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후기 / / 2023. 5. 30. 06:41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후기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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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또 개봉을 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대단한 영화는 아니지만 묘기 수준의 운전과 화려한 액션이 재미있어 예전부터 꾸준히 봐 온 영화입니다. 게다가 저는 '한'역할을 맡은 '성강'씨의 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안 볼 수 없어서 오늘 영화관에 다녀왔습니다.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를 본 제 후기를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좀비 영화'라는 것입니다. 제 후기에는 스포가 있습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포스터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포스터

지루한 연기와 캐릭터 

갈수록 사이즈가 커졌던 지난 시리즈 때문에 이번 영화도 결코 작은 스케일로 만들 수는 없었을 겁니다. 이번 빌런을 데려오기 위해 영화는 과거 10년 전 브라질에서 있었던 사건을 언급합니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 건 그냥 대외적인 이유고, 본래 정신머리가 잘못된 사이코 빌런을 데리고 왔는데,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한 '단테'라는 인물입니다. 혹자는 이번 제이슨의 연기가 역대 발전 중 최고라며 호평을 놓은 사람도 있다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뭐가 특별한 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봤습니다. 제이슨은 우람한 체격에 강한 이미지로, 다른 영화에서도 액션 연기를 도맡아 했습니다. 선의 편이냐 악의 편이냐 차이였지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연기는 거의 비슷비슷한 것 같아, 저는 전혀 새로운 빌런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제이슨의 연기가 부족했다는 건 아닙니다. 또라이 빌런 역을 잘 표현하기는 했지만 감탄이 나올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비단 제이슨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연기력이 빛났던 캐릭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자체가 배우들의 연기보다는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영화기 때문에, 그들이 잘해도 연기가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늘 한결같은 연기만 하는 '도미닉'은 이제 오래 보니 좀 지루함이 느껴졌습니다. 1대 1 액션신도 그리 인상적인 건 없었지만, 그래도 '레티'와 '사이퍼'의 몸싸움씬은 그중에서 제일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코미디 듀오인 '로먼'과 '테즈'는 이번에는 너무 재미가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코미디 신을 넣으려고 그들의 캐릭터를 이상하게 활용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본래 테즈와 로먼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들의 활약이 전혀 재미있지 않고, 불필요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새롭게 투입된 '브리 라슨'도 전혀 돋보이는 캐릭터가 아니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오히려 도미닉의 아들을 연기한 아역 연기자가 저는 더 눈에 들어올 정도였습니다. 온갖 유명 배우들은 불러놨는데 의미 있는 연기를 한 배우나 돋보이는 캐릭터는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무리한 영화적 설정 

영화 기는 하지만 분노의 질주는 너무 영화스럽게 만들어서 이제는 거기에 약간 거부감이 생길 정도입니다. 아무리 높은 데서 구르고 떨어지고 깨져도 안 다치는 멤버들이라는 설정은 영화라서 이해가 되지만, 작은 세부적인 부분도 영화스러운 게 너무 많습니다. 자세한 설명 없이 갑자기 바뀌는 장소 이동과 탈 것들, 서로 연락도 안 된 상태로 장시간 떨어져 있다가 가까이만 가면 갑자기 손에 생기는 무전기부터, 어떻게든 맞는 주파수를 선택해 어디서건 무전을 할 수 있다는 설정도 그렇습니다. 이런 설정을 갖고 있는 액션, 히어로 영화가 이것뿐만은 아니지만, 오래된 시리즈라 똑같이 말도 안 되는 장면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좀 어이없게 다가옵니다. 제일 어이없는 건 자꾸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래리'가 죽었다가 기억을 잃은 채로 살아 돌아오더니, 일본에서 차 사고로 죽은 '한'이 영화 설정상 십 년 가까이 지나 다시 훌쩍 살아 돌아옵니다. 갑자기 나이 든 얼굴로 나타난 '한'을 본 멤버들은 그저 놀란 얼굴로 안아줄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쿠키 영상을 보면 '한'을 구하기 위해 떨어져 죽은 '지젤'이 멀쩡히 살아 거대 잠수함을 몰고 돌아옵니다. 이 무슨.. 좀비 영화도 아니고 전부 신이라도 되는데 자꾸 죽었다가 살아납니다. 래리랑 한은 시체를 안 보여줬으니 백번 양보해서 꼼수를 써서 살았다고는 해도, 지젤은 떨어져 죽는 걸 '한'이 본 걸로 되어 있는데, 또 여자 친구 시체를 수습해 장례를 안 치렀을 리 없는데 이 무슨 설정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에 지젤이 돌아온 걸 보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시리즈 마지막 영화라고 해서 무덤에서 멱살 잡고 모든 캐릭터를 끌어오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직 영화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다음 영화가 남았는데, 거기서 어떻게 불러낸 유령 캐릭터들을 말이 되게 만들지 궁금합니다. 

 

눈이 즐거운 운전 묘기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레이싱으로 시작한 영화답게, 차로 할 수 있는 온갖 묘기와 볼거리는 다 보여줍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저는 제일 인상 깊게 본 씬은 역시 드래프트 씬인데, 선수급의 운전 실력과 그 실력을 따라올 수 있는 성능 좋은 차만 있다면 실제로도 가능할 것 같은 드래프트 씬은 현실감이 들어서 멋있습니다. 특히 로마에서 '한'과 '로먼'이 무전 연락을 받고 서로 마주 보며 운전하다가 동시에 각기 다른 길로 틀어서 사라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 드래프트 씬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여기에 주로 오토바이를 타는 '래리'가 막힌 길에서 오토바이를 멈춰 반동을 이용해 장애물을 돌려 뛰어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 속에서도 '단테'가 브라보를 외쳤던 만큼 정말 놀라운 묘기씬입니다. 오토바이를 제 몸처럼 완급을 조절하며 타는 게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로 멋있습니다. 스토리, 캐릭터 뭐 이런 것들은 다 버렸을지라도, 영화의 정체성만큼은 최대한 살린 영화입니다.  

 

어떤 분들은 지루할 틈 없이 굉장히 재미있게 본 분들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약간 지루한 영화였습니다. 오히려 영화가 완전히 마무리가 안 돼서 짜증이 날 정도로. 그래서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저 저처럼 오랫동안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봐왔기에 궁금한 분들에게는 큰 기대 안 하고 보면 괜찮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락 영화인만큼 '질주'에만 초첨을 맞춰보면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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