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테이블 페인트 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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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는 이사올 때 부터 전주인이 남기고 간 것들이 몇 개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야외 테이블이에요. 

 

집 뒷문이 있는 쪽에 차를 주차해둘 수 있는 작은 쉐드가 있고, 그 뒤쪽으로 약간의 공간이 있어서, 긴 소파와 사람 4~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낡은 테이블이 있어요. 

 

필요 없었는지 전주인이 이것들을 두고 갔고, 낡았지만 버릴 정도는 아니라서 저희도 그냥 놔두고 있었어요. 

 

겨울이라 밖에서 시간 보낼 일이 별로 없으니까요. 

 

근데 요즘 이쪽은 벌써 날이 따뜻해져서 10~15도를 왔다갔다해요. 

 

그러다 갑자기 추워질 수도 있지만 야외활동하기 괜찮은 온도입니다. 

 

그래서 낡은 테이블의 색을 바꿔 분위기를 바꿔보면 조금 더 쓰고 싶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테이블에 직접 페인트 칠을 하기로 했어요. 

이게 야외 테이블 원래 모습이에요. 

 

마치 조립식 테이블처럼 가운데를 접고 양쪽의 테이블을 붙여서 더 작은 4인용 테이블로도 만들 수가 있어요. 

 

어디 무너지지 않고 쓸만한데, 아랫부분 흰 페인트 칠이 벗겨져서 좀 지저분해 보이고, 테이블의 나무색도 다듬어지지 않은 나무 본래의 판자를 얹은 느낌이라 그닥 예쁜 테이블이라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페인트 칠을 하기 전에 일단 사포로 나무를 좀 다듬어주고, 아랫부분도 청소를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이 기계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사포질 해주는 기계예요. 

얇거나 두꺼운 사포용지를 골라서 기계에 껴 넣으면 빠르게 기계가 움직여주면서 효율적인 사포질을 도와줍니다. 

겉면에 드릴 마스터라고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이게 기계 이름인지 브랜드 이름인지 모르겠네요. 

 

무튼 사포 종이를 낀 부분을 밑바닥으로 향하게 해서 나무와 맞닿게 한 후, 전원을 켜주고 나무결을 따라 위 아래로 움직여주며 사포질을 해주면 돼요. 

오른쪽부터 사포질을 시작했어요. 

 

확실히 사포질을 한 부분은 색이 밝아져있죠?

 

테이블이 엄청 큰 건 아니지만, 이걸 손으로 일일이 다 사포질을 하려면 팔근육이 꽤나 힘들었을텐데, 기계로 하니까 쉽고 빨리 할 수 있었어요. 

사포질을 다 한 후에는 테이블을 전체적으로 청소하기 시작했어요. 

 

위의 사진을 보면 테이블 위에 하얀 가루나 점 같은 것들이 뿌려진 게 보이실거에요. 

 

이건 청소를 위해 스프레이를 뿌려둔 거에요. 

차나 야외에서 쓰는 물건 닦을 때, 주로 이 다목적 스프레이를 뿌려 닦고 있어요. 

 

테이블 곳곳에도 스프레이를 뿌린 후에 좀 나뒀다가 키친타월 같은 두꺼운 페이퍼 타월로 닦아냈어요. 

이 파란색 페이퍼 타월이 질겨서 잘 끊어지지도 않고, 일회용이지만 뭐 닦아내거나 청소할 때 좋더라고요. 

쓱 닦아보니, 사포질할 때 벗겨진 나무 가루들이 묻어나옵니다. 

 

먼지도 다 섞여있겠죠. 

 

야외테이블이라 한 번도 청소를 안 했거든요 ㅋㅋ 

 

청소하면서 제일 문제였던 부분은 테이블 위가 아니라 아랫 부분이었어요. 

 

기둥 부분이 엄청 더러웠거든요. 

 

아래에 혐오 사진이 나옵니다. 주의하세요

테이블 아래 기둥에는 이렇게 벌레집의 흔적이 남아있었어요. 

 

아마 말벌 같은 종류의 벌레가 아닐까 하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걔네들은 처마밑이나 나무 같은데 집을 짓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아무데나 집을 만든대요. 

 

설마 테이블 밑에 집을 이렇게 지을 줄이야;; 

 

딱 보기에도 굉장히 단단하고 질서 정연해 보이는 집을 지어놨어요. 

 

때론 곤충들의 본능과 뇌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요. 

 

어쨋든 저에겐 이게 혐오의 대상이니 얼른 털어내버려야겠죠. 

집을 허무니, 그 안에 죽어있던 벌레의 유충들이 떨어졌어요. 

 

아.. 역시 혐오.. ㅠ 

 

제가 곤충, 벌레는 너무 싫어해요. 

 

이미 죽은지 상당히 오래된 유충의 몸뚱이었지만 너무 싫었어요. 

 

테이블 밑 기둥을 자세히 볼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제라도 청소하고 떼어내서 다행이에요. 

 

테이블 기둥은 물을 뿌려가면서 좀 더 신경써서 닦았어요. 

물기가 마른 후, 페인트 칠을 하기 위해 준비했어요. 

 

마당에 페인트 색이 떨어지지 않도록 비닐 천 같은 걸 깔아주고 그 위에 테이블을 옮겼어요. 

 

테이블 기둥은 본래대로 흰색으로 칠해줄 예정이었지만, 거너씨의 의견대로 테이블 색은 바꾸기로 결정. 

 

테이블에 칠할 페인트가 다른 곳에 묻지 않도록 라인을 만들기 위해서 테이프로 대충 선을 만들어 붙이고, 그 아래에 전단지 같은 걸 달아서 아래에 튀는 걸 방지했어요. 

 

허접하게 보여도 나름 효과가 좋답니다.

테이블 색으로 고른 건 바로 이 하늘색. 

 

흰색이랑 하늘색이랑 어울릴 것 같다고, 상의 없이 하늘색 페인트를 사왔더라고요. 

 

근데 뭐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저도 그냥 이걸로 하자고 했어요. 

 

요즘 물가 상승도 상승이지만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 페인트 값도 올라갔어요. 

 

페인트도 기름이 들어가는거라 한 통에 20달러씩 하더라고요. 

 

그나마 스프레이 형태의 페인트가 조금 저렴해서 하늘색 페인트는 스프레이로 사와서 칠했습니다. 

여러번 스프레이를 뿌려야 할 줄 알았는데, 한 번씩만 쓱쓱 뿌려도 대략 생각했던 색이 진하게 나와서 괜찮았어요. 

 

저랑 거너씨랑 돌아가면서 하려다가 제가 손가락 힘이 없어서 스프레이를 잘 못 뿌리더라고요. 

 

이거는 거너씨 혼자 다 했어요. 

테이블 기둥을 칠하기 위해 흰색 페인트를 열었어요. 

 

이건 스프레이가 아니라 페인트로 사왔습니다. 

 

처음 페인트 뚜껑을 열면 이렇게 허여 멀건한 형태의 모습이에요. 

당연히 이 상태로 쓰면 안 되고, 나무 스틱을 넣어 열심히 페인트를 휘어저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제가 생각했던 본래의 흰색 페인트 색이 나온답니다. 

 

페인트는 무조건 저어주고 색 만들어서 쓰기. 

브러쉬도 샀지만 평면을 칠할 때 쓰기 좋아보이는 스펀지 브러쉬도 있어서 사왔어요. 

 

저는 이걸로 칠했습니다. 

 

부드럽게 싹싹 발려서 굉장히 쓰기 좋았어요. 

이것이 완성품입니다. 

 

청소 후 흰색 페인트와 하늘색 페인트로 칠하고 나니 처음 모습보다 훨씬 깔끔해지지 않았나요. 

 

저희 집 마당에 잘 어울리는 색인지는 사실 아직도 의문이긴 합니다만, 지저분한 테이블이 놓여있는 걸 보다가, 화사한 색을 입은 테이블이 있는 걸 보니, 전보다 더 밖을 보는 재미가 생겼어요. 

 

아직 의자가 남았는데, 나중에 의자까지 새로 고쳐서 둔 후에, 여름에 야외에서 사람들하고 이 테이블에서 수다 떨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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