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가 조금 넘어서 이사짐 트럭을 끌고 새 지역으로 출발했어요.
아침에도 짐을 좀 옮기고 출발해서 아침식사를 못 한 상태로 한 시간 정도를 계속 달렸어요.
시부모님이 트럭을 모시고, 저희는 저희 차를 끌고.
가족분들 아니였으면 정말 힘들었을 이번 이사.
이사로 인해 시가가 멀어지게 된 건 아쉬워요.
시엄마가 가고 싶다고 하신 식당이 있어서 거기로 갔는데, 유명한 프랜차이즈래요.
cracker barrel (크래커 배럴) 이라는 식당이고, 질이 좀 좋은 아침 식사를 파는 걸로 유명한 가봐요.
아침만 파는 건 아니지만, 브런치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팬케익이랑 그 시럽이 맛있다고 그걸 먹어야 된다고 하시길래 고고.
여기저기 많다고 하는데, 저는 왜 이제야 봤나 모르겠어요.
모르면 안 보이고 알면 보이는 거겠죠.
한 번 가고 나니 그 이후에야 여기저기 있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바로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코로나로 테이블을 전부 거리두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자가 많았어요.
또 주말이기도 해서, 사람이 많았고요.
30분정도 기다려야했는데, 다행히 여기가 식당만 있는 게 아니더군요.
왜 이렇게 식당이 긴가 했는데, 식당 코너가 있고 그 옆에 상점 코너가 있었어요
뭘 파나 했는데 온갖 잡동사니를 다 팔아요.
옷, 인형, 음식, 장난감, 화장품까지.
심지어 해리포터 시리즈 굿즈까지 파는 걸 보고 빵터졌어요.
도대체 이곳은 뭐하는 곳인가.
식당이 맞는 것인가.
지금이 겨울이라 그냥 평범한 겨울 옷을 팔기도 하지만, 지역 옷도 팔아요.
앨리바마주의 이름이 써 있는 티나, 이 지역 내 스포츠 팀 같은 것들이요.
간식류도 진짜 많았는데, 간식코너만 보면 어지러울 정도예요.
제가 어릴 때 다녔던 문구점의 불량식품을 잔뜩 모아둔 느낌이요.
실제로 불량식품만 파는 건 아니에요.
파운드 케익, 초콜렛 푸딩, 꿀, 팝콘, 식재료 등 여러 종류를 팔아서 하나 하나 들줘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음료코너도 화려하죠 ㅎㅎ
처음 보는 웃긴 상표들이 붙어있는 소다류예요.
술은 아니고.
'버터 맥주' 상표를 달고 있는 음료도 있습니다.
진짜 이쯤되니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더더욱 미궁에 빠졌습니다.
생일 카드 코너도 한참 구경하다가 이름이 불렸어요.
30분 웨이팅 시간이 있다고해서 실제로는 40~50분 되야 부르는 건 아닌가 했는데, 진짜 딱 30분 기다리니까 불렀어요.
카운터에 마이크가 있어서 그 마이크로 이름을 불러줍니다.
안내된 식당 내부는 이래요.
아까의 상점과 굉장히 다른 느낌.
식당 안은 그냥 전형적인 미국식 식당 같은데, 왜 바로 옆에 그리 복잡한 상점을 만들어놨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손님 입장에서는 심심하지 않게 구경하면서 기다릴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긴 하죠.
그런데 그 많은 품목들을 다 어떻게 관리하는지.
게다가 프랜차이즈라서 모든 지점이 비슷한 구조일텐데 말이죠.
팬케익이 유명하다는 소리를 듣고 온거라, 무조건 팬케익을 시켰어요.
팬케익 위에 있는 하얀 봉우리는 아이스크림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버터 ㅎㅎ
너무 아이스크림 질감이랑 닮아서 몰랐어요.
그리고 베이컨과 계란만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서양식의 바삭한 베이컨 구이가 적응이 안 돼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베이컨 드실지 모르겠지만 전 한국에서 베이컨이 익어 갈색이 띨 정도까지만 구워서 먹었어요.
처음으로 서양사람들이 베이컨을 거의 튀기듯이 해서 먹는다는 걸 알게된 건, 한국에서 캐나다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예요.
요리를 도와주는데, 제가 베이컨을 익혀 꺼내려고 하자, 너무 당황하면서 바싹 구운 베이컨이 좋지 않냐며 다들 어떻게 생각하냐며 필사적으로 베이컨을 더 구으려고 하길래 그 때 알게됐죠.
베이컨이라는 걸 원래 어떻게 먹는 건진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거의 뜨거운 기름통에 넣었다 뺀 것 같은 상태로 먹네요.
저는 아직도 바삭보다는 좀 덜 익힌 베이컨을 선호하지만 그냥 먹습니다.
팬케익은 정말 맛있었어요.
시엄마가 좋아할만한 이유가 충분한 팬케익이었어요.
팬케익은 어릴 때부터 마트에서 가루 사다가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라, 그냥 잘 만들어봤자 거기서 거기 아닌가 하는 음식이었는데, 커서 다양한 팬케익을 먹어보니, 확실히 잘 만든 팬케익은 질감부터 달라요.
그런데 여기서 팬케익보다 더 좋았던 건, 바로 팬케익 시럽.
여기 브랜드 이름을 딴 메이플 시럽이에요.
팬케익이 나올 때 45ml짜리 작은 병을 여러개 줘요.
넉넉히 주기 때문에 하나는 뜯지 않고 통째로 가져왔어요.
집에서 먹을 때 뿌려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너무 달지도 않고, 팬케익을 감칠맛 있게 도와주는 게, 굉장히 마음에 드는 시럽이었어요.
또, 인공적인 걸 석지 않고 100% 자연산이라고 하니, 왠지 많이 먹어도 될 것 같은 합리화를 하게 되죠
친구들이 놀러오면 데리고 가고 싶은 미국의 프랜차이즈 조식 식당이 몇 개 있는데, 이곳도 포함했습니다.
기다리면서 물건 구경하는 재미, 맛있는 음식에 자연산 메이플 시럽은 덤으로 :)
이사가는 길이 좀 멀었지만, 이런 재미도 채울 수 있어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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