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di Gras 축제의 시작, 모빌의 Carnival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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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바마 주로 이사오며 '모빌'이라는 도시가 굉장히 가까워져서 이 지역에 많이 가는데요. 

 

이곳은 다른 것보다 매년 2월 열리는 Mardi Gras 라는 축제로 유명해요. 

 

'마디그라'라고 불리는 이 축제는 종교와 관련된 퍼레이드를 하는 엄청난 화려한 축제인데, 미국에서는 앨리바마의 '모빌'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프랑스 계 캐나다인에 의해 미국에 들어왔고, 1703년부터 사람들이 '모빌'도시에서 즐기기 시작, 100년 후에 1837년부터 뉴올리언스에서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되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때문에 현재는 뉴올리언스에서 하는 '마디그라'축제가 커서 제일 유명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이 축제가 시작된 곳은 '모빌'이라는 도시기 때문에, 그 축제로 유명합니다. 

 

올 해는 1월 29일 정도부터 모빌에서 마디그라 축제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모두 알고 있다시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때문에 축제가 취소되었지요. 

 

가까운 곳에서 유명 축제가 시작되기에 엄청 기대가 됐었는데, 역시나 최소된 걸 보고, 당연한 일이지만 아쉬움이 넘쳤습니다. 

 

그래서 마디그라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에 다녀왔어요. 

 

'모빌'에는 '카니발 뮤지엄'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모빌의 마디그라를 볼 수 있는 박물관이에요. 

 

축제는 취소됐지만, 박물관 구경이라도 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어요. 

 

박물관이라기보다 예쁜 가정집처럼 생긴 공간이죠? 

 

대형 조형물이 놓여있는 게 아니었다면 박물관이라고 생각 못 하고 그냥 지나갈 뻔 했어요. 

 

일요일은 문을 닫아서,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 

 

건물 사방팔방 문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 입구는 조형물이 있는 곳을 마주보고 왼쪽으로 돌아가면 나와요. 

 

특이하게 '기프트 샵'과 입장권 판매소가 같이 있더라고요. 

 

작은 박물관이라 그런가봐요. 아니면 기프트 샵만 들르는 사람들이 있어서기도 하겠죠. 

 

마디그라 축제를 상징하는 색은 보라색과 금색이라고 해요. 

 

그래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상점에 아기자기한 물건들 사이로 보라색과 금색에 눈에 많이 띄어요. 

 

입장료를 사는 곳도 물건 계산하는 곳과 같아요. 

 

나이드신 할머니가 엄청 밝은 에너지로 맞아주셨고, 박물관 투어 입장료는 1인당 8달러 정도였어요. 

 

학생이나 군인이면 할인 받을 수 있는데, 사실 거너씨가 이번에 대학원을 합격하면서 학생이긴 학생이지만, 학생증이 아직 나오지 않아 증명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그 말을 믿고 학생 할인을 해주셔서 인당 6달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원하면 1시간 동안 가이드를 붙여서 투어를 도와주겠다고 하셨지만, 저는 느긋하게 사진 찍으며 보고 싶기도 했고, 투어 가이드의 영어를 잘 알아들을 자신이 없어서 그냥 저희끼리 관람하겠다고 했어요. 

 

그러자 이걸 건내주셨는데요. 

 

박물관 내 모든 전시품에는 번호가 붙어있는데, 혹 셀프 관람을 하다가 설명을 듣고 싶은 게 있으면, 자동 다이얼로 전화해서 해당 전시품 번호를 눌러,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거에요. 

 

우리도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해서 설명을 듣거나, 혹은 핸드폰 QR 코드를 이용해서 셀프 가이드를 하고는 하죠. 

 

그와 같은 개념인데, 자동 다이얼로 하는 방식을 처음 봐서 저한테는 신기했어요. 

 

박물관에는 과거 마디 그라를 진행하며 실제 착용했던 의상들과 퍼레이드 기구들이 있는데, 화려함이 특징인 축제라서, 모든 전시품들이 다 반짝반짝해요. 

 

이곳은 상영관인데, 하루에 여러번에 시간에 맞춰, 마디그라 축제의 역사나 옛날 축제를 찍어둔 영상을 볼 수 있어요. 

제가 갔을 때 이미 다른 관람객들이 좀 와서 가이드 설명을 듣고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일하는 곳은 아니라 직원이 약 3분 정도 계신 것 같아요. 

 

공간이 큰 홀에는 퍼레이드 때 타고 다니는 조형물들이 있어요. 

 

이 거대 고양이는 자세히 보면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진거예요. 

 

작은 빵이나 초콜렛을 담는 쿠킹 호일을 모아서 만든거죠. 

 

따로보면 쓰레기인데, 그걸 모아서 축제에 쓸 거대 조형물을 만든 게 대단해보여요. 

 

시간 꽤나 걸렸을 거에요. 

 

마디그라 축제에서는 퀸과 킹을 뽑는 문화가 있는데, 그걸 보여주면서 얼굴을 뚫어 포토존을 만들었어요. 

 

이 후에 보게 될 것들도 주로 역대 마디그라 퀸과 킹에 대한 문화가 많아요. 

사진으로 봤을 때 그림 앞에 마네킹 몇 개를 세워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부 입체적인 조형물이에요. 

 

더 신기한 건 자세히보면 저 공룡이나 나무 같은 걸 전부 종이로 제작했다는 사실. 

 

어릴 때 학교 미술 시간에 종이를 잘게 찢어 물에 불린 다음에 그걸 단단하게 붙여서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걸 배운 적이 있는 데, 세상에 그 방식으로 만든거더라고요. 

 

종이를 그렇게 해서 형태를 만들고 색을 그 위에 덧칠하고.. 얼마나 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인지 감이 오시나요?

 

그렇게 시간 들어가고 정성들여 만들어지는 것들이기에, 심지어 모빌 내에서 마디그라 축제용 조형물만 만드는 회사가 6군데가 있다고 해요. 

 

대단하죠. 

 

그런데 코로나로 축제가 취소되서 그 회사들은 어쩌면 좋나 ㅠ 

 

이놈의 바이러스 때문에 직장 문제 생긴 사람들이 너무나 많네요. 

 

축제 의상을 입고 찍은 오래된 사진

 

이제 조금씩 마디그라 퀸과 킹의 의상들이 나오기 시작해요. 

 

1703년부터 시작해서 18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현재의 축제 모습이 조금씩 갖춰진거니, 그간 쌓인 역사가 어마어마해요. 

 

물론 이 박물관에 그간 모든 의상과 소품들이 있는 건 아니지만 대표할만한 것들이 많았어요. 

 

한 나라의 여왕을 찍어둔 사진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갖출 건 다 갖추고 사진 찍었더라고요. 

 

그냥 지나가는 축제의 퀸이 아닌 모양이에요. 

 

잠시 공주 놀이 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퀸으로 뽑혀서 길이 남을 저런 사진을 찍으니 기분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 

옛날에 쓰인 상장패나 도구들도 있어요. 

 

2000년대인 비교적 최근 물건도 있지만 1800년대 물건들도 있습니다. 

 

화장실조차 킹과 퀸으로 ㅎㅎ 

 

 

오래된 그림처럼 보이는 이것들은, 실제로 오래된 그림이 맞아요. 

 

예전에 사람들이 마리그라 축제를 준비하며 어떤 퍼레이드를 할까, 마차마다 어떤 컨셉으로 조형물을 만들면 좋을까 구상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이 그림을 바탕으로 제작. 홍보했던 거에요. 

 

지금이야 전부 인터넷과 모바일로, 매체로 홍보하지만 예전에는 신문으로 홍보하는 게 다였겠죠. 

 

신문에 이 도안을 내면서 이번 축제는 이런 컨셉으로 할거다라는 걸 보여주며 홍보했다고 해요. 

 

 

마디그라 킹 의상 아래에는 동물 가죽도 놓여져 있었는데, 실제 동물 박제한거라고 하네요;; 

 

털을 만져보니 실제 동물털이었던.. 

축제에서 킹과 퀸을 뽑지만, 한 해에 딱 한 명씩만 뽑는게 아니라, 이것도 협회가 있어서 그 협회마다 한 명씩 뽑는거라고 해요. 

 

그래서 매 해 뽑힌 킹과 퀸의 숫자가 한 명씩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연도별 킹과 퀸에 뽑힌 사람들은 명단이 새겨져있어요. 

 

2021년도는 비워지게 될 거라는 게 아쉽네요. 

 

2022년도는 재개 할 수 있었으면. 

퍼레이드 중에 코믹스러운 그림이나 문구를 넣은 것들도 많은데, 위의 그림은 '개'를 먹는 풍습이 있는 중국을 조롱거리로 만든 그림이에요. 

 

아무리 코믹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남의 나라 식문화를 조롱거리로 만든 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어요. 

 

 

 

하나 하나 매우 화려한 것이 대관식에 놀러온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아니면 궁궐 투어라든지요. 

축제에 맞춰 아이들도 쫙 빼입었었나봐요. 

 

아이들 마디그라 축제 의상도 전시되어 있어요. 

 

 

이곳은 티아라나 대관식 봉 같은 악세사리들을 전시해 둔 방입니다. 

실제 쓰였던 사진과 함께 그 실물이 전시되어 있어요 

 

핀이나 화장품 같은 작은 물건 중에서, 저는 특히 왕관 모양을 닮은 립스틱이 고급스럽고 예뻐보여서 탐이 났어요. 

 

저런 디자인이 좋네요 ㅎㅎ 

 

왕관들이 내뿜는 빛에 아주 눈이 부셔요. 

 

물론 값비싼 재료로 만든 것들은 아니겠지만, 매 해 정교하게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이 또한 많은 디자이너와 세공사들이 애쓴 게 느껴집니다. 

기념 핀셋들

의외로 아시아풍의 의상들도 보여서 깜짝 놀랐어요. 

 

중국식? 일본식? 

 

이 공간에는 킹과 퀸이 아닌 다른 축제 코스튬들을 전시해 둔 방입니다. 

사진 속 테이블과 나무 염소 조각상은 1800년대에 만들어진 유물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라 거대한 유리관 속에 넣어놨어요. 

 

보존 상태가 엄청 훌륭하죠. 

 

할뤼킨 의상들도 있어요~~ 

 

 

이것도 아시아 풍 의상인데 왠지 중국식. 일본식을 합쳐놓은 듯한, 어디 스타일을 가져온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네요. 

 

우산마저도 화려한 마디그라. 

 

화려한 우산은 전부 천장에 거꾸로 장식해뒀습니다. 

 

검도 있어요! 

 

저에겐 검이란 게임 아이템으로 더 익숙한 ㅎㅎ 

 

그래서 사실 역사 속 검을 보는 느낌보다 게임 아이템을 실물로 만든게 이런 느낌인걸까에 더 가까웠어요 

 

이 방은 킹과 퀸의 방. 

 

따로 전시되어 있던 것들도 있었지만 역대 드레스들을 쫘악 유리관 안에 넣어둔 곳 같아요. 

 

비슷한 디자인 같아도 매 디자인마다 색이 다르고 문양이 달라서 관람하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카니발에 빠질 수 없는 음악가들과 악기의 방도 있습니다. 

 

전부 오래 전 실제 축제 때 쓰였던 악기들이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에요. 

마지막으로 선물샵을 둘러보면서 기념할 만한 것을 사고 싶었어요. 

 

실제 갖고 싶었던 건 마디그라 와인잔이나 접시지만, 화려해서 저희 집에 두면 너무 동떨어져 보일 것 같고 

 

그냥 기념으로 작은 핀하나 샀습니다. 

 

약 3천원 정도 하는 이 핀 하나만 사는데도 주인분이 "기념품 너무 잘 골랐다. 마디그라가 1703년 모빌에서 보라와 금색을 바탕으로 시작된 걸 나타낸 핀이다. 너무 의미있는 기념품이다"라며, 말을 막 덧붙여서 해주시니까, 저도 모르게 내가 되게 좋은 기념품을 골랐나보다 싶어지며 기분도 덩달아 업 됐어요. 

 

박물관의 화려한 의상과 장식품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너무나 친절해서 더 기분 좋게 다닐 수가 있었어요. 

 

박물관에서 7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마디그라 공원'이 있는데요. 

 

 

이런 조각상들이 공원을 둘러싸고 있어서 누가 봐도 마리그라 공원으로 보여요. 

 

공원은 공원이라 사실 그리 볼만한 건 없었지만, 그래도 축제가 취소된 아쉬운 마음은 이 코스로 어느 정도 달랠 수가 있었어요. 

 

한국도 봄.여름.가을.겨울 축제가 참 많은 나라인데, 언제 그 축제들을 다시 즐길 수 있을까요. 

 

혹여나 이대로 많은 축제들이 전부 역사 속으로 들어가 박물관에 박제되버리는 건 아닌가 괜한 걱정이 앞서네요. 

 

하루 빨리 좋은 뉴스 나와서 다음은 박물관에서가 아니라 실제 축제를 눈 앞에서 즐기고 싶습니다. 

 

사진이 많아 포스팅이 길어졌는데, 봐 주신 분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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