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가족들과 미리 크리스마스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명절 당일에 전화나 연락은 해야 할 것 같아서, 거너씨가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어요.
운전하면서 블루투스 연결해서 스피커폰으로 하고 있었기에, 소리가 좀 웅웅 거려서 무슨 내용을 얘기하는 지는 몰랐지만 뭔가 좀 범상치 않은 일이 있던 것 같았고, 전화를 끊은 후에 무슨 일이 있었냐 거너씨에게 되물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성탄절 아침 6시쯤,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큰 차량 폭발 사고가 있었어요.
폭발이라니...
사고로 인한 폭발이 아니였고, 주차되어 있던 차량에 누군가 인위적으로 설치한 폭탄이 터진 사고였습니다.
굉장히 큰 사고였고, 전화로 소식을 들은 후에 뉴스를 찾아보니 하늘에서 폭탄이 투하된 것 마냥 거리 일부분이 초토화됐더라고요.
테네시 주는 제가 지난 주까지만해도 생활했던 곳이고, 내슈빌에서는 좀 떨어진 곳이였지만, 테네시 주의 수도였기에 종종 방문했던 곳이에요.
특히 음악의 도시로 유명한 곳이기에, 라이브 바들이 쫙 늘어선 거리는 전국에서 음악을 즐기러 모여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맛있는 레스토랑들도 많은 곳이죠.
이번에 폭발 사고 난 장소도 완전 내슈빌 다운타운 한복판이에요.
내슈빌 도시의 상징 장소 중에 하나인 '닛산 스타디움' 바로 옆이더군요.
다행히 사망자는 없고, 다친 사람은 경찰관 3명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사상자가 적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굉장히 이상한대요.
대초에 이 차량 폭발은 누군가를 해칠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거에요.
누군가가 거리에서 울려퍼진 총소리를 듣고, 경찰에게 신고했고, 경찰관들이 그 주변을 수색하던 중 한 차량에서 의심스러운 장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차량에 있는 스피커에서 큰 안내방송에 나왔는데, 15분 후면 폭탄이 터질거니 모두 대피하라는 내용이었죠.
즉시 경찰은 특수물질을 전담하는 팀을 불러달라는 요청을 하고, 주변 건물과 집을 다니며 사람들을 대피시켰습니다.
때문에 실제 굉장히 큰 폭발이었음에도 불구, 다친 일반인들이 없었고, 경찰관들만 좀 피해를 입었고, 청력 손상 외에 생명의 지장이 갈 정도의 부상자는 없다고 합니다.
이 폭발로 인해 테네시, 켄터키, 앨리바마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는데요.
폭발로 인해 타격을 받은 건물 중 하나가 미국의 거대 통신 회사인 AT&T 소유 건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건물은 네트워크 장비를 갖춘 중앙사무실로, 이곳이 타격을 입자 그 주변 일대도 통신 장애를 일으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고, 내슈빌 국제공항 비행편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누가봐도 이건 절대 사고로 인한 폭발이 아닌, 의도적 폭발이었습니다.
그런데 인명피해를 노린 게 아닌 통신장애를 일으킬 목적이었던 것 같은데, 그 통신 장애를 일으켜 달성하려던 목적이 무엇이었을까요.
대도시 한복판은 늘 사람들이 많은 곳이지만, 성탄절 아침이었기 때문에 거리에 사람들이 굉장히 적었고, 차량은 새벽 1시에 그 자리에 놓여져 5시간 후 쯤 터졌습니다.
심지어 경찰을 부를 빌미를 주는 총소리가 울려퍼졌고, 총상을 입은 사람은 없습니다.
경고방송까지 나왔구요.
최대한 이 폭발로 다치는 사람이 없게 한 흔적 투성입니다.
그리고 왜 하필 내슈빌일까요..
가까이 있던, 또 좋아하던 도시에 이런 대형 폭발 사고가 나니 충격도 충격이지만, 너무나 수상한 점이 많은 폭발 사고였기에 궁금한 게 많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도 걱정이 되고요.
안 그래도 힘든 시기에 이런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기분 좋을 성탄절에 폭발사고로 집을 잃고 망연자실한 사람들이 걱정됩니다.
추운 겨울에 어디서 지낼지 참..
점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세상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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