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후기 / / 2022. 3. 7. 12:12

매니아들에 호평받은 더 배트맨 후기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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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망작을 만들면서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낮춰 놓은 DC에서, 다시 배트맨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기대 정말 안 했습니다. 

 

그리고 로버트 패틴슨이 배트맨을 맡았을 때, 전작의 배트맨들과 너무 다른 느낌이라 과연 배트맨을 오랫동안 좋아해온 팬심을 충족시킬만한지는 의구심이 들었는데요. 

 

더 배트맨을 보고 나니, 감독이 왜 로버트 패틴슨을 섭외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처음부터 컨셉을 굉장히 확실하게 잡고간 영화였고, 이런 분위기의 배트맨 영화에서 로버트 패틴슨의 베트맨 연기가 돋보였어요. 

 

솔직하게 저는 배트맨의 큰 팬은 아닙니다만,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배트맨 시리즈는 몇 번을 봤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또한, 마블이 히어로 영화도 완성도 높은 대작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덕분에, 그 후로 DC 히어로 영화들도 몇 편 봤습니다. 

 

아쿠아맨, 원더우먼 정도는 그냥 그냥 돈 아까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에 영화들은 다른 관객들처럼 저도 매우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배트맨 영화도 사실 안 보려고 했는데, 의외로 배트맨 매니아들 사이에서 굉장히 호평을 받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같이 사는 거너씨 또한 배트맨의 오랜 팬인지라 3시간짜리 긴 영화임에도 꼭 보러 간다고 해서, 가는 김에 같이 다녀왔습니다. 

더 배트맨 포스터

더 배트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어두운 영화입니다. 

 

아예 낮 자체가 나오지 않아요. 

 

조금 밝아봤자 새벽 빛 정도? 

 

늘 밤이 배경이며, 그나마도 비가 오는 밤이 많습니다. 

 

영화 속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은 단 한 번을 웃지 않으며, 로버트 패틴슨이 트와일라잇에서 연기했어야 했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더 음침하고 창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진짜 배트맨의 캐릭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영화가 너무 어둡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스토리와 연출또한 이 세상 어둠은 다 끌어다 쓴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더 배트맨은 누군가의 뿌연 눈으로 따뜻해보이는 가정집을 훔쳐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알고보니 고글을 쓴 누군가였고, 그가 보고 있는 가정집은 고담시의 시장집이었습니다. 

 

그는 몰래 시장집에 잠입해 손도끼 같은 것으로 무자비하게 그를 때려죽입니다. 

 

이게 영화에서 시작하는 첫 번째 사건이에요. 

 

영화 초반 보여지는 고담시는 뉴욕을 닮아있는 모양새로, 도시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범죄자들을 보여주고, 그들이 짙은 밤, 그리고 그 밤하늘에 떠 있는 배트맨 표식을 두려워하는 걸 보여줍니다.

배트맨 라이트 

애초에 배트맨은 밤에 활동하며 얼굴을 가린채 범죄자들을 때려 눕히는 인물로, 영화 초반부터 그걸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범죄가 안 일어나는 게 이상할 정도로 너무나 지저분하고 눅눅한 도시 느낌, 도시를 휘어잡고 있는 마피아들은, 배트맨이 나설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설명해주기도 하고요.  

 

브루스 웨인은 웨인가의 남겨진 자녀로서의 일보다 배트맨으로서 활동하는 일에 더 집착하고 있습니다. 

 

그가 자경단 활동에 집착하는 이유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고아로 남겨졌을 때의 상처, 그리고 그를 그렇게 만든 범죄자들에 대한 복수심과 분노로 가득차 있기 때문입니다. 

 

배트맨은 살해 현장에서 그에게 남겨진 메세지를 찾는데, 범인은 수수께끼를 내는 걸 좋아하는지 메세지에 말하고싶은 단어를 숨겨놓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그 빌런은 Riddler, 수수께끼를 내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리들러의 상징 

배트맨은 그 단서를 풀고 범인이 남긴 usb를 찾은 후, usb안에서 살해당한 시장과 그의 내연녀가 찍힌 사진을 봅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 속에는 일명 펭귄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남자도 함께 찍혀있어, 배트맨은 그를 만나러 그가 있는 클럽에 갑니다. 

 

클럽에서 펭귄과 얘기하던 중, 그들의 사진을 은근 관심있게 지켜보던 클럽 여자를 발견하고,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아 그 여자의 뒤를 쫓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셀리나로, 셀리나는 클럽에서 나간 후 사진 속 여자를 만납니다. 

 

시장이 죽고나자 불안해진 내연녀는 해외로 나가려하지만, 시장이 그녀의 여권을 갖고 있어 나갈 수 없다며, 셀리나에게 울며 불며 얘기합니다. 

 

셀리나는 친구인 그녀를 돕기 위해 갯우먼 복장으로 시장 집에 잠입했다가 그녀를 뒤따라간 배트맨과 마주합니다.

 

배트맨은 그녀에게 특수 렌즈를 주며, 같이 협업하자고 제안하고, 셀리나는 그를 받아들이지만 배트맨과의 의견 차이로 클럽을 돌던 중간에 렌즈를 빼버리고 맙니다. 

 

그 날 밤 셀리나에게 집적거리던 지방 검사가 사라지고, 시장의 장례식이 진행되던 중 몸에 폭탄을 단 그가 등장합니다. 

리들러에 의해 폭탄달린 지방검사 

베트맨은 검사 손에 부착된 핸드폰으로 리들러와 통화를 하는데 그는 또 문제를 낼 뿐입니다. 

 

결국 폭탄이 터져 지방검사는 죽고, 베트맨은 기절할 채로 경찰서로 끌려가지만 고든 형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합니다. 

 

그들은 펭귄을 잡아 추궁한 끝에, 리들러와 얘기할 수 있는 채팅창 사이트를 알아냅니다. 

 

리들러의 힌트로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한 고아원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의 옛날 영상을 보게됩니다. 

 

브루스의 아버지는 예전에 시장에 출마하려 했고, 시장에 당선되면 시를 위해 그의 사비를 들여 공헌하려 했습니다. 

 

그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고아원에도 투자를 하기로 했었고요. 

 

하지만 후에 그가 살해당하면서 모든 사업이 무너졌었죠. 

 

영상을 보며 배트맨은 리들이 자신인 브루스 웨인에게도 위협을 가하려 한다는 걸 눈치채고, 집에 있는 집사가 걱정되어 전화를 하지만 이미 집사 알프레도는 폭탄으로 인해 크게 다친 뒤였습니다. 

집사 알프레드 

티비에는 리들러가 폭로한 영상까지 보도되고 있었는데, 사실 브루스 웨인의 어머니는 정신질환 병력이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시장에 당선되기 위해 이를 숨기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느 한 리포터가 그를 협박, 브루스의 아버지는 고담시의 마피아 대장인 팔콘에게 리포터에게 겁만 주라 지시했지만, 팔콘은 그 리포터를 죽여버렸었죠.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브루스는 입원해 있는 알프레도에게 가 따져묻지만, 알프레도는 끝까지 아버지는 좋은 분이었고 리포터를 죽을 의도는 없었다고 합니다. 

 

사실 팔콘이 지시를 어기고 그를 죽여, 죄책감에 시달린 브루스의 아버지는 팔콘을 고발하려했지만, 역으로 팔콘에게 목숨을 잃은거였죠.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바로 팔콘이었던 것입니다. 

브루스는 복수심에 불타지만, 리들러가 팔콘을 밝은 곳에 데려다 두라고 한 말 때문에, 리들러를 잡기 위해 팔콘을 경찰에 넘기려 하고, 바로 그 때 어느선가 날라온 총알로 팔콘이 즉사하고 맙니다. 

 

총알이 날라온 곳은 팔콘이 운영하는 클럽 바로 앞 허름한 아파트. 

 

그곳으로 경찰과 배트맨 모두 달려가자, 리들러의 방이 나옵니다. 

 

고담시에 대한 정보와 배트맨, 수수께끼등 리들러가 얼마나 미친 집착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방이죠. 

 

리들러는 이미 창문으로 도망친 후였지만, 그 방에서 나온 리들러가 근처 카페로 향한 걸 목격한 사람이 있었고, 그 목격자의 도움으로 경찰은 리들러를 체포합니다. 

빌런 리들러 

배트맨은 감옥으로 끌려간 리들러의 면회를 갑니다. 

 

리들러는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가 투자하려던 고아원의 아이였지만, 그의 사망으로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고아원에서 힘들게 자란 아이였죠. 

 

그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시 재건에 쓰이려던 돈은 마피아, 검찰, 시장 등 도시내 힘 있는 사람들이 돈세탁을 통해 나눠가졌고, 거의 팔콘이 고담시를 손아귀에 넣고 흔들고 있었습니다. 

 

버려진 고아원에서는 매년 겨울 아이들이 얼어죽어가는 환경이지만 아무도 돌보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런 그들보다, 혼자 남겨진 브루스를 더 불쌍하게 여겼었죠. 

 

아버지의 재산과 사업을 물려받아 대저택에서 사는 브루스가 무슨 고아냐며, 브루스에게도 증오심을 불태운 리들러는, 그동안 비리로 얼룩진 일원들인 시장, 지방검사, 팔콘을 차례로 죽여왔던 것입니다. 

 

감옥에 들어갔다고 그치지 않고, 리들러는 한 가지 더 도시를 파괴할 계획을 남겨뒀는데요. 

 

배트맨의 리들러의 집으로 돌아가 바닥을 열고 수수께끼를 풀자, 고담 시 곳곳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기 시작, 댐이 무너져내려 도시가 물에 잠깁니다. 

 

그 날은 새로운 고담시장이 선출된 날이었는데, 리들러의 추종자들은 총으로 무장하고 새로 선출된 시장을 죽이려고까지 하죠. 

 

이곳에 베트맨, 캣우먼, 고든이 모여 결국 시장을 지켜내고, 위험에 빠진 다른 사람들을 구해냅니다. 

이게 전체적인 더 베트맨의 스토리입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베트맨의 설정입니다.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베트맨은 세계 최고 갑부에, 그 돈으로 엄청난물론 과학 기술을 써서, 말도 안 되는 베트맨 수트와 베트카를 갖고 있죠. 

다크나이트의 배트카 

더 배트맨에서는 엄청 묵직해보이는 슈트의 무게감을 담아냈고, 돈으로 만든 신기한 과학 기술이 아닌 정말 밤의 자경단으로서 맨몸으로 범죄자들과 싸우는 배트맨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위에서 아래로 이동할 때 등에 쓰는 몇 몇 도구가 있긴 하지만, 천하무적이라기보단 그가 죽음을 무릎쓰고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 느낌이에요. 

 

심지어 마지막에 리들러 추종자들과 싸울 때는 거의 정신을 잃을 뻔해서 각성제를 스스로 주사 후 싸우기까지 합니다. 

 

배트카도 일반적인 미국 차량에 부스터 엔진을 달아 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정도의 차지, 그 전 영화에서 봐왔던 아이어맨 차 같은 배트카가 아닙니다. 

더 배트맨 배트카

부모를 잃고 받은 상처와 복수심으로 밤마다 범죄자들을 때려잡던 배트맨이, 리들러와의 사건을 겪으며 어느 정도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정한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그걸 나타낸 장면은 가장 인상깊기도 했던 장면으로, 물에 잠긴 돔에서 붉은 섬광탄을 들고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모습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장 원작에 가까운 베트맨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영화 전체의 분위기와 캐릭터들의 무게 중심을 잘 잡고 간 영화로, 배트맨 매니아들은 3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베트맨보다 좋았다는 평을 합니다. 

 

제 개인 취향으로는 아직은 크리스토퍼 놀란 배트맨 쪽이지만, 확실히 지금까지 나왔던 DC 영화들과 급이 다르게 만들었고, 조커가 등장할 다음 작품이 엄청나게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그 오랜시간 동안 영화계에서 배트맨이라는 같은 캐릭터로 여러 작품을 만들어 온 것도 신기한데, 영화마다 너무나 다른 배트맨과 분위기와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내니, 이또한 대단한 것 같네요. 

 

원작 그대로의 베트맨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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