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갱신 문제 때문에 뉴올리언스에 있는 영사관에 방문하게 됐습니다. 집에서는 2시간 반 거리로, 하루 날 잡으면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기는 하지만, 저는 뉴올리언스까지 운전할 깜냥이 못 되고, 남편은 휴가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1박으로 다녀오게 됐습니다. 영주권 갱신건으로 방문한 뉴올리언스지만 호텔 숙박이 굉장히 만족스러워서 후기를 남깁니다. 뉴올리언스 방문하실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드리는 호텔입니다.
미국 남부 지방에 계신 분들은 보통 뉴올리언스에 있는 영사관을 이용하실 것 같습니다. 한국 영사관은 아니지만 비자 관련해서 이용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영사관과 같은 건물로 봐도 될 정도로 호텔 위치가 좋고, 가격도 매우 합리적입니다. 호텔은 옆에 큰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기도 해서 편의성은 최고입니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니라서 장점 말씀드리기 전에 호텔 단점부터 먼저 언급하고 가겠습니다. 일단 들어오는 입구 찾기가 힘듭니다. 저는 주차장과 연결된 통로를 통해서 손쉽게 호텔로 들어올 수 있기는 했는데, 차가 아니라 택시 등을 이용해 건물 정문에 내리신 분들은 입구를 못 찾아서 한참 헤매고 있더라고요. 저녁 사러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입구 문제로 못 들어오는 남자분을 만나서 같이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해맸는지 모르겠지만, 입구 찾는 걸 복잡하게 해 놔서 화가 잔뜩 난 상태더군요. 제가 이용했던 입구는 투숙객 전용으로, 카드 없이는 문을 열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체크인을 해야 할 손님들은 들어올 수가 없었던거죠. 주차장 통로 말고 다른 통로를 어디에 마련해 둔건지 조금 더 확실하게 만들어놨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얏트 하우스와 하얏트 리젠시라는 두 호텔이 같이 있어서 그게 조금 헷갈립니다. 건물은 따로 있지만, 연결 통로를 두고 수영장이랑 헬스장같은 건 공유하고 있습니다. 내가 예약한 호텔이 하얏트 하우스인지 리젠시인지 잘 구분해서 가야 합니다.
저는 가장 기본 스탠다드 룸을 예약했는데, 평일 예약이라 그랬는지 룸을 업그레이드해줬습니다. 하얏트 하우스라는 이름에 맞게 장기 투숙할 수 있게 해 둔 방이기 때문에 다른 호텔들 기본 방들보다 훨씬 넓습니다. 침대도 퀸 사이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컸고, 소파랑 테이블, tv도 넉넉한 크기라 좋았습니다.
티비는 방향 돌아갈 수 있게 해 놔서 소파에 앉아서 티비 보면서 밥 먹을 수 있었습니다. 원룸 같은 형태지만 넓어서 나름의 거실, 침실, 주방, 뭐 이렇게 구분될 수 있게 꾸며놓은 것 같습니다.
호텔 방 입구에는 각종 그릇과 조리두고,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가 딸려있는 부엌이 있습니다. 아쉬운 건 미국 호텔들에는 숟가락이 비치가 안 되어 있다는 것. 여기만 그런게 아니라 부엌이 딸린 다른 호텔에 묵었을 때도 숟가락은 찾기 어렵더군요.
그 외에는 충분히 필요한 접시와 조리도구가 다 갖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책상겸 식탁으로 쓸 수 있는 테이블도 정말 널찍합니다.
테이블 아래에 콘센트 다 설치되어 있고, 장시간 앉아도 불편하지 않는 꽤 좋은 의자를 갖다뒀습니다. 체크아웃 전까지도 일을 해야 하는 저희 입장에서는 너무 괜찮은 테이블이었습니다.
냉장고는 테이블 옆에 딱 맞는 사이즈로 들어가 있습니다. 냉장, 냉동고 다 되어 있는 거지만, 나중에 이 냉장고에 살짝 문제가 생기기는 했습니다.
침대 옆 옷장은 그냥 평범하지만 깔끔해서 좋았고, 여분의 배게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화장실도 넓직해서 좋습니다. 욕조가 있는 방은 아니지만, 샤워 부스가 있고, 수건이랑 옷걸이도 충분합니다.
바닥 재질이 인상적이었는데, 반짝반짝하게 펄을 깔아 두고, 미끄러지지 않는 특수 재질의 타일을 깔았습니다. 이게 당연한건데 이렇게 안 되어 있는 호텔들도 많아서 이런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3성급 호텔인데 이렇게 되어 있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샴푸, 린스, 손비누, 몸비누, 올인원 세제, 바디 로션이 있고, 품질이 그렇게 좋은 것들은 아니지만 그냥 호텔 세정제들입니다. 바디로션이랑 린스는 많이 쓰는 것들이니까 두 개씩 비치되어 있습니다.
또 좋았던 건 전신 거울이 두 개나 설치되어 있다는 겁니다. 하나는 문 바로 옆에 이렇게 작은 사이즈로 달려있어서, 외출 전 매무새를 확인해 볼 수 있게 해 놨습니다. 여러모로 집처럼 신경 쓴 게 느껴지는 방입니다.
욕실 문에도 큰 거울이 달려 있습니다. 큰 전신 거울이 두 개나 있으니 진짜 편했습니다. 확실히 '하우스'에 초점을 맞춰 만든 호텔이라 생활하기에 필요한 도구들을 다 찾주고 있다는 게 좋은데,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가성비가 참 괜찮습니다.
투숙한 방 번호는 1199 방이었는데, 이 방 위치도 예술입니다. 로비와 같은 층인 11층이고, 로비랑 식당 바로 옆에 있어서 아침에 밥 먹으러 갈 때도 5초 컷입니다. 그리고 창문 밖으로는 호텔 수영장이 보이고 스타디움과 스무디 킹 건물도 보여서 밖을 내다보는 맛도 있습니다. 화려한 뷰는 아니지만, 벽 뷰를 가진 호텔들도 많은데 이 정도 뷰면 그냥 감지덕지입니다.
근데 다음 날 일어나보니 냉장고 온도계에 문제가 생겼는지, 냉동. 냉장실에 있던 얼음이 녹아 내려서 바닥을 다 적셔놨더군요;; 제가 넣어둔 음료를 차갑게 할 온도까지는 됐는데, 만일 아이스크림이나 냉동식품을 넣어놨으면 큰일 났을 듯합니다. 퇴실 전까지는, 바닥에는 수건 깔아놨습니다.
조식 먹는 식당이 크기가 큰 데 비해 조식은 평범합니다. 베이컨, 삶은 달걀, 미국식 소세지 (햄버거 패티 같은 거), 감자요리, 오트밀 죽 2개, 과일들, 빵들, 요구르트, 와플, 주스들 이 정도 있습니다.
수영장은 아침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여는데, 야외 수영장이라 날이 좋을 때만 이용 가능합니다. 수영장 자체는 열어두지만 뉴올리언스도 추울 때는 춥기 때문에 아무리 남쪽 지역이라고 해도 늘 수영이 가능한 건 아닙니다. 저는 수영장을 이용했는데 깊이도, 크기도 적당해서 아침 먹고 운동하기 좋았습니다. 햇빛도 쨍하게 들어오지 않아서 그냥 선베드에 앉아서 쉬러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체크아웃 후에는 다음 일정까지 1시간 정도 시간이 있었고, 그 동안 또 일을 해야 했기에 카페를 가야 하나, 아니면 미팅룸을 빌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로비 바로 옆에 너무 좋은 공간들이 있어서 거기로 옮겼습니다.
그냥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거나 뭔가 먹어도 괜찮은 카페 테이블고 소파들이 이렇게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가 앉았던 자리는 스타벅스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이었습니다.
이런 테이블들은 콘센트도 다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컴퓨터로 일보기 굉장히 편합니다. 체크아웃 후에도 더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약간 길이 미로갔다는 것만 빼면, 별점 5점에 4.5점 주고 싶은 호텔입니다. 뉴올리언스 올 때 마다 호텔들이 다 괜찮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1박 이상을 했던 건 세 번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전부 호텔들이 괜찮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번 하얏트 하우스가 제 마음속에 1위입니다. 잠깐 머물다 가는거라도 역시 잠자리가 편해야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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