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돌아오자마자 코로나로 죽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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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두 달여간의 한국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현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있습니다. 

 

아직 포스팅하고 싶은 게 많지만 찬찬히 하도록 할게요 

 

갑자기 발생한 질병으로 병원 다니느라 바빴던 나머지 미뤄둔 포스팅들이 많네요 

 

미국 와서도 죽다 살아났는데요 

 

돌아오고 딱 다음 날 하루만 멀쩡하더니, 바로 그 다음 날 새벽부터 심상치 않은 몸의 기운에 일어났습니다. 

 

놀랍게도 열이 나고 있더라고요 

 

거의 24시간을 쓴 여정이 힘들어서였을까, 아니면 간만에 돌아왔다고 몸이 적응을 못 했나 싶었습니다.

 

콧물. 기침은 전혀 없어서 감기라고 생각 못 했고, 하루 이틀 앓고 나면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미열이라고 생각했던 열은 금방 38도를 넘어섰고, 열이 나니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정말 종일 침대에 누워서만 지냈습니다. 

 

식욕도 뚝 떨어져서 뭘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지만, 살기 위해 단백질 쉐이크를 조금 먹었어요 

 

이상하게 오렌지 쥬스만 좀 땡기더라고요 

 

오렌지 쥬스랑 약간의 과일이 그나마 몸에서 조금 받는 음식.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떨어지긴 했지만 반나절도 못 가서 약효과가 떨어지고, 약효가 떨어지면 바로 다시 열이 올랐습니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잘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누워 있으면 계속 잠이 오긴 왔습니다. 

 

누워있고 싶지 않아도 열이 높고 먹을 수 있는 게 없어 몸에 힘이 없으니 누워있는 거 외에 움직일 수도 없었고요 

간만에 집와서 이것저것 손봐야 할 것들도 꽤 많았는데,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못 한 채, 거너씨 손을 빌릴 수 밖에 없었는데요. 

 

거너씨는 재택이지만 거의 12시간 넘게 매일 일 할 정도로 바쁜 업무에 시달리고 있어서, 일하랴 집안일 하랴 저 챙기랴 더 없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내일이면 낫겠지 하는 게 시간만 계속 가서 4일 밤낮으로 열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도 어차피 해열제만 주고 20만원 넘게 청구할 거 같아서 쉽게 가지도 못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로나 자가키트를 구해 검사해보니 양성이 떴네요 

 

진짜 코로나인 줄 몰랐어요 

 

지금까지 들었던 증상이랑 차이가 나서요 

 

저는 후각과 미국에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콧물도 안 나고 기침도 없이 열만 많이 났고요 

 

이상했던 건, 4일 째 열이 지속되는 날, 헛구역질이 미친듯이 났습니다. 

 

먹은 게 별로 없으니 당연히 구역질을 해도 나오는 건 없는데, 그런데도 온 내장을 내쏟을 것같이 극심하게 구역질을 해대고, 먹은 게 없는데도 트름도 무슨 용트름이 나오더라고요 

 

이해가 되질 않는 부분이었어요;; 

 

이 때는 계속되는 구역질에 진짜 죽을 것 같아 입에서 엄마 소리가 다 나왔어요 ㅠㅠ 

 

아주 누구 부탁할 사람이 있으면 살려달라고 하고 싶을 만큼 

 

저는 보통 열이 나도 옷을 얇게 입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두꺼운 이불을 덮어 땀을 빼 열을 내리는 편인데요 

 

코로나 열은 그게 통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덜덜 떨며 열심히 아이스팩으로 몸도 문질러보며 최대한 체온 떨어뜨리려고 용을 썼습니다. 

 

열이 내려간 계기는 좀 어이없는데, 이 날은 해열제도 안 먹은 날이었어요 

 

먹어도 다시 또 오르고의 반복이라 그냥 아이스팩하고 영양제만 조금 먹고 버텼거든요 

 

근데 키트로 코로나란 걸 알게 된 후 열이 내려갔습니다;; 

 

마치 엑소시즘 영화같은 걸 보면, 퇴마사가 악마의 이름을 알게 돼고 그 악마의 이름을 부르면 마침내 물러가는것 처럼, 제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뭔지 알게 되니 신기하게 열이 떨어지더라는 ㅎㅎㅎ

물론 앓을 만큼 앓은 상태였으니 열이 내려간 거겠지만, 딱 타이밍이 그래서 그 부분이 웃겼어요 

 

현재는 열은 완전히 떨어졌어도 여전히 몸에 기운은 없고 잠도 평소의 두 세배 옵니다 

 

간밤에도 거의 12시간 잔 것 같은데 밥 먹으면 다시 또 엄청 잠이 와요 

 

후유증인지 인파선이 좀 부은 것 같고, 밥도 아직 많이 못 먹습니다 

 

그래도 나아져서, 피자를 반쪽 밖에 못 먹던 걸, 한 조각은 다 먹을 수 있게 되었네요;;

 

보통 세 조각씩은 먹는 사람인데 한 조각 먹고 배불러 하는 절 보면서 어이없었어요 

 

제일 안타까운 건, 그나마 약간 올라갔던 청력이 코로나로 앓고 난 후 다시 본래로 돌아간 것 같다는 ㅠㅠ

 

돌발성 난청을 낫게하는 데 집에서 건강 관리하며 집중할 생각이었는데, 몸이 안 좋으니 청력도 다시 떨어졌네요 

 

이 부분이 제일 아쉬워요 

 

몸이 회복되면서 청력도 다시금 회복 되면 좋겠단 바람이에요 

 

참고로 전 코로나를 처음 걸려봤습니다. 

 

그동안 아무리 사람 많은데 다녀도 멀쩡해서 전 무증상으로 지나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진짜 보통의 감기와는 확연히 다른 녀석임을 깨달았어요 

 

중국이 대단한 걸 만들긴 했네요 

 

신기하게도 거너씨는 저랑 쭈욱 같이 있었는데도 멀쩡한 상태입니다 

 

이버맥틴을 2주 동안 갯수를 채워가며 미리 복용했었는데 그게 진짜 효과가 있는건지 원채 면역이 좋은 건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아직 괜찮은거라, 거너씨가 영원히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건지도 모르는거고 ㅎㅎ 

 

저나 하루 빨리 회복해서 일상을 찾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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