸어서 20~30분 정도 걸리는 그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 줄을 서 있었어요. 

 

그리고 이 이벤트를 위해, 스텝들도 많이 필요하고, 선거를 위한 자금도 필요한데, 그걸 주차료와 그곳에 있는 푸드트럭을 통해 어느 정도 채우는 것도 있어서인지 주차료와 푸드 트럭이 진짜 비쌌어요. 

 

처음 공지때는 주차료가 5달러라고 했는데, 급 가격이 오르더니 결국 25달러를 주차료로 지불하게 됐습니다. 

 

비싸 ㅠㅠㅠ 

 

이벤트는 야외에서 열리는 거였는데, 몇 만의 사람들과 그들의 차량까지 감당할 수 있는 넓은 공간에서 열리는 거다보니, 완전 허허벌판에서 하더라고요. 

 

사람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잔디 밭에서 하는데, 비가 온 뒤라 진흙 웅덩이도 있고, 잡초가 길게 자란 곳도 있어서, 정돈 되지 않은 길을 걸어다니는 게 힘들었어요. 

 

이런 땅인지 미리 알았으면 운동화를 신고 왔을텐데, 저는 아스팔트 위해서 하는 건 줄 알고 그냥 슬리퍼 신고와서 고생했습니다. 

공화당 굿즈 만들어 파는 사람들

사진 보시면 정말 관리 안 된 그냥 허허 벌판이죠? ㅋㅋ 

 

이런 땅에 주차를 하고 보안 검사를 하기 위해 긴 줄을 섰어요. 

 

자갈과 벼와 잡초, 진흙이 뒤섞인 땅에서 무언가 이벤트를 한다는 게 저한테는 낯설었는데, 거너씨 말로는 대형 야외 음악 페스티벌 같은 것도 그런 곳에서 한다고 했어요. 

 

실제로 같은 장소에서 지난 주에 큰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다고 하고요. 

 

어딜 가든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 장사꾼들이 있는데, 여기에도 공화당이나 트럼프 지지자들을 위한 굿즈 판매가 있었어요. 

 

공식 굿즈가 아니라, 그냥 일반 사람들이 돈 벌려고 야매로 만들어 가지고 와서 파는 겁니다 ㅋㅋ 

트럼프 굿즈 판매자들

이벤트 측에 말을 하거나 일정 수수료를 내고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불법 판매가 많은 걸로 보였어요. 

 

모자, 티셔츠, 깃발 등등 종류도 다양하더라고요. 

누가봐도 미국 정치가 버스

앞으로 열릴 선거를 위해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의 PR 팜플렛 같은 것도 있었고요. 

 

미국도 한국도 내년부터 또 큰 선거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내년이 기대가 되네요. 

보안검색 줄

한참 줄을 서서 움직인 끝에 드디어 보안 줄이 보이는 곳까지 왔습니다. 

 

한국보다 미국은 보안을 위해 소지품을 확인하는 곳이 훨씬 많지요. 

 

그냥 단순히 놀이공원을 가도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꼭 소지품 검사를 해요. 

 

귀찮지만 안심도 됩니다. 

 

올 초엔 거너씨랑 유니버셜 스튜디오 갔다가, 작은 주머니칼을 깜박하고 가져가는 바람에 그것도 압수당했다가 되찾은 적이 있어요. 

 

여기는 미국 전 대통령이 오는 만큼 보안이 더 더욱 까다로왔어요. 

 

크기 상관없이 당연히 모든 무기류는 안 되고, 전자담배나, 간이 의자, 큰 가방, 스프레이류, 액체류 등 공항 보안 지침을 방불캐했습니다. 

 

일부러가 아니더라도 실수라도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 있거나, 위험물이 될 건덕지가 있는 것들은 전부 차단시킨 것 같아요. 

핸드폰 충전기 

허허벌판이라 다른 시설은 없었는데, 간이 화장실은 다행히 충분히 많이 마련되어 있었고, 핸드폰 충전 기계가 있었어요. 

 

이런 간이 핸드폰 충전기는 처음 봤는데, 한 번에 정말 많은 핸드폰 충전이 가능하네요 ㅎㅎ 

음식 판매소 

보안을 통과하면, 땅의 물기를 흡수하는 나무조각들을 깔아둬서 걷기가 훨씬 수월했어요. 

 

보안 밖과 안에 하나씩 큰 음식 판매점이 있는데, 많은 게 아니라서 여기도 줄이 엄청 서 있습니다. 

 

배가 고파서 줄 서 있었는데, 여기서도 한 30분은 기다렸던 것 같네요. 

 

음식도 너무 비쌌어요. 

 

크기가 긴 핫도그를 foot long corn dog이라고 하는데, 그거랑 감자튀김 가득 담은 접시를 20달러나 받더라고요. 

 

네 명이서 갔는데, 핫도그는 2개 사서 나눠 먹고, 각자 물 한병씩 사서 마셨어요. 

 

근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물을 사면, 그 자리에서 생수병 뚜껑을 열은 채 주더라고요. 

 

생수병에 뚜껑이 없어, 흘리고 다닐까봐 들고 다니는 것도 어찌나 힘들던지. 

 

여러모로 까다로운 게 많아서 불편했어요. 

앨리바마 공화당 스피치 

딱 봐도 인파가 정말 많아보이죠? 

 

사람이 많아서 중앙 홀 가까이 가지도 못 했네요 ㅎㅎ 

 

중간 중간 레모네이드를 파는 가게가 있어서, 그걸 보면서 내가 어디쯤 서 있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었어요. 

 

비 때문에 시간이 좀 지체되서 6시부터 시작했어요. 

 

몇 명인지 기억 안 나지만, 적어도 5~6명 이상의 공화당 의원들과 후보들이 나와서 연설을 했습니다. 

 

물론 연설 대부분은 현 정권과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을 꼬집는 것과, 뭐 공화당 지지자들이 다시 으쌰으쌰해서 이 나라를 바로잡자 뭐 그런 내용들이었죠. 

 

특히 갑자기 미군이 빠져버리는 바람에 탈레반에 잠식당한 아프가니스탄 얘기, 많이 올라간 기름값, 인플레이션 생각 안 하고 미친듯이 퍼준 코로나 지원금 얘기가 제일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다 알아듣지는 못 해서, 대충 이해한 게 저 정도. 

 

연설장 가까이에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 외에는 의자가 있는 게 아니라서 대부분 서서 듣거나, 돗자리 같은 걸 가져와서 깔고 앉아 들었어요. 

 

저는 깔고 앉을 걸 미리 준비하지 못 해서, 그냥 점퍼 깔고 앉거나 서서 듣거나 했는데, 역시 오래 서 있는 건 체력이 딸리더라고요. 

트럼프 등장

8시가 거의 다 되서, 마지막 연설자가 등장하기 전, 사람들이 미친듯이 다들 핸드폰 카메라를 켜기 시작했어요. 

 

곧 주인공이 나온다는 얘기지요 ㅋㅋㅋ 

트럼프 전 대통령 스피치 

짜잔, 드디어 트럼프 전 대통령 등장. 

 

아마 헬기를 타고 온 것 같아요. 

 

인파 때문에 연설장 가까이까지는 가지 못 해서, 주로 스크린으로 보거나, 멀리서 사람 모양만 봤어요 ㅋㅋ 

 

그래도 tv에서 나오던 남의 나라 대통령 스피치를, 직접 내가 현장에서 듣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실제로 보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더군요. 

 

70대 중반인데, 두 시간 넘게 흐트러짐 없이 단상에 서서, 대본도 없이 스피치를 해요. 

 

주제도 엄청 다양해요. 

 

전 대통령 답게, 정치.경제.국제.보안.군문제 등등 여러 토픽을 다루면서 애기를 합니다. 

 

한국에 대한 얘기도 있었어요. 

 

주한미군에 방위비에 대한 얘기 ㅋㅋㅋ 

 

본래 캐릭터 답게 실제 스피치도 직절적으로 얘기하더군요. 

 

트럼프가 대통령할 때, 자국민 위주의 정책을 내세우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주관대로 강하게 할 말 다 하는 부분은 마음에 들었는데 (한국 대통령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에), 여전히 그런 것 같았어요 ㅋㅋ

 

또 편향된 미디어 때문에 가장 희생을 많이 당한 대통령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무튼 절대 보통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의미로든 간에 대단한 사람이에요. 

 

끝까지 다 듣고 나오면 길이 너무 막힐 것 같아서, 연설 끝나기 전에 나왔어요. 

 

그래도 주차장까지 30분 가까이 걸어가야 했고, 연설장을 나서는 수 많은 차들 때문에 완전히 빠져나오는 데 또 1시간 가까이 걸린 듯? 

 

심지어 진흙탕에 빠져 못 나오는 차들도 있어서, 그런 차들 해결될 때 까지 뒤에 줄 서 있는 모든 차들이 대기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요. 

 

역시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몸이 힘듭니다 ㅋㅋ 

 

이런 저런 불편한 점 때문에, 두 번은 이런 장소에 안 갈 것 같지만, 한 번 정도 이런 경험을 해 보는 건 좋았어요. 

 

넓디 넓은 미국 땅에서, 유명인의 연설을, 그것도 미국 전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들으러 갈 기회가 뭐 얼마나 있겠어요. 

 

그리고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 미국인들의 나라사랑에 대한 걸 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미국은 자유로운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이벤트 시작하기 전에 먼저 국민의례를 하고 애국가를 부르는데, 음식 기다리고, 줄 서고, 막 분주하게 다니며 떠들던 사람들이, 국민의례가 시작함과 동시에 전부 미국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었어요. 

 

다같이 국민의례를 말을 한 후, 바로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고요. 

 

어쩌면 당연한 거지만, 애국심이 별로 없어 보이는 이미지의 미국인들이, 제 눈앞에서 동시에 다같이 그런 행동을 하니, 제 눈엔 신기해보였네요. 

 

신기해서 사람들이 애국가 부르는 걸 몰래 촬영도 했어요 ㅋㅋ 

 

저는 마지막으로 국민의례를 입 밖으로 낸 적이 언젠지 모르겠네요. 

 

2년 전에 한국 국민의례가 조금 새롭게 개편되었다고 하는데, 개편된 내용이 더 멋지더라고요. 

 

몸이 외국에 있는 만큼, 더 신경써서 알아둬야겠어요. 

 

여러 모로 몸은 좀 고생했지만, 남의 나라에서 정치적인 행사에도 참여해보고, 그 유명한 트럼프 스피치도 직접 들어보고, 꽤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타국 살면 고생인데, 이런 남다른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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