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주에 다녀왔습니다. 휴양지로 많이 알려져 예쁜 자연환경이 많고, 특히 올랜도 지역에는 미국의 두 번째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어 1년 내내 끊임없이 관광객이 오가는 곳이죠. 한 마디로 주 전체가 휴양지며 관광지같은 느낌인데, 약 4박 5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넉넉한 형편에 간 건 아닌지라 항공사와 호텔, 렌트카 전부 저렴이들로 골라서 다녀왔습니다. 올랜도로 향할 때 이용했던 항공사는 'FRONTIER'라는 미국의 저가 항공사입니다. 덴버 국제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삼고 있고, 미국 국내선과 멕시코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게 이 항공사의 모든 기종마다 꼬리에 동물들이 그려져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 수속은 얼마 걸리지 않았고, 저가 항공사답게 지연이 조금 있었지만 2~30분 정도로 길지 않았습니다.
올랜도 공항은 더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올랜도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이 다 디즈니나 유니버셜 방문을 위해 오기 때문에, 공항 내 열차도 전부 스타워즈나 디즈니 캐릭터로 꾸며져 있습니다. 신나는 기분도 잠시, 저랑 거너씨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우울할 수 밖에 없었는데, 잘못된 픽업 서비스 정보를 갖고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키씸미라는 지역의 3성급 호텔을 예약했는데, 올랜도 국제 공항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입니다. 당연히 픽업 서비스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거너씨가 출발 전에 호텔 사이트를 확인하더니 자꾸 무료 픽업서비스가 있다고 하는겁니다. 믿을 수가 없어서 전화해보라고 시켜 전화까지했죠. 호텔 프론트로 했는데, 어떤 전화 번호를 알려주면서 공항 도착해서 이 번호로 전화하면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 와 3성짜리 호텔인데 40분거리를 무료 픽업까지 해줘? 밤 9시가 넘어서? 신기하네" 하며, 아무 준비 없이 올랜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호텔에서 일러준 번호로 전화하니, 픽업 해줄 수 있는데 한 사람당 5만원을 넘게 내라고 합니다;;; 당황한 거너씨가 분명히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봤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일단 전화를 끊고 그 증거를 찾기 위해 공항에서 계속 폰을 뒤적였습니다. 거너씨가 그거 찾는 동안 저는 그냥 또 "역시.... 그럴리가 없지.." 라며 거너씨에 대한 원망을 품고 아무말 없이 공항에 앉아있었습니다. 결국 거너씨는 본인이 봤던 '무료 픽업'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호텔 웹사이트를 다시 찾았지만, 자세히 보니 저희가 묵는 호텔이 아니라 다른 호텔이었습니다. 아오... 울화가 ㅋㅋㅋㅋ
'라마다' 호텔에 묵었는데 '라마다'라고 하더라도 여러 등급이 있고 계열사가 있는데 거너씨는 라마다 계열의 다른 호텔 정보를 봤던겁니다. 픽업 서비스 있다고 해서 도착 당일에는 렌트카 신청도 안 해놨고, 혹시라도 앞당겨 빌릴 수 있는지 전화해봤지만 받질 않았습니다. 별 수 없이 우버택시를 불러서 호텔로 갔습니다. 우버가 있어서 다행이죠. 또, 거리가 있어서 택시비가 비싸긴 했지만 그 5만원짜리 픽업서비스보다는 저렴했습니다.
도착한 라마다 호텔은 Ramada by Wyndham Kissimmee Downtown Hotel. 3성밖에 안 되는 호텔인데, 호텔이 정말 큽니다. 높은 건물로 지은게 아니라 넓은 평수를 확보해 여러 동의 호텔을 지어놨는데, 부지가 너무 넓어서 전체를 다 찍을 수가 없었고, 객실 찾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디즈니의 도시 답게 호텔 안에 이미 디지트 캐릭터들와 기념품 판매점이 있고, 카페, BAR, 식당 등 편의시설도 아주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호텔 조식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1인당 9,95달러로 약 만원 좀 넘는 가격이었는데, 미국의 기본적인 조식 메뉴를 뷔폐로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전부 야외 수영장이지만 수영장도 부지 안에 두개 있습니다. 플로리다가 봄 날씨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야외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날씨가 아니기에 보기만 했습니다. 밤에는 수영장 풍경이 참 예쁘더라고요.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작은 마트도 있고, 그 옆에는 공용 놀이 시설도 있습니다.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맥주랑 당구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근데 보통 여기는 놀이공원 때문에 가족 단위가 많이 와서 애들 빼고 당구치는 그룹은 별로 볼 수 없었습니다.
호텔 부지가 넓어서 정말 객실 찾기 힘들었습니다. 호텔 하나에 천개 객실은 있나봅니다. 건물이 도대체 몇 개인지 지도를 보면서 객실을 찾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넓은 부지에 비해 객실은 매우 검소합니다. 멋드러진 호텔 외관과 다르게 객실은 정말 3성급이 맞습니다. 첫날은 방해금지 푯말을 단 것도 아닌데 청소를 안 해놔서 프론트에 말해야 했고, 약간의 개미들이 보였으며, 가장 불편했던 건 에어컨에서 물이 나와서 그 아래 바닥이 수분으로 흥건했던 점. 그런데 저렴이 호텔이니 딱 값어치만큼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거너씨랑 둘이 쓰면서도 살짝 불편함을 느꼈는데, 다른 방들은 종종 애들 다 데리고 대형 가족이 온 사람들도 있어서 어떻게 방을 쓰고 있나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밖에서 조식을 계속 사먹을 생각이었지만 첫날부터 비가 내리는 바람에 호텔 내에 있는 조식 식당에 와서 밥을 먹었고, 팁까지해서 약 2만 5천원 가량 쓴 것 같습니다.
뷔폐말고 그냥 메뉴를 시킬 수도 있는데, 메뉴와 뷔폐 가격이 크지 않아서 뷔폐를 이용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와플, 팬케익, 베이컨, 소세지, 감자, 과일, 샐러드, 오믈렛, 음료, 요거트 등등 다양합니다.
'라마다'라는 브랜드가 있는 곳이지만 3성급인만큼 그에 맞는 만족도입니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아주 불편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디즈니, 유니버셜과 가까우면서 저렴한 호텔이라는 게 제일 큰 장점입니다. 만약 호텔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면 올랜도 방문하실 때 이 호텔을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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