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열리는 노점 튀김집(다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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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요리에 열을 올리는 시기가 있다가 


또 어쩔 땐 요리에 질려서 


냉장고 열어보기 싫을 떄도 있어요. 


요즘이 그런 시기인거 같아요. 


그래서 자꾸 밖에서 뭘 사먹고 싶어지고 


칼질도 싫고. 


어제도 저녁 안 하고 그냥 멍하니 있었어요 ㅎㅎ 


거너씨도 저한테 요리를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제가 뭐 해주면 그냥 고맙게 먹고, 


안 해주면 혼자 알아서 먹거나 


나가서 사 먹어요. 


어제 저녁도 제가 뭐 안 만들어놨다고 하니까 


그럼 밖에 나가서 저렴한 면요리라도 


먹고오자고 해서 나갔죠. 


본인이 집 근처 왔다갔다 하면서 봐 온 


노점상이 있는데 


쌀국수를 파는 곳 같다고 계속 같이 가보자 했었거든요. 


쌀국수야 베트남인 이곳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이게 또 가게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니까 


새로운 가게 가서 쌀국수 먹어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죠. 


지난 번에 가려고 찾았을 때도 아무리 찾아도 간판이 안 보이더니 


어젯밤에 나가니까 단번에 찾을 수 있었어요. 


알고보니, 밤에만 영업하는 곳이더라구요. 



바로 이 간판이에요. 


하노이라고 써 있는 글자 위에 작게 


phố cố라고 쓰여있는데, 


이 단어 뜻은 '구시가지'라는 의미예요. 


그런데 멀리서 보면 쌀국수라는 의미의 'phở' 처럼 보여서 


거너씨는 쌀국수 파는 노점상이라고 생각했던거에요. 


일단 가게 앞에 바이크를 세우고 


거리에 늘여놓은 작은 테이블에 앉았어요. 



베트남은 사람들이 다들 작고 말라서 그런지 


테이블도 의자도 어쩜 이렇게 인형놀이 하는 것 마냥 


작디 작은 것들을 갖다가 펼쳐놨는지 ㅎㅎ 


테이블, 의자 사이즈들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되요 ㅋㅋ 


앉아있는 거너씨가 너무 거대해보이지 않나요 ㅋㅋ 





메뉴판을 보니, 아뿔싸입니다. 


쌀국수 집이 아니였어요. 


여기는 각종 튀김류를 파는 튀김집이었던거죠. 


그래서 저녁 먹고 후식으로 간단히 튀김먹고 싶은 사람들이 가기 때문에 


늘 밤에만 문을 열었던거에요. 


이제야 다 이해가 가더라구요. 


저녁먹으러 왔는데 배 채울 게 튀김밖에 없어서 그냥 돌아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미 자리도 앉았고 이왕 온 김에 튀김 몇 개 맛이나 볼까 하는 생각에 


메뉴판 보고 몇 개 골라서 한 꼬치씩 주문 했어요. 


사실 뭔지도 모르고 주문한게 있어요 ㅋㅋ 


모르는 베트남어가 많기 때문에 ㅎㅎ 


또 워낙 로컬 사람들만 가는 집이라 외국인용 영어 메뉴판이나 그런게 없어요. 


재미있는게 밤에만 문을 여는 튀김집이면 으레 맥주나 술 종류가 많을거라 생각했어요. 


한국에서는 당연히 튀김집에 맥주가 있지 않나요?


밤, 튀김, 맥주 당연 세트 아닙니까?


그런데 여긴 맥주의 '맥'자도 찾아볼 수 없어요 ㅎㅎ 


오로지 음료와 스무디류만. 


이럴 땐 참 한국과 다르다 느껴요 ㅎㅎ 



여기서 튀김을 만들어 튀겨요. 


앞에서 보면 안 보이고, 살짝 시선을 위로 해서 내려다봐야 


뭘 두고 뭘 하는지 보이더라구요. 


반죽이랑, 빵가루, 튀김기 넣고 만들어서 보기에는 간단해보여요. 


이렇게 작은 튀김 노점집에 알바생이 5명인가 있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사람도 거의 없었는데 뭐 이렇게 알바생만 많은지 ㅎㅎ 


그래서 다들 할 일 없어 되게 심심해보이더라구요. 



금방 주문한 튀김꼬치들이 나왔어요. 


맨 왼쪽에 있는 꼬치가 닭튀김꼬치, 치즈 스틱, 그리고 이름모를 튀김과 감자튀김. 


여기서 히트였던 건 '닭튀김꼬치' 


진짜 생각치도 못했는데 눈 돌아가는 맛이었어요. 


한국 치킨이 맛있기로 유명하잖아요?


우리나라랑 맛은 다른데 한국 치킨 버금가게 맛있었어요. 


베트남에서도 닭요리는 정말 많이 먹어요. 


삶아도 먹고 구워도 먹고 튀겨도 먹고. 


그런데 이런 맛의 닭튀김 꼬치는 저도 여기서 처음 먹어봐서 


흠칫 놀랐습니다. 


로걸 음식 체험하고 싶은 친구 오면 여기 닭튀김을 먹게 해주고 싶더라구요. 


다른 튀김들도 아주 바삭하고 맛있게 잘 튀겼는데 


닭튀김보다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어요. 


도대체 무슨 소스로 한 걸까 궁금하네요. 



다 튀김류라 한 꼬치씩 하고 기름맛이 입 안에 감돌아서 


결국 마트가서 베트남 라면 사다가 


집에서 끓여먹고 마무리했습니다 ㅋㅋㅋ 


기-승-전-라면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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