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햄버거 가게 체인점인 파이브 가이즈가 한국에 지점을 낸 게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맛비에 3시간을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라는 기사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한국 첫 상륙이라는 오픈 빨도 있겠지만 도대체 왜 이렇게 사람들이 장시간 줄을 서서라도 먹으려고 하는 햄버거인지 궁금해서 저도 다녀왔습니다. 파이브 가이즈가 어떤 햄버거 가게인지, 그리고 제가 먹어본 후기도 솔직하게 적어보겠습니다.
파이브 가이즈 버거즈 앤 프라이즈
그냥 파이브 가이즈라고 부르고 있지만, 공식 명칭은 Five Guys Burgers and Fries입니다. 86년에 개점한, 미국 내에서는 꽤 된 햄버거 가게이고, 본사는 미국 버지니아 주에 있습니다. 80년대 당시 미국에서 미용 기술을 갖고 있거나 햄버거, 술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고, 아들만 넷인 아버지가 다 같이 만드는 햄버거라는 뜻에서, 파이브 가이즈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차남이 총책임자로 있고 손자들까지 합세해 가업을 잇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천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미국뿐 아니라 영국, 호주, 한국, 유럽, 캐나다 등 해외로 진출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진 햄버거 가게지만 상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에 가족끼리 시작한 가족 경영 정체성을 지키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타 지역은 모르겠지만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 있는 지점에는 대통령들이 방문할 정도입니다.
파이브 가이즈 특징
생감자 사용
가게 공식 명칭에 '프라이즈'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이유가 있는데, 이 가게는 사실 햄버거보다는 감자튀김이 유명합니다. 보통 냉동 감자를 공수받아다가 매장에서 튀겨서만 파는 다른 햄버거 가게들에 비해, 가게에서 직접 감자를 깎고 튀겨서 신선한 감자튀김을 만들어서 유명해졌습니다.
한국에 만들어진 지점은 보성에 있는 감자를 공수 받아다 사용한다고 하는데, 미국 지점들은 아이다호 주의 감자를 사용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미처 그것까지 확인하지는 못 했지만 보통 어느 농지의 어떤 농부로부터 받은 감자인지까지 매장 내에 적어둘 정도라고 합니다. 오픈 키친을 통해 직접 햄버거를 만들고 감자튀김을 만드는 걸 볼 수 있는데, 냉동고에서 감자튀김을 꺼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감자를 직접 썰어서 튀기는 게 재미있습니다.
땅콩기름
그리고 튀김에 사용하는 기름도 특이합니다. 땅콩기름으로 튀깁니다. 튀김류 음식은 모두 땅콩기름으로 튀긴다고 하는데, 그걸 보여주듯이 매장에 가면 땅콩을 잔뜩 갖다뒀습니다. 이건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며, 원하는 만큼 먹어도 됩니다. 보통 햄버거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먹습니다. 생땅콩은 아니고 간이 되어 있는지라 좀 짭조름합니다.
매장 내 땅콩을 안 먹더라도, 요리할 때 쓰는 기름이 다 땅콩 기름이기 때문에 땅콩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드시면 안 됩니다. 그냥 햄버거나 감자튀김만 먹어도 알러지 증상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종이컵 감자튀김
또 다른 특징은 감자튀김을 종이컵에 담아준다는 겁니다. 물론 감자가 두껍고 양이 많기 때문에 종이컵에 다 넣는 건 턱도 없습니다. 종이컵에는 제공되는 감자 튀김의 4분의 1만 들어간달까요. 때문에 종이컵에 담아주는 게 딱히 의미가 없는데도, 오래전부터 이 방식을 공수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작은 종이컵에 담아주는 방식을 취해 감자튀김을 넉넉하게 주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식당에서는 포장인지 내부에서 먹을 건지 계산할 때 물어보는데, 파이브 가이즈는 물어보지 않습니다. 어디서 먹든 무조건 종이 봉투에 음식을 담아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음식을 받아가지고 와서 집에 있는 접시에 담아 먹었습니다. 한눈에 감자튀김 양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확실히 다른 햄버거 가게에 비해 감자가 길고 두껍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맛은 그냥 그런데, 감자가 짭니다. 미국 음식이 보통 짜고 단 맛이 강한 건 알겠지만, 이건 그냥 짠맛만 강해서 솔직히 맛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감자튀김은 다 먹지 못하고 남겼습니다.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 솔직 후기
이제부터 개인적인 솔직 후기 들어갑니다. 솔직히 비쌉니다. 코로나 이후 미친듯이 올라간 물가 상승으로, 햄버거 하나 먹는데 2~3만 원 들어가는 요즘입니다. 더 이상 햄버거는 패스트푸드가 아닙니다. 파이브 가이즈 말고도 다른 햄버거 가게들도 일제히 물가를 올렸기 때문에, 여기만 비싸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파이브 가이즈는 다른 햄버거 가게보다 더 비싼 편입니다. 한국에서도 햄버거 단품 하나에 만원이 넘는 걸 보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금액이랑 거의 같습니다. 호주에도 지점을 냈을 때 화제가 됐던 게 가격이 비싸서였습니다. 때문에 유명세에 비해서는 지점이 적은 걸지도 모릅니다.
제가 매장 방문했을 때, 일반 버거 하나랑 감자 튀김 작은 사이즈, 밀크 셰이크 이렇게 시켰습니다. 그런데 나온 금액을 보면 19.99달러, 20달러가 나왔습니다. 햄버거 두 명분도 아니고 한 명 분입니다. 치즈 햄버거나 베이컨 햄버거등 토핑이 다양하게 들어간 것도 아닌 가장 기본적인 일반 버거를 시켰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햄버거 가격이 이 정도인건 너무 비싸고, 이 돈으로 햄버거 먹을 바에 다른 거 먹고 싶습니다.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는 호일에 싸서 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안에 치즈 토핑이 들어갔다면 치즈가 녹진하게 녹기도 하고, 빵이 눅눅해지기도 하는데, 이걸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그래서 인기가 많은 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눅눅한 햄버거 빵 별로 안 좋아합니다. 빵뿐이 아니라 솔직히 이거 맛이 없습니다. 안에 넣을 토핑은 제가 선택할 수 있어서, 파프리카와 버섯, 상추 이렇게 넣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패티에 사용한 소고기 질이 안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간이 안 되어 있는 건지 별 맛이 안 납니다. 소스도 안 넣어준 건지 딱히 햄버거에서 무슨 맛이 나질 않습니다. 햄버거에 20달러 넘게 냈는데, 눅눅하고 아무 맛도 안 나는 버거를 씹고 있자니, 이게 무슨 음식인가 하고 쓴 돈이 아까웠습니다. 굳이 미국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이보다 훨씬 맛있는 햄버거 가게 넘쳐납니다. 그냥 수제 버거 집 들어가는 게 훨씬 맛있고, 조금 고급 프랜차이즈 버거를 먹고 싶다면 '쉑쉑 버거'가 개인적으로 3배 낫다고 봅니다. 쉑쉑 버거도 비싸지만 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맛은 있습니다. 밀크 셰이크는 너무 평범해서 굳이 뭐 언급할 게 없어서 말 안 하겠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현재까지 먹어본 버거 중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는 건 '프레디'라는 버거집인데,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리뷰하겠습니다. 파이브 가이즈는 햄버거는 물론 감자튀김, 음료 다 가격은 둘째치고 맛이 없어서 저는 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추억의 음식이라고 하는데, 제 입맛에는 너무 안 맞는 버거입니다. 저같이 음식 맛에 너무 실망할 수도 있으니 가실 분들은 기대를 안 하고 가야 조금이라도 맛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파이브 가이즈는 여기서 끝입니다. 비싸고 맛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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