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치원 크리스마스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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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정말 얼마 안 남았네요. 


한국은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긴하지만, 


베트남에서 크리스마스는 공휴일 조차도 아닌 아무날도 아니에요. 


사람들도 그닥 크게 신경을 안 써요. 


그냥 평소같이 일하는 날이라는거 정도 ㅋㅋㅋ 


그래도 몇 몇 가게나 호텔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을 열심히 꾸며두긴 하죠. 


다낭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하니 이벤트성으로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여전히 이 여름 날씨에 크리스마스라는게, 곧 한 해가 끝난다는게 전혀 와 닿지 않네요. 


한국보다 계절 변화가 훨씬 적으니 한 해가 끝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이어지는거 같아요. 


그래도 어제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에 다녀왔는데요. 


친구 소개로 알게 된 지인이 저희 집 근처에서 유치원 비슷한걸 운영해요. 


왜 유치원 비슷한거라고 했냐면 사실 유치원은 아니거든요. 


일본어 어학원인데 성인 학생보다 어린 유치원생 학생들이 더 많아요. 


베트남도 맞벌이가 보통인지라 바쁜 부모님들은 한국의 여느 학원처럼 


공부도 시켜주고 밥도 주고 퇴근 전까지 챙겨줄 곳이 필요해요. 


제 지인은 어학원에서 그걸 다 해줘요. 


외국어도 알려주고, 식사 시간에 밥도 챙겨주고 부모님들이 데리러 올 때까지 


문을 열어두고 안전하게 보살펴주는거죠. 


이런 부분 때문에 유치원이 아닌데도 유아원 학생들이 많은 어학원이에요. 


학생들 특성이 이렇다보니 어학원 분위기도 약간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갔고, 


곧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지만 사실 아이들 연말 학예회같은 거였어요. 


제가 일본어를 좀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저도 가끔 가서 성인 회화반 공부를 도와주고 있는데 


그거 때문에 저도 오라고 초대를 받아서 잠시 들르게 됐어요. 


가기 전에는 잘 모르니까 그냥 크리스마스 음식 해놓고 (치킨이나 케익 같은거?) 


다같이 둘러앉아 밥 먹는걸 생각했어요. 


근데 가니까 사회자도 있고 산타복 입은 애들이 막 춤추고 있더라구요 ㅋㅋㅋ 


캐당황 



도대체 어학원에서 애들 데려다 언제 이런건 연습시킨건지 ㅋㅋㅋ 


예쁘게 차려입고 춤추는 애들이 귀엽기는 하더라구요. 



계속 아이들의 춤, 노래 등의 장기자랑이 이어졌고 



성인반 학생 중 생일이었던 사람들은 원장님이 신경써서 생일 케익도 준비해줬어요. 


책이나 장난감, 생필품등을 주고 받는 선물 증정식도 이어졌는데 


저도 선물을 받긴 했어요. 


그런데 그게 하나는 베트남 책 ㅋㅋㅋㅋㅋㅋㅋㅋ


읽을 수가 없어요. 


다른 하나는 어학원 학생이 그려준 제 얼굴이었는데, 


완전 순정만화 여자를 그려놔서 제 얼굴과 너무 다르더라구요 ㅎㅎ 


저도 양심이란게 있어서 그 그림이 저랑 닮았다고 차마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ㅎㅎ 


그래도 마음이 고맙죠. 


과자나 해바라기씨 같은 군것질 거리는 있었는데 


저녁 거리는 없어서 집에서 간단히 먹고 간게 잘 한 일이더라구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의리상 가긴 했지만 저한테 그렇게 재미는 없었구요 ^^;; 


말 통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랬던 듯.. 


하지만 이런 외국인이라도 신경써서 초대해주고 


선물도 챙겨준 베트남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한 날이었어요. 


한국 사람들만 정이 많은게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도 정이 많은 사람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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