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유니버셜의 다이애건 앨리가 규모가 꽤 크다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사전 조사 안 하고 간 게 많아서, 가서 직접 보고 좋았던 것들도 있고, 미리 알아보고 갈 걸 하고 후회했던 것도 있습니다. 녹턴앨리도 만들어져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갔습니다. 녹턴앨리는 밝은 분위기의 다이애건 앨리와 달리, 어둠의 마법이나 어둠의 마법사들이 주로 다니는 어두침침하고 무서운 거리인데, 해리가 순간이동을 할 때 발음을 제대로 못 하는 바람에 녹턴앨리로 떨어져 버렸죠. 다이애건 앨리를 돌아다니면서, 여기 뒷골목에 녹턴앨리를 만들어놔도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던 찰나, 진짜로 녹턴앨리를 발견했습니다.
다이애건 앨리 건물들 중 벽 한 쪽에 이런 표지판이 붙어 있는 겁니다.
해리포터 글씨체로 분명 녹턴앨리라고 쓰여있고, 손가락으로 안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엄청 어두컴컴한 거리였는데, 정말 녹턴앨리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으스스한 곳입니다.
나이트 버스에 매달려있던 말하는 인형 대가리들만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창문도 있는데, 웃긴 게 전부 진짜로 말을 합니다. 얼굴이 움직이고 입도 씰룩거리면서 뭐라고 자기들끼리 떠들어대고 웃는데 영어라 못 알아들었습니다. 알아듣고 싶은 그들의 언어. 여기에도 지팡이 휘두르는 곳이 있어서, 평소엔 가만히 멈춰있는 애들인데 지팡이를 맞게 휘두르면 웃으면서 떠들어대는 겁니다. 웃음소리가 영화에 나왔던것처럼 소름 끼칩니다.
여기는 녹턴앨리에 있는 가장 큰 상점입니다. 이름은 어려워서 기억이 안 나는데, 다이애건 앨리에 있는 다른 상점들과 달리 외관부터 일단 어둡습니다. 녹턴앨리거리는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빛만 남겨두고 전체적으로 어둡게 해 둔게 특징입니다. 이 가게 안에서도 다양한 어둠의 마법 굿즈나 지팡이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외관과 달리 실내는 오히려 분위기 있다고 느껴집니다. 조명도 그렇고, 좀 신비한 점집 같은 느낌을 내려고 책장부터, 장식품까지 많이 신경 쓴 티가 나는데,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잖아요? 카운터 부분은 제 취향이었습니다. 엔틱하면서 촛불만 켠 듯한 은은한 조명이 참 멋있습니다.
이 계단은 실제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놨지만, 유럽에서 예전에 많이 쓰던 스타일의 계단이라 멋있어서 찍었습니다. 막상 올라갈 때는 조금 힘들 것 같은데, 아래에서 쳐다보는 계단은 문양도 그렇고 곡선이 참 아름답습니다.
벨라트릭스와 시리우스블랙을 수배하는 티셔츠도 팔고 있습니다. 의외로 이 티셔츠들이 잘 나와서 하나 사고 싶었던 것들입니다. 시리우스 블랙이랑 벨라트릭스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이 가게에는 영화 3편에서 매드아이 무디 교수가 갇혀있던 가방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시로 그 큰 가방이 쿰척쿰척 하면서 흔들리는데 보면 진짜 누가 안에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녹턴앨리는 이것 외에도 지팡이 마법을 쓸 수 있는 곳도 많고, 다이애건 앨리보다는 작아도 알차게 구경할 거리들이 있는데,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습니다. 찍더라도, 까맣게 나와서 좀 형체를 알아보기가 힘듭니다.
이 사진도 어두워서 해골 사진 하나 밖에 안 보이죠? 여기에 지팡이 마법을 쓰면 센서에 의해 제가 움직이는 모양대로 해골이 그대로 따라서 움직입니다. 동영상으로 찍은 것도 있어서 재미있는데, 어두워서 공유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이애건 앨리에서만 두 세시간 쓸 수 있을 겁니다. 녹턴앨리까지 보고 나서 저녁 시간이 돼서 여기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다이애건 앨리에는 The Leaky cauldron 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영국식 음식을 주로 팔고 있고, 내부도 해리포터 존에 있는 만큼 옛날 영국 스타일의 오래된 식당의 느낌을 표현해 둔 곳입니다. 알아보니 테마파크 중에서 가장 음식이 빨리 나오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유니버설 대부분의 식당들은 유니버셜 앱으로 식사 주문을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줄 서지 않고 미리 주문하게 하는 방식으로 만든 것 같은데, 지금은 대부분의 식당들이 이 주문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직접 주문하는 게 어렵습니다. 식당 들어가기 전에나 들어간 후, 앱으로 주문 결제를 하고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거기로 음식을 가져다줍니다.
저는 테이블 53번에 앉아있었고, 주문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QR코드도 있습니다. 현금 결제가 어렵다는 게 단점인데, 이런 방식으로 하니 주문을 위해 줄 안 서도 되고, 서버들도 많이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으니 확실히 사람들이 다닥다닥 모이게 하는 일은 없겠더라고요.
이게 제가 주문했던 화면입니다. 주문 결제 후에 현재 어떤 처리를 하고 있는지 과정도 다 볼 수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세상입니다.
저는 빵 안에 양고기와 소고기를 넣은 스튜와 피시앤 칩스를 주문했습니다.
영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니 뭐... 메뉴가 비슷비슷합니다. 멋진 다이닝 식당인데 플라스틱 접시와 포크 등을 사용하는 건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음식맛은 훌륭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소문대로 주문한지 5분~10분 만에 음식이 나와서 놀랐고, 또 맛을 크게 기대 안 했는데 맛있어서 전부 먹고 나왔습니다. 이 식당에서 좋았던 건 해리포터 식당답게 조금 특이한 음료를 판다는 겁니다.
메뉴 이름은 '비린내 나는 녹색 에일' 뭐 그런 이름이었습니다. 마치 생선 눈알을 넣어 만든 마법의 음료수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는 타피오카 비슷한 토핑을 넣은 단 탄산음료입니다. 녹색은 어떤 음료를 넣어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테마파크 음료들은 설탕 한가득 넣은 단 맛이라서 이것도 끝까지 마시지를 못 했습니다. 그냥 인스타 용 음료수들이죠 뭐. 그래도 음식이 맛있으니 문제 없고, 독특한 식당 분위기를 체험해 볼 수 있어서 가볼 만한 식당입니다. 딱 식사시간에 맞춰가면 줄을 서야 할 수도 있으니 약간 애매한 시간대에 가면 테이블 잡기 쉽습니다. 영국 음식들 실제 맛이 이 정도만 되도 가서 굶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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