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으로 끝내고 싶은 요상한 아침술 (Fairhope 브런치 식당)

반응형

집보러 알리바마 갔을 때 페어홉 거리에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다고 해서 아침먹으러 갔었어요. 

 

9시 좀 넘어서 갔는데 보통 가게들이 10시 반이 넘어서 문을 열기 때문에 닫혀있는 가게가 많았지만, 브런치 손님을 받기 위해 문을 일찍 여는 가게가 있었지요. 

 

멀리서 보고 ' 건물이 참 예쁘다. 뭐 하는 곳일까' 했는데, 제가 찾고 있던 식당이었어요. 

 

Another broken egg라는 곳이에요. 

 

이른 시간이라 이 시간에 오면 안 기다리고 들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오산. 

 

이미 테이블은 만석이고, 기다리는 줄까지 있어서 안에서 먹으려면 최소 20분이상 대기해야 하더군요 

 

굉장히 인기있는 가게였어요. 

 

그래서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밖에서 먹겠다고 했어요. 

 

아무리 남부지방이라지만 여기도 겨울이 있기는 있기에 아침시간엔 좀 쌀쌀한 날씨였는데,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여서 야외에 앉았는데도 몸이 살짝 움츠러들더라고요. 

 

야외에서 먹으려면 그래도 10시는 좀 넘겨 먹어야 저한테는 온도가 맞는 것 같아요 

 

메뉴를 제대로 보기도 전에 서버가 와서 음료는 뭘로 할거냐고 물어봤어요. 

 

서버가 물어보면 왠지 저도 모르게 재촉당하는 느낌이라 빨리 아무거나 고르게되요. 

 

보고 있는 메뉴판이 아침식사 메뉴판이라고 생각하고, 좀 특이해 보이는 메뉴를 골랐어요. 

 

Cucumber Mary라는 음료. 

 

오이가 들어간 채소음료겠거니 대충 생각하고 시켰는데.... 알고보니 아주 거지같은 걸 시킨거더라구요. 

 

오이 음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빨간 색이 나오더니 그 위에 할리피뇨가 통째로 꽂혀있는게 나온거에요. 

 

맛을 보니 완전 매워서 아침부터 위에 고춧가루 쏟아붓는 느낌이었어요. 

 

이거 뭐야, 내가 뭘 시킨거야 하고 다시 메뉴를 제대로 보니 '블러드 메리' 칵테일 란에서 제가 술을 고른거더라구요. 

 

-_- 아무리 술을 좋아해도 아침 9시부터 술을 마시고 싶진 않아요. 

 

대충 큐컴버 써 있길래 시켰더니 시켜도 너무 대충 시킨거였죠. 

 

내가 술을 그냥 음료로 생각하고 잘 못 시킨 건 맞지만 왜이렇게 맵고 할라피뇨가 통으로 달려있을까 싶어서, 서버한테 이거 내가 시킨 큐컴버 맞냐고 하니까 맞대요 ㅋㅋㅋㅋ 

 

너무 당당하게 맞다고, 너무 맵냐고 물어보는데 원래 그런거라고 대답하네요 

 

일단 알겠다고 하고, 너무 맛이 케챱에 고춧가루 뿌린 물 같았지만 아까워서 또 꾸역꾸역 마셨네요. 

 

그래도 다 못 마시겠어서 반은 남겼어요. 

 

거너씨가 시킨 음료도 가관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운 베이컨이 꽂혀 나오는 음료 보셨나요. 

 

거너씨도 칵테일을 시킨거였는데, 그와 저의 차이점은 그는 술인줄 알고 시킨거고 저는 모르고 시켰다는 거였죠. 

 

근데 거너씨도 이게 이렇게 베이컨을 툭 꽂아주는 술인 줄은 몰랐대요. 

 

베이컨을 빼서 한 입 베어먹었어요. 

 

베이컨은 바삭하게 잘 구워서 맛있었는데, 밑에는 술에 빠져있었으니까 축축해서 맛이 이상했어요. 

 

누가 축축한 베이컨을 좋아합니까. 

 

브런치 시간에도 술을 팔고, 그걸 시킨다고 또 갖다주는 식당도 재미있지만, 이런건 줄 모르고 아침부터 이상한 술을 시켜 고생한 저희도 웃기네요 

 

음식은 아주 훌륭했어요. 

 

저는 에그 베네딕트를 시키고, 거너씨는 미국식 소세지에 그레이비 소스, 감자튀김, 계란후라이가 있는 평범한 아침 메뉴를 골랐어요. 

 

다행히 식사 메뉴들은 평소 좋아하던 것들로 확실히 뭔지 인지를 하고 시켰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이상한 술만 아니였어도 예쁜 가게에 맛있는 음식을 파는 브런치 가게로 기억할텐데, 굉장히 창의적인 칵테일을 아침부터 팔고있는 재미난 가게로 기억하게 생겼어요. 

 

음식 맛 때문에 이사를 간다면 자주 가고 싶은 식당이지만, 가격이 또 어마어마하네요. 

 

물론 칵테일을 시켜서 돈이 더 나오긴 했지만 팁까지 합하면 5만원을 넘게 내고 나왔어요. 

 

고작 아침식사에 5만원을 쓴 건 지금 생각해도 좀 아깝네요. 

 

이사를 가더라도 여긴 가격 때문에 뭔가 좀 특별할 때 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미국 외식값은 정말 ㅎㄷㄷ...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