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타다', 그랩(grab)도 택시 업계 승리

반응형

안 좋은 소식을 포스팅 한 적이 많지만, 이번 소식은 유독 마음이 아프네요.. 

한국에서 '타다'가 이제 금지된다고 했을 때도 진짜 화가 많이 나고 마음이 아팠거든요. 

미국에서 거너네 가족들이 왔을 때 정말 열심히 '타다' 이용 하고 다니면서 엄청 편리하고 좋다고 감탄했는데, 나라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인승의 캐리어까지 여러개 한꺼번에 넣고 달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는데. 

왜 우리나라는 택시에 이리도 관대하고 꼼짝을 못하는지 그저 답답하다는 생각이. 

그런데 이번엔 베트남에서도 '타다'와 같은 '그랩'이 택시업계한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지만 베트남도 외국인 상대로 등처먹는 택시들 진짜 많습니다. 

한국인 사이에서는 베트남이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되서 많은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굳이 바쁜 게 아닌 이상, 택시 타시는 분들이 적을거에요. 

타기 전 무조건 딜을 해야 하고, 딜을 해도 안 해도 정상가를 지불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짐이 있을 땐 기다려도 무조건 그랩을 탔고, 나중에 베트남 생활이 익숙해졌을 때는 양손 가득 짐이 있어도 그랩 오토바이만 탔죠 ㅎㅎ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로 못 들고 갈 건 없다는 걸 배웠기에 ㅎㅎ 

그랩을 타면 미리 내 목적지까지 금액을 딜한 상태로 운전자를 부르는 거고, 어디 오는지, 어떤 기사가 오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정말 편리했거든요. 

베트남어를 못 해도 목적지까지 가는 데 전혀 상관 없고, 자주 이용하면 포인트까지 쌓여서 그 그랩포인트로 영화도 보러 가고 그랬습니다. 

택시는 200m 움직여놓고 만원 요구하고 그럽니다. 

제 친구가 당해서 잘 알고 있어요 -_- 

이 때문에 당연히 현지인들도 외국인들도 택시보다는 그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 회사는 점점 커져서 같은 승차 공유업체인 '우버'까지 인수해버렸습니다. 

그 외에 '그랩 푸드'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 시켰구요. 

본래 베트남 회사는 아니고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동남아 1위 승차 공유업체입니다. 

베트남 택시 업계가 이 그랩에 소송을 걸었는데, 긴 시간 소송전이 계속되다 얼마 전 결국 법원은 택시업계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한국이랑 상황이 비슷합니다. 

호치민 고등법원은 그랩이 베트남 택시 회사인 '비나선'에 약 48억동 (20만 7천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택시업계에 어떤 영업 방해도 하지 않았다고 그랩이 항소했지만 법원이 기각하면서 저 금액을 전부 물어줄 위기에 처한겁니다. 

그랩은 운송업체와 승객을 연결시키는 앱이라고 말했지만 재판부는 그랩 자체가 운송사업을 하고 있다고 판결한거죠. 

왜냐면 차량운임 결정은 물론, 고객한테 직접 돈을 받는 방식으로 사실상 운송회사로 운영되어 왔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그랩이 기술 업체로 등록되어 있어 일반 택시 회사와 같은 세율을 부담하지도 않고 자동차 보험료를 납부할 필요가 없는 혜택을 받았다는 게 부당하다 말합니다. 

그랩은 "법원은 소성 범위를 넘는 판결을 내렸고, 우리가 신청한 증인들도 소환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래도 자세히 보면 베트남은 그랩 자체를 아예 막는 법을 만든 건 아닙니다. 

잠시 제재를 가하고 택시업계에 일정 금액을 보상하라는 판결을 낸거라 한국처럼 이제 운행을 못 하게 되어버린 타다와는 이런 면에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에어비앤비, 타다 등 공유업체가 늘면서 기존의 호텔이나 택시들이 자신들의 파이를 되찾아오기 위해 자꾸 소송을 걸거나 금지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시장 경제가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흘러가는데 그걸 계속해서 막으려하는 게 답답하네요. 

또 계속해서 택시 업계 편을 들어주는 '법'은 더 답답하구요.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그랩을 풀타임 잡으로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은데, 만일 한국처럼 아예 운행 자체를 멈춰버리게 한다면 그에 경제적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