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재미로 군대에서 훈련할 때 먹는 고 칼로리 비상식량을 먹어본 적은 있지만, 살면서 실제로 비상 식량을 준비해야 하는 일은 없었는데, 미국에서는 있네요.
제가 사는 미국 남부쪽은 허리케인이 매년 있는 곳이라 그걸 대비해 정수기도 무동력으로 구매해뒀고, 발전기도 사 놨어요.
허리케인은 보통 여름에 있는데 여름 시작되면 이미 현재 구한 것들이 매진되서 구하기 어려워지니까요.
근래에는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교체되며, 그들의 지지자들에 의해 미국 사회에서 여러 충돌이 예견되어 몇 몇 지역에서는 식료품이 금방 동나는 곳도 있었어요.
저희도 혹시 몰라서 미리 중요한 기본 식료품은 미리 사다 두긴 했었어요.
다행히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식료품을 쓸 일은 없었지만, 아직 보관해두고 있답니다.
통조림이랑 시리얼, 오트밀, 설탕. 밀가루. 쌀. 라면 같은 걸 사뒀었어요 ㅎㅎ
쓸 일이 없던 건 다행인데, 이제 저걸 언제 소비해야 하나 하는 중 ㅎㅎ
그러던 중 미국에 말도 안 되는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텍사스는 전기. 물이 끊기고 사람들이 동사하는 일들이 벌어졌죠.
텍사스에서 한파로 인한 동사라니...
추운 지역이 전혀 아니기에 모두들 이런 한파엔 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백 몇 중 추돌 사고에, 전기가 끊겨 히터가 안 되니 집 안에 물건을 하나 둘 땔감으로 쓰면서 버텨냈던 사람들도 있었어요.
다행히 주말이 지나면서 갑작스레 다시 온도가 올라가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텍사스에서는 이번 재해를 수습중이라고 해요.
피해가 엄청 클 거에요.
갈수록 날씨를 비롯해, 지진, 해일, 허리케인 등 자연 재해 피해가 늘어가고 있고, 그걸 전부 미리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이러다가 갑자기 미친듯이 폭염이 와서 고생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아직 2월이고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제가 있는 곳에도 갑자기 얼음이 얼거나 하는 일이 안 생긴다고 어떻게 장담할까요.
이번 주엔 저희 집 실외기도 얼었었는데요 뭐;;;
때문에 거너씨가 그런 여러 상황이 걱정스러웠는지, 온라인으로 재난 식량 (비상 식량)을 구매했어요.
이번에 구매한 건 지난 번에 마트에 가서 먹을 걸 미리 조금 사둔 거랑은 달라요.
텍사스 사태처럼 전기도 끊어졌을 때 버틸 수 있는 특별한 비상 식량을 주문했어요.
온라인으로 주문 가능한 여러 비상 식량 회사들이 있는데, 구매자가 많았는지, 몇 몇 사이트에서는 이미 매진되서 구매하기 힘든 곳도 있었어요.
메뉴랑 가격이 괜찮고, 재고가 남아있어 저희가 주문한 곳은 my patriot supply라는 사이트예요.
한국에서는 비상식량 하면 보통 라면이나 캔 음식 생각하시는데, 이 사이트에서도 물론 캔 음식도 있지만 비닐형으로 밀봉되어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응급 식량이 많아요.
전기가 나가도 불을 피워 물은 끓일 수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비상시에 나쁘지 않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거죠.
사이트에서는 음식도 판매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용품이나 팁 들도 같이 공유하고 있어요.
자연 재난도 재난이지만, 경제적 재난이나 나라에 물리적 충돌이 있을 경우의 재난도 대비해 여러 팁 등을 공유하고 있네요.
그리고 렌틸콩이나 해바라기, 브로콜리처럼 흔히 먹는 채소. 곡물 씨앗도 판매하고 있는데 벌써 매진된 것들이 은근히 많았어요.
미국은 땅덩이가 넓으니 마당 있는 집들은 마당 한 구석에 자그마하게 키워 먹기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미국에서 먹는 주 비상식량 (재난 식량)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짝 메뉴 보여드릴게요.
제가 구매한 사이트에서는 장기간용 식량과 단기간용 식량이 나뉘어져 있는데, 많이 살거나 적게 살거나 그 차이죠 뭐.
제일 긴 건 1년치 비상식량이에요.
약 200만원 넘게 하고 있고, 3504개의 음식이 들어있습니다.
생각보다 종류가 좀 다양해요.
아침 식사용으로 먹을 만한 팬케익이나 죽 메뉴가 있고요.
저 같은 아시아인들이 좋아할만한 밥 종류의 메뉴도 있습니다.
사진에서 제가 보여드리는 것 외에도 종류가 좀 더 있어요.
파스타나 감자 스프, 브로콜리 스프, 콩 스프, 매콤한 칠리 마카로니도 있어요.
점심이나 저녁 메뉴로 괜찮은 메뉴들이에요.
사진 속 음식들은 접시만 소품일 뿐, 실제 제가 받는 비상식량 그대로입니다.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보이죠?
대체로 하루에 2000칼로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식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2주간 소비할 수 있는 비상식량을 주문했어요.
물에 타서 만들어 먹는 오렌지 주스랑 위에서 본 메뉴들이랑 과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처럼 밀봉된 봉투에 음식들이 하나 하나 들어있고, 배송 올 때는 저 박스에 와요.
주문이 밀려서인지 아직 도착은 안 했습니다 ㅠㅠ
이거는 음식에 대한 간단 설명서 같은 건데, 칼로리. 음식 종류 수, 팩 사이즈, 미국에서 만들었다, MSG 없다, 준비 간단하다 그런 것들이 적혀 있네요.
제가 산 건 비닐 안에 밀봉된 걸 샀지만, 캔 음식을 선호하시는 분들을 위해 캔 음식도 마련되어 있어요.
메뉴는 밀봉 봉투에 담긴 거와 거의 다르지 않아요.
스프, 고기, 음료, 과일 등 오히려 캔에는 담을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더 많겠죠.
음식 말고 위급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도구도 판매하고 있는데 대부분 캠핑용품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캠핑 용품을 보면 야외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들이니, 같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ㅎㅎ
만약을 위한 사태를 대비해 비상식량을 주문하긴 했지만, 당연히 실제 꺼내 쓸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캠핑 놀러갈 때나 쓸 수 있었으면.
그래도 혹시 모르는 안 좋은 상황을 준비하는 대비책은 필요하니까요.
" Hope for the best, Prepare the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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