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살이 / / 2020. 8. 1. 00:49

김포 아라뱃길 서울 요트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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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김포 아라뱃길이 있어요.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들지만 차로는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죠. 

 

여기서 요트를 타고 세일링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다녀왔어요. 

 

비용은 5만원정도 들었고요. 

 

사실 이건 에어비앤비를 통해 하고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었고,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국분들도 꽤 많이 즐기고 계신 것 같았어요. 

 

일주일 전에 예약했다가 폭우에 장맛비가 그칠 생각을 보이지 않기에, 이런 상태면 당연히 요트는 못 타지 않을까 싶어 취소하려고 했는데, 취소 시기를 놓쳤더니 예약 취소가 아예 안 되더라고요. 

 

예약 날짜 일주일 전부터는 예약 변경만 된다고 해서, 비가 많이 오면 어쩌나 노심초사했죠. 

 

폭우가 내리면 당연히 취소되고 환불도 된다고 하는데, 가벼운 가랑비면 그냥 세일링을 한다고 합니다. 

 

이왕이면 좋은 날씨에 하는 게 좋아서 계속 날씨 확인을 했어요. 

 

그런데 정말 운 좋겠고, 바로 그 전날까지만 해도 폭우가 내렸는데, 요트 체험 당일이 되니까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어요.

 

택시를 타고 김포 현대 아울렛으로 가서 간단히 이른 저녁을 먹고, 바로 그 근처에 있는 요트장으로 향했어요. 

 

아울렛 바로 앞에 요트가 몰려있는 '아라마리나' 쪽으로 가면 이렇게 요트 타는 게이트가 있어요. 

 

고지 받은 2번 게이트로 가서 전화를 했더니 요트 선박장 번호를 불러주면서 그쪽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저랑 친구만 하는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껴서 같이 하는 프로그램이라 사람들이 꽤 모여있을 줄 알았는데, 게이트에는 아무도 없어서 조금 당황. 

 

불러준 요트 계류장으로 내려갔습니다  

하늘 깨끗한 거 보세요. 

 

이런 청명한 하늘이라니... 

 

중국 때문에 미세먼지 마실 일이 많았지만, 요즘엔 미세먼지도 덜하고 비가 한동안 내리다 그친 후라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의 하늘이었어요 

각 요트마다 주차공간이 있고 거기에 알파벳과 번호가 쓰여있어요. 

 

저는 C 31번 계류장으로 갔어요. 

선장님과 그의 크루 요트에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어요

 

한 명이 더 오기로해서 요트에 앉아 구경하면서 기다렸는데요. 

요트 바깥 쪽에 앉으면 실내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크게 열려있더라고요. 

 

이런 작은 요트 실내공간은 별 거 없을 것 같지만 화장실을 포함, 필요한 건 다 갖추고 있습니다. 

이게 아까 그 요트 안이라는 게 안 믿길 정도로 넓은 실내예요. 

 

배가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많은 인원수가 한 번에 탈 수 있는거죠.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이번에는 이 요트를 타지 못 했어요. 

 

평소에 이 요트로 운항을 한다고 하는데, 비가 그간 많이 내려서 댐에서 물을 방류하는 바람에 한강 수위가 높아져 큰 배를 타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운행 코스 중에 다리를 지나가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돛이 다리에 걸릴 수가 있어서 수위가 높아지면 작은 배를 타야한대요. 

그래서 본래 타기로 한 배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이 요트를 타게 됐어요. 

 

전 고무보트 타야되는 줄 알고 놀랐다가 이거보고 안심 ㅎㅎㅎ 

 

처음에 보트에 어떻게 올라야 하는지부터 어디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좋은지 등 선장님이 엄청 진절하게 알려주셨어요. 

 

선장님하고, 크루는 다른 두 분이 더 합류했는데 손님은 저와 친구 단 둘뿐이어서 진짜 전세낸 것 마냥 탈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날에 예약을 한 게 신의 한수같아요 ㅎㅎ 

 

6시 반 부터 9시까지 탔는데, 처음에 운하를 벗어나 한강으로 나설 때는 항상 같은 수심이 유지되어야 하는 운하때문에,

 

이렇게 운하와 강 중간에 막혀있는 공간에 들어와서 수심을 맞춘 후에 밖으로 나갈 수가 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 탓에 부유물이 떠내려와서 이쪽 물이 평소보다 좀 더 더럽긴 했어요. 

 

그래도 오리랑 물고기가 살더라고요; 

드뎌 문이 열리고 행주대교쪽으로 열심히 달리며 바람을 느꼈습니다. 

 

서서히 해가 지면서 보이는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KakaoTalk_20200731_131622650.mp4
1.44MB

노을과 갈매기는 위 영상에서 감상하실 수 있어요 :) 

 

그리고 진정한 세일링을 하기 위해 모터를 끄고 돛을 폈지요. 

 

 

돛을 피니 물결과 바람으로만 배를 달리게 하는 진짜 세일링을 즐길 수가 있었어요. 

 

그리고 이 체험의 특별한 것중 하나가, 선장님이 프로 사진작가세요 ㅎㅎㅎ 

 

그래서 요트 위에서 이 멋진 배경으로 프로작가님의 사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배가 나가기 시작한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스팟이 보이면 여러 포즈를 취하게 해서 찍어주시고, 바로 다음 날 A컷과 B컷을 나눠서 카톡으로 보내주셨어요. 

 

선장님 카메라로 찍은 풍경사진도 받았고, 모델이 된 제 사진도 받았습니다. 

제가 결혼할 때 스튜디오 사진도 안 찍어봐서, 이렇게 여러 포즈로 누가 사진을 찍어준 경험이 없는데, 전문 작가님이 배도 태워주고 멋진 사진도 찍어주니, 잊지 못할 추억이 되더라고요. 

 

간단한 샴페인이라도 가져가서 마시고 싶은 찢어지게 아름다운 풍경이었어요. 

 

날씨운이 너무나 좋았죠. 

 

결국 배에서 내려 참지 못하고 친구와 새벽 두 시까지 술을 마시다 집에 갔습니다 ㅋㅋㅋ 

 

한강에 요트를 띄우고 바라보는 서울 풍경은 말도 안 되게 멋있었어요. 

 

내가 이런 예쁜 도시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 절로 들었습니다. 

 

휴가철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이 없죠. 

 

저는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이런 요트 체험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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