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쌈 (현지인 추천 다낭 맛집)

하노이에서 친구가 휴가를 맞아 다낭에 놀러왔어요. 

제가 다낭에 온지 얼마 안 됐을 때, 직장 생활에 환멸을 느껴 회사 관두고 무조건 다낭으로 온 친구가 있었는데 

하노이 출신 친구였어요. 

둘이 잘 통하는 것도 있고 계속 오래도록 이 친구도 다낭에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다낭에 일자리가 많은게 아니여서 결국은 일을 찾아 하노이로 다시 돌아가게 됐죠. 

그치만 다낭을 너무 좋아하는 친구라 그 후로도 출장이냐 휴가 때 마다 다낭에 자주 왔는데 이번에도 짧은 휴가를 받아 또 다낭에 놀러왔더라구요. 

다른 친구들도 불러서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저 빼고 전부 베트남 친구들이라 베트남 사람들만 가는 로컬 식당으로 가게 됐어요. 

특히, 하노이에서 온 친구가 먹고 싶다고 해서요. 

하노이에선 이게 특별한 음식처럼 느껴지나봐요. 

바로 돼지고기 수육 쌈인데요. 

베트남어로는 Bánh Tráng Thịt heo라고 해요. 

돼지고기 수육쌈이라고 한 건 그냥 제가 붙인 이름이에요. 

한국식으로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ㅎㅎ 

Bánh Tráng 은 라이스페이퍼를 말하는 거고, Thịt heo는 돼지고기란 뜻인데, 

라이스페이퍼에 돼지고기를 넣고 말아먹는 베트남 음식이에요 

딱 전형적인 베트남 음식점이죠? 

위생적인 부분은 사실 좀 버리셔야해요. 

그 때 그 때 청소해주기가 힘든지 바닥에는 휴지와 야채 쓰레기가 좀 널부러져있고, 

테이블을 닦아주는 하지만 테이블을 닦는 행주가 언제 빤 행준지 알지 못 하겠더라구요. 

이런거에 거부감 많으시면 아마 베트남 로컬 식당에 가기 좀 힘드실거에요. 

여기 메뉴들이 돼지고기쌈과 생선조림 그리고 미꽝이 있어요. 

'미꽝'은 좀 두툼한 면을 넣고 국물을 자작하게 해서 먹는 베트남 면 요리죠. 

저희는 돼지고기를 먹으러 왔기 때문에 그걸로 시키고, 제가 생선요리를 궁금해해서 생선조림도 한 마리 시켰어요. 

돼지고기 쌈은 1인당 한국돈으로 2천원도 안 되요. 

로컬 식당에서 먹으면 위생은 포기해도 이렇게 저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게 저희가 시킨 음식이에요. 

얇게 썬 돼지고기 수육같은게 나오고, 상추를 비롯한 각종 동남아 향채가 한 가득. 

또 오이와 망고도 얇게 썰려서 같이 나오구요. 

진한 갈색의 소스가 이 음식의 메인 소슨데 발효 소스라서 좀 표현하기 힘든 시큼한 냄새가 납니다. 

저는 이 소스를 먹기는 먹는데 조금씩만 찍어 먹고, 많이는 못 먹어요. 

된장, 청국장, 낫토 같은 발효 음식은 좋아하지만 아직 이런 해산물 발효시킨 소스들은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추가로 시킨 생선 조림은 크기도 크고 소스도 입맛에 맞았어요 

라이스페이퍼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잘려 나오는데 이런 특별 제조한 플라스팅 통에 담겨 나와요. 

이 통이 보통 두칸에서 세칸으로 나눠져 있는데 한 두 칸은 라이스페이퍼가 들어있고 다른 칸에는 물이 담겨 있어요. 

라이스페이퍼가 딱딱하니까 물있는 곳에 넣고 적셔서 부드럽게 해 먹는거죠. 

그렇다고 물을 뜨거운 걸 주진 않아요. 

그냥 미지근한 물인데 물온도가 낮아도 페이퍼가 부드러워지니까 그냥 이렇게 해서 주더구요 

생선조림 위에 가득 있던 야채를 걷어내보니 생신이 세로로 갈라져있네요. 

한국에선 이런식으로 생선을 잘라서 주는 걸 본 적이 없어서 특이했어요 ㅋㅋ 

또 여기 사람들이 생선 눈알을 그렇게 좋아하네요. 

물론 한국에서도 생선 머리나 눈알 좋아하시는 분들 많지만 베트남에서는 그걸 먹는 게 더 일반적이에요. 

전 생선 눈알은 친구에게 양보 ㅎㅎ 

저는 편식 없이 거의 이것저것 먹어보는 편이라 별 말 없이 식사를 잘 마치긴 했는데 솔직히 한 번 더 가자고 하면 별로 가고 싶진 않네요. 

위생도 위생이지만 아직까진 이 음식이 뭐가 맛있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쌈 음식과 동남아 향채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입맛에 잘 맞을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전 향채도 그 발효소스도 그닥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가 

먹기는 먹지만 맛있게 즐기지를 못 해서 먹으면서도 먹고나서도 좀 배가 허전했어요. 

진정한 로컬 푸드를 줄기고 싶으시다면 이 라이스페이퍼 돼지고기쌈을 시도해보세요~

제가 간 곳 주소 알려드릴게요. 

다낭 현지인들이 맛집이라고 하는 곳이에요. 

 

주소: 92 Huỳnh Thúc Khá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