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오래되서 그런지 멀쩡해보여도 자잘자잘하게 고장 나는 것들이 많아요.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히터예요.
히터가 나오긴 하는데 그냥 바람만 나옵니다.
뜨거운 바람이 나와야지 그냥 바람만 나오면 더 춥게 느껴지죠.
온돌 없는 것도 짜증나는데 더운 바람마저 나오지 않아 집 안인데도 쌀쌀하게 느껴져요.
남쪽 지방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엄청 추운 건 아니지만, 한창 온도가 내려갈 때는 서리도 얼고 실외기도 얼고 그랬어요.
몇 번 수리업자가 와서 고치긴 했는데 잠깐 괜찮아지는가 싶다가도 다시 되돌아갑니다.
다행히 응급 히터라는 게 있어서 그걸 틀긴 하지만 전기세가 많이 나와요.
그걸 들은 시부모님이 저희가 안타깝게 느껴졌는지 선물을 하나 보내주셨어요.
보내기 전까지만 해도 뭔지 말씀을 안 하셨는데 받아보니 전기이불이네요.
전기장판만 봤지 전기이불은 처음 봤어요.
깔고 자는 게 아니라 덮는 거더라고요.
마치 일본에서 쓰던 고타츠가 연상됐어요.
이불 사이즈가 꽤 커서 퀸 사이즈 침대 보다도 더 컸어요.
이 전기 이불에는 두 개의 스위치가 달려있는데, 이불이 넓다보니 두 개가 필요한 가봐요.
하나면 연결하게 되면 반쪽만 따뜻해진다는.
전원버튼, 온도 버튼, 타이머 버튼이 각각 달려있어요.
타이머는 최장 9시간 반까지 설정 가능하고, 가장 기본이 1시간부터 설정 가능합니다.
이불 자체도 전기 연결 안 해도 엄청 따뜻한 소재예요.
북실북실해서 껴 안고 있으며 부드럽고 포근해져요.
안감은 더 따뜻한 소재예요.
약간 토끼털이 연상되는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춥다기보다 그냥 쌀쌀하기만 할 때는 이걸 덮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불 한 쪽에 양쪽 끝에 요렇게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온도 조절 스위치를 꽂아주면 돼요.
두 개니까 두 개 다 꽂아줘도 되고, 하나만 꽂아서 반만 따뜻하게 사용해도 됩니다.
각 스위치 당 콘센트도 각각이라, 전기 이불을 완전체로 해서 쓰시려면 콘센트가 두 개 필요합니다.
다행히 저는 침대 위 아래에 다 콘센트가 있고, 콘센트 하나 당 두 개 꽂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그냥 두 개 다 꽂고 써요.
온도도 1부터 9단계까지 조절 가능한데, 처음에 5단계로 해놓고 1시간 정도 설정해두고 자면 꿀잠 잘 수 있어요.
봄이 거의 다 되가는 시점에 쓰게 된 건 아쉽지만 그래도 밤에 아예 히터 꺼버리고 이것만 써도 매우매우 충분합니다.
전기매트만 쓰다가 전기 이불을 써보니 색다른데, 전 전기이불이 더 마음에 드네요.
따뜻한 건 둘 다 똑같지만 매트는 몸 자체를 둘둘 두를 수가 없죠.
전기 이불은 전선기 하나 하나 깔려서 뜨끈뜨끈한 이불로 온 몸을 둘둘 감을 수도 있고, 스위치 켜자마자 바로 반응하기 때문에 따뜻해지는 걸 기다리지 않아도 되요.
매트는 매트가 따뜻해지고 그 위를 이불로 덮어서 이불 안 공기가 더워지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런데 이건 이미 따뜻한 이불을 바로 몸에 덮는 거니까 이불 안 공기가 데워지기까지의 시간이 필요가 없어요.
전기 이불이라고 해도 전혀 무겁지 않고요.
만져보면 얇은 전선들이 안에 깔려있는 게 느껴지는데 무게감이 없어서 엄청 가볍습니다.
단지 이불이 큰 이불이라 그 무게만 있고요.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본의아니게 시부모님이 사줄 때 까지 기다린 꼴이 됐네요 ㅎㅎ
점점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어서, 4월정도까지는 꽤 춥죠.
심지어 4월에 눈에 내릴 때도 있고요.
전기 매트로 부족함을 느끼시는 분들은 전기 이불도 강력크 하게 추천합니다 ㅎㅎ
써보니까 매우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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