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이 그 길이와 역사가 얼마나 대단한 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 거라 생각됩니다. 한 번쯤은 꼭 방문해야 될 세계유산으로 손꼽히는 곳이죠. 단순히 만리장성이 유명해서 가기보다는 이곳의 역사적 배경과 구간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고 가시면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만리장성 여행을 준비하며 알게 된 유용한 정보들 나누겠습니다.
만리장성의 역사적 배경
만리장성은 단순한 방어벽을 넘어, 중국의 긴 역사와 복잡한 정치적, 군사적 배경을 품고 있는 세계유산입니다. 일단 길이가 무려 21,000k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성벽은 중국 북부 국경을 따라 지어졌고, 수천 년간 여러 왕조에 걸쳐 만들어졌습니다. 만리장성의 건설 목적과 배경을 이해하면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기원전 7세기경, 당시 중국은 여러 독립된 국가로 나뉘어 있었는데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다들 개별적인 성벽을 쌓았습니다. 그러다 진나라의 시황제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후,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기존 성벽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대대적인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만리장성의 시작입니다. 당시 중국의 주요 적은 유목 민족인 흉노족이었고, 그들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성벽을 강화하고 통합했습니다. 의도는 좋으나 성벽 건설은 수많은 군인과 농민이 동원되어 험준한 지형을 따라 성벽을 쌓는 가혹한 노동력을 동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리장성 건설을 돕다 죽었고,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긴 묘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진나라가 몰락한 후에도 만리장성은 방어적 역할을 이어갔습니다. 한나라는 만리장성을 더 북쪽으로 확장했고, 곳곳에 요새를 세워 늘 전투적 대비를 했습니다. 이 벽은 단순한 방어벽의 역할을 넘어 실크로드의 보호와 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한나라 시대의 교역로를 보호하고, 중국과 서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군사적, 경제적 자원이었습니다. 우리가 오늘날 보는 만리장성은 대부분 명나라 시대에 지어진 것입니다. 명나라 초기에 몽골 제국이 중국을 침공했고, 명나라의 황제들은 이를 막기 위해 성벽을 대대적으로 재건하고 보강했습니다. 이전에는 흙으로 성벽을 쌓았는데, 이 시기에는 벽돌과 돌을 사용해 더 튼튼하게 건설되었고, 군인들을 배치할 수 있도록 넓은 길을 조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644년에 만주족이 만리장성 북쪽을 넘어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만리장성의 한계가 드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중국의 상징적인 유산으로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만리장성의 건축적 특징
만리장성 총 길이는 21,000km고 높이는 구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7~8미터, 높은 구간은 15미터에 달하기도 합니다. 군사들이 성벽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도록 폭을 넓어, 약 5미터 정도의 폭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성벽은 단순한 직선이 아닌 지형에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있는데, 아무래도 만리장성이 험준한 산맥과 계곡, 평야 등 다양한 지형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리장성의 건축 재료와 기술도 시대에 따라 다릅니다. 초기에는 흙, 나무, 자갈 같은 단순한 재료로 지어졌지만 훗날에는 벽돌, 대리석, 화강암 같은 재료로 성벽을 쌓았습니다. 때문에 내구성이 좋고 외벽을 말끔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 군사적 방어와 요새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총구멍과 창문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만리장성의 또 다른 주요 건축적 특징은 곳곳에 설치된 감시탑과 요새입니다. 감시탑은 봉화의 역할도 했기에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되었고 일반 성벽보다 더 높은 위치에 지어졌습니다. 요새로는 지윤관, 산해관 등의 대표적인 만리장성의 요새가 있는데 병력과 무기를 집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방어 기능을 극대화시켰습니다. 만리장성 지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산악지대와 사막지대, 평지 구간입니다. 산악 지대는 산의 능선을 따라 지어져 있어 경치가 아릅답기로 유명하고, 평지 구간은 성벽이 더 낮고 직선으로 쌓인 곳이 많습니다. 사막지대는 주로 자갈과 흙을 이용해 만들어졌는데 대체로 다른 지역보다 보존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만리장성 주요 구간에는 성문이 있는데 적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두꺼운 나무와 철로 만들어졌습니다.
만리장성의 주요 구간
1. 바다링
만리장성에서 가장 잘 보존되고 가장 인기 있는 구간입니다. 베이징에서 70km 떨어져 있어 접근성도 좋고 교통편도 괜찮아 당일치기 코스로 적당합니다. 성벽이 견고하고 경치가 좋은 능선에 있습니다. 케이플카, 상점, 박물관 등 관광 인프라도 잘 발달되어 있는 구간이고, 성벽을 오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여러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단체 관광객도 많이 가는 곳입니다. 저도 이 구간을 이용했습니다.
2. 무톈위
가족 여행에 적합한 구간입니다. 베이징에서의 거리는 바다링과 같고, 경사가 완만해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가을철 단풍 풍경이 아름다워 인기가 많은 구간입니다. 케이블카로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올 때는 '루지'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3. 지앤커우
이곳은 험진한 지형과 복구되지 않은 야생의 성벽으로 유명합니다. 게다가 경사도 가파르고 바위도 날카롭기 때문에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도전이 되는 구간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구간입니다. 실제로 유지보수가 잘 되어 있지 않아 위험하기 때문에 장비 없이 접근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기하학적 성벽 모양과 야생 그대로의 산세가 아름다운 곳입니다.
4. 진산링
이곳은 어느 정도 복원 되어 있으면서 야생의 느낌도 있어 조용하고 평화로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베이징에서는 130km 떨어져 있는데, 난이도가 높지 않은 하이킹이 가능해 초보자부터 중급자 모두에게 추천됩니다.
5. 시마타이
베이징에서 120km 떨어져 있고, 복원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같이 있습니다. 이곳은 유일하게 만리장성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저녁에 성벽을 따라 조명이 켜지기 때문에 낮과는 다른 만리장성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6. 황야구
이 구간은 독특하게도 성벽이 물과 맞닿아 있어 성벽이 호수 위로 이어지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구간에 비해 비교적 관광객이 적고 물과 어우러지는 만리장성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곳입니다.
만리장성 여행하는 법과 특별한 할 수 있는 경험
베이징에서 차나 택시 등을 이용해 1시간에서 2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렌트에서 직접 운전하는 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고속도로에서 후진하는 차량을 볼 정도로 중국에서 엉망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아 직접 운전하려다가는 큰일 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차라리 기차를 타고 가거나 일일 버스 투어 등을 이용해 가는 법이 제일 안전하고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중국에서 택시, 렌트 차량, 버스 투어 다 이용해 봤는데 그중 가이드 딸려 있는 버스 투어가 제일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만리장성에서 하이킹이나 루지 등을 할 수 있다는 건 많이들 아시지만, 의외로 캠핑이 가능하다는 건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든 구간이 가능한 건 아니고 지앤커우 구간이나 진산링은 성벽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할 수 있습니다. 만리장성에서의 캠핑이라니, 캠핑족들에게는 정말 혹할 액티비티입니다. 또 헬리콥터 투어도 가능합니다. 장엄한 만리장성을 직접 한눈에 담고 싶은 분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성벽 위를 비행하며 여러 각도에서 성벽의 전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보통 헬리콥터 투어는 바다링 구간에서 많이 운영되고, 짧은 시간 안에 성벽 여러 구간을 효율적으로 탐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금액은 그룹으로 하느냐, 두 명이나 혼자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적게는 30만 원 선에서 많게는 70~80만 원 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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