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살이 / / 2020. 5. 22. 00:25

페어링 룸 시그니처 메뉴 '항정살 페퍼 메주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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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는 식당 리뷰네요. 

 

다른 분들처럼 흥미롭게 식당 리뷰를 할 수가 없어서 음식 리뷰 포스팅은 자제하고 있었는데, 간만에 참 좋은데를 다녀와서 말이죠. 

 

지난 주말 저렴하게 호텔을 이용한 후 다음 날 저녁을 먹으러 갔던 곳이에요. 

 

뉴욕에서 10년 넘게 일하던 친구가 얼마 전에 한국으로 아예 돌아왔고, 드디어 2주 격리를 마쳤어요. 

 

처음에 코로나를 피해 캐나다로 도망갔는데 2주 격리 당하고, 다시 한국으로 와서도 2주 격리 당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을까요. 

 

지금도 마음껏 다닐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항을 몇 군데나 옮겨다니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격리도 무사히 끝났으니 그걸 축하하기 위해 오랜만에 보기로 했지요. 

 

먹고 싶은 음식 종류를 물어보니 한식이나 이탈리안 음식을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찾은 게 한식과 이탈리안 퓨전 음식점!! ㅎㅎㅎ 

 

친구는 서초동에 살고 저는 호텔 투숙때문에 강남에 있었으니 그 근방으로 알아봤어요. 

 

청담동에 한식을 접목 시킨 이탈리안 음식점으로 유명한 '페어링 룸'을 발견했지요. 

 

메뉴들도 흥미롭고 리뷰도 다 좋아서 예약을 했는데, 예약이 많다보니 식사시간은 2시간으로 정해져 있었어요. 

 

그래도 2시간이면 밥 먹기 충분한 시간이니까 크게 게의치 않았구요. 

마치 배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작고 독특한 모양의 식당이에요. 

 

이름도 크게 써 있는 것도 아니라 처음에는 못 찾고 좀 해맸어요. 

 

5시로 예약을 잡고 갔더니 사람이 별로 없었고, 6시쯤 되니까 사람이 몰리더라고요. 

 

내부가 절대 크지 않아요. 

 

진짜 유명한 식당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 아담한 사이즈예요. 

 

입구 들어서자마자 이 큰 바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빛이 잘 드는 창이 많이 있고, 거울을 이곳저곳 배치해서 작지만 넓어보이고 밝은 인테리어예요. 

 

소규모 손님, 대규모 손님을 받을 수 있게 여러 종류의 테이블이 나눠져 있었구요. 

 

저보다 친구가 먼저 도착해서 2인용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밖에서 봤을 때도 위 아래로 쭉 뻗은 창이 굉장히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안에는 거울이 위 아래로 이어져 있어서 그런지 정말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어요. 

 

조명과 인테리어가 이 거울 효과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어디까지가 거울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햇갈릴 정도였습니다. 

 

친구랑도 2년만에 본 거였고, 무사히 뉴욕에서 살아남아 돌아온 것을 기념해 샴페인을 한 병 시켰는데 병 째 주는 게 아니라 물병 같은 곳에 담아 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왠지 양이 적게 느껴지고 순식간에 다 마셨던 것 같습니다. 

 

모스카토로 달달하게 마셨어요. 

중요한 음식 얘기를 할게요. 

 

갈 때 부터 이미 뭘 먹을지 정하고 갔습니다. 

 

- 항정살 페퍼 메주 파스타

 

- 보리굴비 녹차 리조또 

 

항정살 페퍼 메주 파스타는 정말 극찬을 하고 싶어요. 

 

메주로 어떻게 이탈리안 맛을 살릴까 궁금했는데, 한 입 먹는 순간 게임 끝. 

 

너무 맛있습니다. 

 

파스타 면도 독특해서 아주 쫄깃쫄깃한데, 거기에 메주가 어우려져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맛있어요. 

 

메주 냄새 전혀 안 나고요. 이름에 '페퍼'가 들어간 만큼 후추 맛도 강한데 그게 다른 식재료를 억누를 정도는 아닙니다. 

 

항정살은 미리 마리네이트 해 둔 걸 구웠는데 파스타 소스랑 아주 기가 막히게 어울립니다. 

 

파스타 위에 뿌린 쪽파도 알싸한 맛 없이 정말 잘 어울려요. 

 

아이디어와 요리법이 창의적인데다가 너무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이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어요. 

 

보리굴비 녹차 리조또는, 실제로 녹차에 밥을 말아 그 위에 보리굴비를 올려먹는 한식을 이탈리안 식으로 바꾼 것 같았어요. 

 

리조또는 녹차향이 아주 강하게 나고, 그 옆에 명이 나물로 페스토를 만들어놨어요. 

 

리조또 위에는 보리굴비가 예쁘게 발라져있습니다. 

 

명이나물로 페스토로 만든게 독특했고, 보리굴비도 진짜 보리굴비 그 맛이었어요. 

 

그런데 보리굴비가 생선 특유의 비린 맛이 있는데 그게 저는 조금 힘들었어요. 

 

굉장히 맛있지만 역시 보리굴비는 한식처럼 녹차에 말은 밥에 먹어야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그래서 메주 파스타에 손이 더 많이 간 것 같아요. 

 

사이드 메뉴도 피클이나 무가 아닌 절인 나물이 나옵니다. 

 

한식을 접목시킨 음식이어서 그런지 사이드 음식도 독특했어요. 

 

이곳의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화장실인데요. 

 

화장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휴지들 ㅎㅎㅎㅎㅎㅎ 

 

예전에 SNS에서 화장실 갔다가 휴지 없어서 트라우마 생긴 사람이 만든 곳 같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함께 떠돌아다니던 사진이 이 사진이었어요. 

 

SNS에서 유명한 사진이 바로 페어링 룸 화장실이었다니 ㅋㅋㅋㅋ 

 

천장 부터 아래까지 빼곡히 달린 휴지걸이와 모두 꽉꽉 채워져 있는 휴지들이 인상적이었어요. 

 

무슨 휴지를 써야 되나 살짝 고민하기도 ㅋㅋ 

 

그리고 이게 한국이었으니 유지되지, 외국이었으면 코로나 때문에 휴지가 품절됐었다는데 여기 화장실이 손님들한테 완전히 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항정살 페퍼 메주 파스타가 28000원 

 

보리굴비 녹차 리조또가 32000원 

 

샴페인까지 시켜 먹으니 9만원이 넘게 나왔더라고요. 

 

고맙게도 친구가 계산;; 

 

그 다음 2차는 제가 사긴 했지만 비싼 걸 얻어 먹은 것 같아서 좀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남자 소개하기로~ ^^

 

페어링룸, 분위기와 메주 파스타 때문에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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