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후보에 올랐던 픽사 출신 에니메이터 '에릭 오'

제가 오래 살았던 부천에는 매년 여름 부천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라는 영화제가 열립니다. 

 

부산이나 다른 영화제에 비해 인지도가 아직 좀 떨어지는 건 사실이나, 수도권에서 여름에 열리고, 나름 국제 영화제라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을 이 기간에 볼 수 있어서 좋은 영화제라고 생각해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학생 때 영화제 알바를 해보고도 싶었지만, 매번 번번히 기회를 놓쳐서 그냥 영화제 하는 것만 구경했었어요. 

 

올 해도 어김없이 부천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데, 올 해는 '에릭오' 특별전이 열린다고 합니다. 

애니메이터 에릭 오

에릭 오씨는 지난 4월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 유일한 한국 제작 작품이며, 단편부분에서 유일하게 아시아 작품으로 후보에 올라서 윤여정씨와 함께 많은 한국인들의 기대를 받았던 사람이에요. 

 

아쉽게도 수상은 놓쳤지만, 오스카에 후보로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많은 이들을 흥분 시키게 했습니다. 

에릭오 오스카 후보 

처음에는 이름을 듣고, 교포인 줄 알았지만, 오수형이라는 한국 이름을 엄연히 가지고 있고, 대학교도 서울대 서양학과를 졸업했어요. 

 

태어난 건 미국으로 알고 있지만, 아마 출생 후에 한국에서 주로 공부하고 UCLA 석사 후, 픽사에 입사하면서 미국에 오래 있었던 것 같아요. 

 

에릭 오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픽사 (Pixar)에서 에니메이터로 2010~16년까지 일했던 사람입니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픽사에서 일하면서 주요 참여 작품이 몬스터 대학,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등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들에 참여했어요. 

 

특히 인상적인 건, '도리를 찾아서'에서 바다로 돌아가기 싫어하는 변신 천재 개그 캐릭터 문어 '행크'를 바로 '에릭 오'가  창조했다는 거에요. 

도리를 찾아서 '행크'

도리를 찾아서에서 거의 이끌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주연급의 새 캐릭터였는데, 이 창조자가 에릭오라는 게 너무 신긴기했어요. 

 

현재는 픽사를 나왔지만, 재직중일 때 픽사 에니메이터라는 타이틀로 강연을 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감정과 삶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에릭오는 픽사에 있을 때도 독립작품을 꾸준히 만들었었고, 오스카에 오르기 전에는 세계 4대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 다 초정될 정도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이미 유명인물입니다. 

 

오스카가 직접 만든 '안시 국제 영화제'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습니다. 

 

저는 에릭오의 독립 작품 중 '심포니'와 '하트', 'Gunther' 등 을 감상한 적이 있는데, 10년이 넘은 작품이 있는데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유연하며 감정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낸 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에릭 오의 개인 작품들을 보면, '도리를 찾아서'의 '행크'의 움직임을 만드는 데 밑바탕이 되는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스카 후보에 오른 작품은 '오페라'라는 9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인데, 인간의 삶 전반적인 걸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냈고, 제작기간도 꽤 오래 걸린 걸로 알고 있어요. 

에릭 오의 단편 애니 '오페라'

에릭 오의 아버지도 대단한 분인데,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교수라고 하세요. 

 

아버지의 분야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두 부자 모두 넘치는 재능을 세계를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네요. 

 

이번 부천 영화제의 에릭오 특별전에서는 오페라, 심포니, 하트, 사과 먹는 법, 댐키퍼, 군터 등 에릭 오의 주요 단편작들이 연속 상영됩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거나 에릭 오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에요. 

 

저도 한국에 있다면, 영화제 열리는 곳이 바로 집 앞이라 달려갈텐데, 현재는 인터넷으로만 감상해야겠네요. 

 

현재까지의 이력도 대단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펼칠 가능성이 무한한 분이기에 계속 지켜보고 응원해야겠어요. 

 

에릭 오 작품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래에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채널을 링크 걸어둘게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RwUHzdHZfVYPg9Scrt4fg

ERICK 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