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얼마 전에 계약한 새 집으로 주말동안 이사를 했습니다.
본래 세들어 살고 있던 아파트는 계약기간이 12월 중순까지이므로, 새 집으로 이사를 하더라도 그 집은 12월까지 비게 됩니다.
그래서 몇 가지 중요하지 않은 물건은 남겨두고 왔는데, 몇 번 왔다갔다 하면서 천천히 옮기려고요.
주말에는 생활하는데 중요한 것들은 다 옮겼어요.
가구랑 주방도구, 욕실도구, 침구류 같은 것들이요.
새 집이랑 본래 살던 집이랑 멀지 않아서 자주 오갈 수 있는 게 다행이에요.
한 번에 이사를 다 하려고 하면 힘든데,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짐을 옮길 수 있어서 그나마 수월합니다.
그래도 본격 이삿날은 주말이었는데, 이 날도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한국처럼 포장이사센터가 거의 없고, 있더라도 너무 비싸서 이용할 수 없기에, 미국에서는 대부분 셀프로 이사를 합니다.
그러니 몸이 죽어나지요 ㅋㅋㅋ 물론 짐을 옮기는 걸 도와줄 사람은 고용할 수 있는데, 작년에 테네시에서 알리바마로 이사할 때는 시부모님이 도와주셨지만, 이번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을 찾기로 했어요.
일꾼 고용과는 별개로 이삿짐 트럭은 따로 빌려야 했고요.
보통 '유홀'이라는 트럭 대여 업체가 제일 유명해서 거기서 많이들 빌립니다.
마침 트럭 대여에 일꾼 2명을 2시간 고용하는 패키지도 있어서 따로 페북에서 구하지 않고, 유홀을 통해 전부 예약했습니다.
트럭도 9시에 픽업하러 가기로 했고, 일꾼들은 11시에 오기로 했었어요.
거너씨 혼자 트럭을 가지고 대여점을 갔는데 안 오는 겁니다.
알고보니 예약해뒀던 트럭이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고, 유홀쪽에서는 현재 가능한 트럭이 이 지점에는 없으니 여기서 40분 떨어진 다른 지점에 가서 트럭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죠.
물론 그 트럭 가지러 가는 것도 예약자인 거너씨가 직접 가야했고요.
예약했던 것보다 조금 더 큰 트럭을 빌릴 수 있었지만, 미리미리 트럭 확인도 안 하고, 당일날 멀리도 떨어진 지점으로 픽업 장소를 바꿔버린 거지같은 미국 서비스가 이제는 놀랍지도 않습니다.
결국 거너씨는 이런 저런 일을 겪고 11시 반에 비로소 이삿짐 트럭을 몰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11시에 오기로 했던 일꾼들한테도 시간 변경을 요청해서 그들은 다른 이사일을 하러 갔다가 2시 반쯤 왔고요.
유홀측 잘못인데, 당일날 일꾼들 시간을 변경해버린 저희가 사과를 하게 되버렸어요.
차고랑 집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일단 차고 입구 앞에 트럭을 댔습니다.
본래 계획은 이보다 작은 트럭을 빌려서 2번 왔다갔다 하려고 했는데, 큰 걸 빌려왔으니 한 번에 실을 수 있겠더라고요.
일꾼들 올 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박스 같은 건 저랑 거너씨랑 미리 좀 옮겨놨어요.
짐의 일부분들입니다.
상자가 참 많죠;; 빈 상자 구하느라 주류 판매점에 가서 버려지는 상자 주워왔어요 ㅋㅋㅋ
점심으로는 그냥 근처 가게 가서 스프랑 마카로니 요리를 포장 후 간단히 먹었고요.
이삿날은 바쁘니 다들 식사를 제대로 못하기는 하죠.
점심까지 먹고 기다려도 일꾼들이 안 오길래 저는 냉장고에 있던 음식들을 아이스박스에 넣고 미리 새 집으로 가 있었어요.
식재료라도 미리 옮겨두기 위해서.
그 때 거너씨한테 일꾼들이 왔다는 연락을 받았고, 곧이어 그들과 짐을 싣고 거너씨도 새 집으로 왔습니다.
정확하게 일꾼들한테 얼마를 지불했는지 기억 안 나지만 대략 20만원 정도 됐던거 같아요.
2명, 2시간 일 해주는 대가입니다.
저희는 가구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요.
식탁, 소파, 작은 거실 테이블, 서랍장 1개, 건조기, 세탁기 이게 다 입니다.
티비도 없고, 침대도 없어요.
둘이 사니까 애들 가구 같은 것도 없고요.
그래도 서랍장이랑 소파는 크기 때문에, 둘이 해결할 수 없어서 이거 때문에 일 도와줄 사람을 부른건데, 어쨌든 2시간 계약을 했으니 그만큼은 도와주고 가야하잖아요?
그게 제 생각인데, 딱 큰 짐만 날라주고 박스 몇 개 옮기더니 가더라고요.
거너씨가 시간 변경 한 거 때문에 미안해서 일찍 가도 된다고 하긴 했지만, 그건 유홀측 잘못이고 짐이 남았는데도 가구만 옮겨주고 가버리는 게 제 입장에선 '뭐지..' 싶었어요 ㅎㅎ
짐을 싸고 푸는 걸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딱 가구만 옮겨주고 끝이더라고요.
한국이랑 미국이랑 다르기에 비교하면 안 되지만, 자꾸 비교가 됩니다.
짐 싸는 것 부터 푸는 것까지 풀 서비스로 해주는 한국의 이사짐 센터 서비스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엄지를 치켜들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요.
지난 번과 달리 일꾼 고용도 했지만 거의 셀프 이사나 다름 없었다고 생각해요 ㅎㅎ
짐 풀다가 배고파서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한국에서 이삿날은 중국음식이 국룰아닙니까 ㅎㅎ
뜨끈한 짬뽕 국물이랑 바삭한 탕수육이 엄청 그리웠지만, 이 타국에서 뭐 별 수 있나요.
여기선 이삿날 보통 뭐 먹냐니까 피자 먹는다네요.
미국은 먹을 게 피자, 햄버거, 치킨 밖에 없는 나라 같아요 ㅋㅋㅋㅋ
진짜로 -_-
결국 1인 1피자에 지역 맥주로 배를 채웠어요.
그 전에 미리 새 집을 오가며 옷이라도 정리해놨기에 망정이지, 아니였으면 짐 정리 이틀 안에 못 끝냈을 것 같아요.
토요일에 이사하고 대충 짐 풀고, 일요일에 청소했어요.
그런데 너무 웃긴건 거너씨가 본래 집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안 가지고 온 거 있죠 -_-
이삿짐 실을 때 제가 없었는데, 잊어버릴 걸 잊어버려야지 가벼운 것도 아닌 그 무거운 두 개를 안 가지고 온 거에요.
세탁기는 낡아서 새로 주문해둔 상태지만, 배송이 너무 느려서 배송 올 동안 가지고 와서 쓰기로 했고, 건조기는 본래 걸 쓰기로 해서 둘 다 가지고 와야되는데, 유홀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건지 중요한 가전제품을 두고 오다니 제 입장에선 이해가 잘 안됐어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이미 벌어진 일..
다행히 그 전 집을 아직 드나들 수 있어서, 새 세탁기 배송올 때 까지만 빨래는 거기가서 하기로 했어요 ㅋㅋㅋ
빨래할 때 마다 전 집을 가야 하는 요상한 상황.
안 그래도 일요일에 빨래 하러 다녀왔는데, 다행히 살던 곳이 아파트 단지라 관리사무소에 이렇게 작은 사무실도 있고, 헬스장도 있어요.
와이파이도 있어서 빨래 되는 동안은 여기서 게임하거나 컴퓨터하거나 했습니다.
집에는 세탁기. 건조기 외에 모든 가구를 빼버렸기 때문에 ㅎㅎ
역시 뭐 하나 쉽지 않네요.
트럭 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세탁기를 두고 오질 않나;
그래도 이 정도 에피소드는 있어줘야 나중에 추억하면서 수다 떨 수 있겠죠.
누구 다치거나 부서진 거 없이 이사한 것만으로도 무사히 이사한거라고 생각할래요.
빨리 주문한 세탁기나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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