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차임스와 인생 장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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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이 두 번째 방문이기에 첫 번째 방문 때 가보고 싶었던 곳이나 해보고 싶었던 건 왠만큼 해봐서 


이번엔 거의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일어나면 걍 아침먹으러 갔다가 심심하면 걸어댕기고 하는 게 다 였죠. 


산책 겸 걸어가면 예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곳이 있어서 아침 일찍 갔어요. 




사실 여기는 저녁 때 가야 예쁘다는 곳인데 저녁에 시간이 없어서리;; 


아침 일찍 가니 막 문을 열고 청소를 시작하거나 사진 촬영을 하는 분들이 계셨어요. 



유럽풍 분위기를 내뿜는 건물들이 있는 차임스라 불리는 곳이에요 


막 찍어도 너무 예쁘게 나오는 거리입니다. 


여기서 저도 셀카 찍고 싶었는데 혼자 가서 찍어줄 사람도 없고 


삼각대 들고 이리저리 맞추기 귀찮아서 건물만 담고 왔네요 ㅎㅎ 



웨딩 촬영도 이 곳에서 많이 이루어지는데, 바로 이 정 가운데서 서로를 마주보는 사진을 많이 찍더라구요 


제가 갔을 때는 노년의 한국인 부부가 리마인드 웨딩을 하시는지 


고운 자태로 사진을 찍고 계셨어요. 


부럽 부럽~ 


싱가폴은 날도 좋고 공기도 맑아서 말 그대로 '파란 하늘'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아요. 


다낭도 작년까지만 해도 파란 하늘의 흰구름은 당연한 거였는데 


요즘 베트남에도 중국발 미세먼지가 와서 하늘이 매우 찌뿌둥합니다 ㅠㅠㅠ 


싱가폴 공기가 매우 부러웠다는. 


차임스에선 이렇게 아침일찍 조용히 산책을 했어요. 


그리고 대망의 인생 장어를 먹으러갑니다 ㅋㅋㅋ 



man man 우나기 일본 식당이라는 곳이에요. 


대로변 뒤쪽에 있어서 처음엔 좀 찾기 힘들었어요 



우나기가 일본어로 장어란 뜻인데 큼직하게 딱 '맨맨 우나기 식당'이라고만 써 있습니다 ㅋㅋ 


이 곳은 오픈 시간이 11시 반이에요. 2시반쯤인가부터 브레이크 타임도 있구요. 


처음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려고 했더니 많은 분들이 그 때 가면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그래서 시간도 많으니 일찍 가서 기다릴겸 좀 빨리 갔어요. 


저는 10시 45분쯤 도착한 것 같아요. 


그 시간엔 다행히 가게 앞에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어요 



이렇게 예쁜 풍경을 보면서 기다렸답니다 ㅎㅎ 


풍경은 예쁘나 햇살은 뜨거우니 양산 필수예요. 


제가 1등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기 사시는 말레이시아인 부부가 1등이었어요. 


몇 번 이 가게에 오셨었는데 늘 기다려야해서 오늘 많이 일찍 왔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옆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ㅎㅎ 


오픈시간도 많이 남았고 해서 얘기를 좀 나눴는데, 


제가 싱가폴 친구 결혼식 때문에 왔다고 하니까 


싱가폴 결혼 문화에 대해 알려주면서 축의금 봉투도 주셨어요. 


중국식도 섞여 있는 결혼식이라 앙파오로 불리는 축의금을 내야 했는데 


그 빨간 봉투를 제가 어디서 사야 하는지 몰랐거든요. 


갖고 온 차 안에 몇 개 있다고 그냥 주셨는데 너무나 감사했다능 ㅎㅎ 



와우,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줄이 길어지더라구요. 


언제 이렇게들 몰려왔는지.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이렇게 뒤까지 줄이 늘어설 정도예요. 


인기를 진짜 실감합니다. 


이 식당은 점심으로 드시려면 무조건 일찍 가셔야해요. 


식당 내부가 큰 것도 아니라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가 없습니다 



드뎌 오픈하고 저는 카운터 맨 안 쪽 자리로 배정 받았어요 


그치만 주문을 좀 늦게 하는 바람에 제일 처음으로 먹는 영광은 뺏겼다는 ㅎㅎ



요리에 쓰이는 장어 수족관도 가게 내부에 있습니다. 


물론 손님 입장 전에 장어들은 미리 손질 되서 꼬챙이에 끼워져서 숯불 위에 초벌 구이가 되고 있습니다. 



카운터에 앉았기 때문에 유리 벽 너머로 장어들이 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어떤 분들은 징그럽다고 하지만 전 먹을 건 안 징그러워요 ㅋㅋㅋㅋ 


장어는 제 최애 음식이기 때문에 그저 사랑스러울 뿐 



장어 두께랑 길이 보세요. 


너무 아릅답지 않나요? 


안에서 일하는 분들은 벌써 지쳐보이긴 했지만 저는 침이 질질.. 


여러분의 고생으로 제가 좋은 식사를 합니다 ㅠㅠ 



요즘 위가 작아져서 중간 사이즈의 히쯔마부시(장어덮밥) 하나만 시켰어요. 


생 와사비와, 와사비를 갈 수 있는 작은 강판이 같이 나옵니다. 


귀염귀염. 


미리 잘게 잘려진 김 봉투와 뜨끈하게 담겨진 차도 보이시나요?



일본식 장어 덮밥 (히쯔마부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먹는 방법이 따로 있죠. 


4등분을 해서 첫 번 째는 그냥 먹고, 두 번째는 와사비와 김을 뿌려 섞어 먹고, 


세 번째는 준비된 차 물을 부어 말아먹고, 네 번째는 그 중 가장 맘에 들었던 맛으로 다시 먹는다는. 


이미 장어 자체가 완벽해서 그냥 먹어도 입에서 녹아요. 


소스도 너무 맛나서 저는 소스를 좀 더 뿌려먹었어요. 


와사비를 참 좋아하는 편이라 와사비와 김을 섞어 먹는게 제일 맛있지 않을까 했지만 


의외로 차를 넣어 말아먹는게 기가 막히더라구요. 


마지막엔 결국 차도 넣고 와사비와 파, 김 다 넣어서 먹었지만 ㅋㅋㅋㅋㅋ


어떻게 먹어도 환상입니다. 



다 비웠어요. 


맛 표현을 하자면, 제가 착한 일을 많이 해서 천계에 불려가 상을 받아야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맛이었어요. 


즉 이 세상 맛이 아니라는거죠. 


싱가폴에서 이런 환상적인 장어덮밥을 먹게 될 줄이야. 


왠만한 일본 장어집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아요. 


행복감 만족감 100% 충전입니다. 


부모님을 너무 모시고 가고 싶었던 집이었어요. 


가격도 1인당 2만 5천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좀 더 비싼 건 4만원대도 있구요. 


장어 자체가 원채 비싼 음식이라 이 정도 가격은 보통이에요. 


제가 이런 식당 옆에 안 사는 걸 다행으로 여겨할지 불쌍히 여겨야 할지.. 


옆에 살았다면 장어 먹으러 다니느라 길바닥에 나앉았을 것 같아서 ㅋㅋㅋㅋㅋ 


무조건 후회 안 하는 맛집이에요. 


싱가폴 가셨다면 꼭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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