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배그패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백패커'를 길게 늘여쓴 말인가 생각했습니다.
요즘에 외국어 표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어서..
예를 들어 '할로윈'이라고 표기했던걸 이제는 '핼러윈'이렇게 표기하잖아요?
그래서 '백패커'도 '배그패커'가 된 건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합성어더군요.
구걸하다라는 의미의 'beg' 와 packer가 합쳐진 말이요.
배그패커가 등장하기 시작한건 사실 꽤 됐죠.
제가 한국에 있을 때도 홍대나 시청역처럼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몇 번 봤거든요.
그때는 그들이 배그패커인줄 몰랐지만요.
대부분의 배그패커들은 서양인들이죠.
서양인들이 아시아에 와서 많이들 하는데요.
여러 유형이 있지만 대부분 구걸을 한다는 건 같죠.
큰 피켓에 '저는 돈 없이 여행중입니다. 제가 여행을 끝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기부 부탁드립니다.'
등을 적어서 사람 많은 곳에 들고 있습니다.
아니면 돗자리나 박스 같은 걸 바닥에 펴고 그 위에 본인이 찍은 건지 알 수 없는 여행사진들을 늘여놓고 팔기도 하지요.
한국에서도 '무전여행'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보통 청춘의 20대 초반 분들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특별한 경험을 얻고 싶어
종종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무전 여행 하시는 분들 보니까 대부분 한국 내에서 하시고
식사나 잠자리를 얻는 대신 농사일을 돕거나 무언가 노동력을 제공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무전 여행 마치시는 분들은 봤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낭만적이고 도전적이고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경험이 있으면 다른 사람한테 들려줄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겠죠.
그런데 배그패커들은 조금 다른게 음식이나 잠자리를 제공받는 대신 노동력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그냥 구걸을 해요.
가까운 예로 최근에 제가 살고 있는 베트남에서 실제 있었던 일인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 있던 러시아 커플이 숙소비가 없어서 계속 돈을 못 냈나봐요.
당연히 게스트하우스 주인이랑 숙박비로 언성이 높아졌고 약간 몸싸움까지 갔다가 러시아 남자분이 좀 다쳤어요.
그래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 하루 이틀 정도만 입원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병원 쪽에서는 외국인들이라 그런건지 개인실을 쓸 걸 권했지만 그들은 돈이 없다며 일반실을 원했고,
그마저도 돈이 없어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착한 병원측에서 그럼 그냥 치료비는 안 받겠다고 했는데
적반하장으로 그 러시아커플이 우리는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으니 이 입원실에 더 있게 해달라고 한거에요.
그들은 병원에서 나가지 않고 무려 23일을 버텼고 심지어 다같이 쓰는 병실을 비위생적으로 쓰는 바람에
병원사람들이 모두 싫어했죠.
결국 병원은 그들을 쫓아내기 위해 공안을 불렀고, 공안에 의해 쫓겨나자 러시아 여자분은 종이에
'그들이 내 남편을 때렸다. 우리는 식비, 치료비, 생활비가 필요하다. 도와달라' 라는 말을 적어서 복사집에 갔는데
그것도 거부당했습니다.
결국 다시 공안에게 잡혀 러시아 영사관으로 송치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 정도면 낭만, 도전 뭐 그런게 아니라 그냥 민폐아닌가요.
남의 나라에 여행비도 없이 가서 돈 없으니 숙박비 못 낸다 병원비 못 낸다 배째라는 식은...
그냥 민폐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 외에도 민폐 배그패커 사례는 인터넷에 뒤져보시면 많이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나이도 20대 초중반의 사지멀쩡한 사람들이 많아요.
여행이 돈없이도 목숨걸고 가야할 중요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꼭 가고 싶다면 젊고 사지멀쩡한데
왜 일을 해서 돈을 안 벌고 남의 나라가서 구걸을 하고 있는지 진짜 게으른심보 같아요.
한편으로는 말도 잘 안 통하는 아시아국가가서 무슨 일을 당할지 알고
해변이나 산속에서 그냥 자고 그러는지 대단해보이기도 하구요.
저는 밖에서 노숙하는 거 안 좋아해서 심지어 캠핑도 안 하는 사람인데 ㅋㅋㅋ
정말 그들에게 묻고 싶네요.
낭만과 도전을 위해 하고 있는건지 그냥 공짜 여행이 하고 싶어 구걸하는건지.
기부 사이트인 '고펀드'에 들어가봐도 여행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펀딩해달라는 사람들 사연 많아요.
다들 열심히 사느라 본인 여행도 잘 못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자기 여행 보내달라고 남들에게 징징대는건지.
제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습니다.
정말 무슨 사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 일부러 배그패커가 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고,
문제는 이들이 타국에 가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과 또 이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거죠.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네요.
'세상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난의 기준 (0) | 2018.12.08 |
---|---|
43살에 21번째 아이를 출산한 부부 (0) | 2018.11.18 |
화장지로 만든 웨딩드레스 (0) | 2018.10.30 |
전세계 이색 스타벅스 (0) | 2018.10.24 |
인상적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리뷰 (0) | 2018.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