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들의 하노이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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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베트남이 


선진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리적으로도 


굉장히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다낭에 있으니까 저를 방문하는


가족들이나 지인들은


"베트남 간김에 하노이나 호치민도 한 번 가봐야지" 


말씀하시는데 물론 가실 수 있어요. 


비행기타고.  버스 타고 가실거면 


24시간정도는 타셔야해요. 


혹은 "나 이번에 호치민 놀러가는데 만날 수 있어? 


다낭도 그 근처지?"


그러면 저는 "비행기타고 1시간 정도 걸리니까 


다낭 와. 만나자" 라고 해요. 


그러면 만나자는 말이 쏙 들어가더라구요 ㅋㅋ


버스타고 몇 시간 조금 가면 유명한 지역들


다 갈 수 있을 정도로 베트남이 지리적으로 


작은 나라가 아니랍니다. 


게다가 버스나 기차는 한국보다 좀 낙후되어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엄청 힘들어요. 


제가 예전에 네팔에서 에어컨도 없고 


와이파도 없고 경적만 울려되는 시끄러운 버스에 


10시간 갇혀있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잠깐


정신이 나갔을 정도로 죽을 뻔 했어요. 


그래서 베트남 전국 투어 하실 때는 기간 


잘 잡으시고 시간, 이송수단 잘 생각하셔서 


오시길 바래요. 


무튼 이렇게 생각보다 각 중심도시들이 


가깝지 않기 때문에 베트남은 크게 북쪽의 하노이, 


남쪽의 호치민 중부에 다낭과 나트랑 정도로


나눌 수 있어요. 


특히 하노이와 호치민은 거리상으로 꽤 떨어져있기


때문에 서로 쓰는 언어도 조금 달라요. 


똑같은 글자라도 읽는 발음이 다르고 


같은 물건이어도 부르는 이름이 달라서 


종종 하노이, 호치민 사람들이 서로 몇 문장들은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어요. 


중부 같은 경우 하노이보다는 호치민쪽 발음에 


더 가깝게 소리냅니다. 


저도 현재 베트남어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 중이지만 사람들이


보통 하노이가 수돈데 


이왕이면 하노이 발음으로 배우는게 좋을거라고 


많이들 얘기해줬어요. 


근데 아무래도 사는 곳도 배우는 곳도 


다낭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쓰는 


언어 방식대로 배우게 되요. 


안 그래도 베트남어 발음이 어려워서 배운 말을


써먹어도 현지인들이 제 말을 못 알아들을 판인데 


여기서 쓰지도 않는 하노이 말을 했다가는


더 의사소통이 어렵거든요. 


이렇게 말하면 말이 엄청 차이나는 것 같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


몇 몇 부분은 못 알아들을 정도로 다르긴 달라요. 


그런데 얼마 전 재미있는 가족을 봤어요.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인이기는 한데 


하노이에서 자랐고 현재는 다낭에 10년째 살고 있는


여자분이 있는데, 아이들을 위한 입주 보모를


하노이 말을 쓰는 하노이 출신의 보모를 


굳이 구해서 고용했더라구요. 


이유는 즉, 아이들이 하노이 말을 


썼으면 해서라고 합니다. 


이미 다낭에 10년째 살고 있고,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보다 많이 접하는 사람들은 


다낭 사람들인데도 말이죠. 


이게다 하노이 출신 사람들의


'하노이 부심' 때문입니다. 


뭐 어느 나라든 


수도권 출신 사람들의 부심은 있는 것 같아요. 


한국도 아예 그런 수도권 부심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순 없잖아요. 


아직도 방송에서 보면 사투리 쓰는 연예인들


나왔을 때 놀리기 일쑤고. 


베트남에서는 그 하노이 부심이 


굉장히 심하다고 할 수 있어요. 


내가 하노이출신이란 것에 


엄청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지역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 때


심지어 발음이나 단어를 고쳐주려고 하는 


사람도있죠. 


그건 좀 예의에 어긋난 사람인 것 같지만요. 


물론 하노이가 수도고 하노이 발음을 표준어로


하기 떄문에 뉴스등에서는 


아나운서가 무조건 하노이말로


방송을 합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 또 재미있는건 


드라마나 개그, 예능 프로 같은 건 


호치민쪽에서 많이 만들어서 그런지


호치민 발음을 쓰는 방송이 더 많다고하고요. 


참 아이러니 한 거 같아요. ㅎㅎ 


한국에서도 괜한 지역감정 조장이나 


지역차별하지 말라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베트남도 괜한 지역 부심 부리는


일들이 없었으면 하네요. 


제가 다낭서 다낭 발음으로 배우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ㅋㅋ 


괜히 어디가서 하노이발음 안 쓴다고 


무시당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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