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겪은 또 한 번 미국의 거지같은 일처리에 피해를 입었습니다.
말 한마디 없이 갑자기 은행 계좌가 중지된 일이었어요.
저는 미국에서 Region이라는 은행을 이용하고 있는데, 한 번 계좌 트는데 작성할 것도, 필요 서류도 많고 해서 귀찮음에 하나의 계좌만 트고 사용중입니다.
이 나라는 은행도 다양하게 참 많은 것 같은데, 제가 사는 지역에 이 은행 지점이 많이 있고, 평이 나쁘지 않아서 만들었어요.
은행 계좌는 제가 미국 영주권 카드도 없고, 사회보장번호도 없고, 오로지 비자만 있을 때 찾아가서 만들었는데요.
앨리바마로 오기 전 테네시 주에 거주할 때, 그 지점에 가서 했습니다.
미국 공공기관의 일처리가 너무 늦어, 내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거라곤 현재 여권이랑 비자밖에 없는데, 이걸로라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냐고 찾아가니, 나중에 신분증 나오면 그 때 다시 와서 제출해달라며 계좌 개설을 해줬어요.
당시, 직원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지만 알아보니 가능한 것 같다며, 체크카드도 발급해줘서 약 6개월간 그 계좌 잘 쓰고 있었습니다.
사회보장 번호는 제가 앨리바마로 이사온 뒤에 발급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이 지역에 있는 같은 은행 지점에 가서, 상황을 얘기하고 신분증 사본을 건네고 왔어요.
그 일도 4개월 전이니 지금까지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테네시 지점의 직원한테 전화가 오더니, 빨리 사회보장번호 카드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는겁니다.
이유인 즉, 본래 여권과 비자만으로는 개설이 어려운데, 본인이 잘 못 알아서 당시 계좌를 개설해줬고, 본사에서 이제와서 사회보장번호 등록이 안 된 고객이니 계좌를 중지시키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무슨 소리냐, 앨리바마 이사와서 신분증 제출했다."
"그런데, 그 지점 사람들이 뭘 잘 못 한건지 그게 현재도 미제출로 되어 있다." 라고 하네요.
무슨 놈의 은행이 제출한 서류를 받아만 두고 등록을 안 한건지, 제가 은행에 서류 제출한 거는 아무 의미가 없어졌더라고요.
하라는 거 다 했는데, 직원들이 일을 똑바로 안 한 걸 제가 그 피해를 보게 생겼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바로 사진 찍어서 전화 온 직원에게 보내줬는데, 그 날 저녁 마트에 가니 바로 카드가 먹히지 않는겁니다.
그 직원이 하도 다급하게 전화해서 바로 사진도 보냈고, 처리했다고 답변까지 받았는데 이 무슨?
시간이 늦어 그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니, "어젯밤 네 사진을 받고 제출했는데, 그래도 이미 계좌가 중지되어 버렸네. 나도 어쩔 수 없어."
????
다시 본사에 상황 설명을 하고 복구 되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다니...
결국 그 계좌는 영구 중지되어 사라졌고, 계좌에 있던 제 돈은 수표로 발행되어 저희 집으로 날라왔습니다.
어이없는 건, 저는 하라는 거 다 했는데, 은행이 일을 안 해서 이런 일을 겪은 것과, 또 계좌가 정지될 예정이면 미리 이메일이나 문자, 전화 같은 걸로 언지를 주고 정지를 시켜야지 전혀 말 한 마디 없이 정지 됐다는 거죠.
저한테 전화 온 직원은 제 계좌 개설을 도왔던 사람으로, 그 사람만 그 사실을 연락 받았더라고요?
그 직원은 본인이 담당했던 고객에게 나름의 최선을 다 하려고 신분증 사진 보내달라 등 연락을 취했는데, 그렇게 해도 본사에서 계좌를 그냥 정지시켜버리다니.
아니 그럼 본사는 직원한테는 신분증 받아오라고 연락한게 아니라, 니가 어떤 일을 해도 계좌는 정지 될거다라고 거의 통보 의미로 얘기를 한 건지.
미국 기관들이 일처리가 참 월급 루팡과 하는 짓과 다르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화가 나서 같은 은행 다시는 이용 안 하려다가, 다시 다른 기관가서 처음부터 계좌 트고 하는 게 힘들어서, 결국 다시 제 서류 어디다 처박아두고 일 안한 그 지점에 찾아가 다른 계좌를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쓰던 카드도 당연히 무용지물되서 다시 새 카드를 기다리고 있는데, 늘 그렇듯이 발급과 배송이 늦어 제 명의 카드 없이 지낸지도 3주 이상 되어가는 것 같네요.
남의 나라 사는 게 쉽지 않다지만, 이건 외국인이어서 문제가 생긴게 아니라, 그저 여기 시스템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은행과 마찰이 있었는데요.
미국 오기 전 농협의 적금 들어 놓은 걸 찾으러 갔다가, 직원이 "당장 돈 쓸 일 있는 게 아니면, 이자 받으시면서 그냥 여기 두세요. 외국 가신다고 하니 무슨 일 있으면 어머니가 적금 대리 수령할 수 있게 해드릴게요." 라고 해서, 그렇게 처리하고 적금을 찾지 않고 미국으로 왔습니다.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는 직원 말에 그냥 두고 온 건데, 현재 그 농협에 있던 걸 해지하려고 어머니께 부탁드렸더니, 농협 직원이 이제와서 대리 수령이 안 된다며 그런 시스템은 없다고 하더군요.
한국 은행 시스템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는데, 미국과 다를 바 없는건가 하는 생각이..
당시엔 대리 수령 얘기를 직원이 직접 꺼내놓고, 이제와서는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애초에 적금은 본인 아니면 해지를 못한다' 이런 말을 늘어놔서 너무나 화가 났어요.
코로나 때문에 한국도 마음대로 못 들어가고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한국 들어오면 직접 찾으라고 하더라고요.
미국에서야 말 안 통하고 외국인이니 답답해도 그냥 넘기는 게 많지만, 한국에서는 말 통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결국 은행 직원과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전화 통화를 몇 번 거치며, 당시 제가 들은 직원의 말을 규명하고 다시 또 필요한 서류를 이메일로 제출했습니다.
현재 얘기한 대로라면 6월엔 제가 여기 있어서 적금 해지가 되어야 하는데요...
이번 달에는 한국 은행이건 미국 은행이건 난데없이 여러 스트레를 주네요.
이번 적금 문제가 잘 해결되면, 농협과는 다시는 거래 안 할 것 같아요 ㅠ
더이상 은행 문제로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그리고 저처럼 미국 은행 계좌 만드는 분들은 부디 이런 일처리 문제 없는 은행 찾아서 하셨으면 하네요.
아니면 직원이 괜찮다고 해도, 어떻게든 신분증 나온 후에 계좌 개설하는 걸 추천드리고요.
오늘의 넋두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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