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도 참 좋은 섬이 많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개의 섬은 특히나 유명한 곳입니다. 바로 '이비자'와 '마요르카'라는 섬인데, 이비자는 여름에 다양한 클럽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걸로 유명하고, 마요르카는 바르셀로나와 함께 축구팀이 유명합니다. 마요르카에도 아름다운 바닷가가 많아서, 여름만 되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인데, 저도 오래전부터 마요르카의 예쁜 해변 사진에 반해, 꼭 한 번 가고 싶었습니다. 마침 바르셀로나에서 비행기 타면 1시간 안에 갈 수 있고, 가까운 만큼 비행기 값도 저렴해 가봤습니다.
마요르카 공항 버스
마요르카 공항에서 내리면 마요르카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팔마'로 많이들 향합니다. 그쪽에 호텔을 잡으면 마요르카 내에서도 이동하기 편한데, 저는 팔마에서 걸어서 30분 정도는 떨어져 있는 쪽에 호텔을 잡아 버스를 두 번 타야 했습니다. 어쨌든 팔마까지 가서 한 번 갈아타야 하기에, 공항에서 A1이라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배차 시간은 15분~20분 정도 되었고, 정류장 앞에 버스 티켓 구매기가 있었으나 망가져서 그냥 현금 내고 탔습니다.
대부분 마요르카 여행을 할 때는 렌트카를 추천합니다. 섬이라고 하더라도 넓고, 다른 대도시에 비해 교통편을 이용하기가 수월한 게 아니라서, 섬 이곳저곳을 방문하고 싶다면 당연히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편리합니다. 저도 렌터카 이용을 고민 안 해본 건 아니었나, 운전에 자신이 있는 게 아닌 데다가 마요르카 운전 영상을 봤는데, 운전하기 그리 편한 길도 아니었습니다. 또, 주차료도 다 따로 들어서 너무 욕심내지 말고 도보나 버스를 이용해 가 볼 수 있는 곳만 가자는 생각에, 차는 빌리지 않았습니다. 우려했던바와 달리, 차 없이도 좋은 장소를 관광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으며, 생각보다 팔마에서 마요르카 곳곳으로 향하는 버스가 잘 되어 있어서, 저처럼 운전에 자신이 없으신 분들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호텔 마르담스 리뷰
제가 마요르카에서 묵었던 호텔은 외관이 화려한 호텔 마르담스라는 곳입니다. 팔마 시내에서 걸어서는 20~30분 거리고, 버스를 타면 10분 거리입니다. 좋은 리뷰에 가격도 적당하고 팔마에서 그리 멀지 않으며, 주변에 좋은 식당이 많다는 얘기에 이곳으로 예약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억에 남는 최악의 호텔이 되었습니다.
객실은 평범합니다. 솔직히 좀 좁게 느껴지고 낡기는 했습니다. 그 전에 바르셀로나에서 묵었던 호텔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서 그런지 더 비교가 되기도 했습니다. 겨울에도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는 섬인데, 이상하게 호텔은 좀 쌀쌀했습니다. 그래서 가져간 수면 바지와 양말을 신고 잤고, 바닷가 바로 앞인 호텔인데도 경치는 아주 엉망이라 커튼을 거의 열지 않았습니다. 경치는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객실 옷장은 나무로 짜여진 벽장이었는데, 여기에 개미가 좀 기어 다닙니다. 큰 개미는 아니더라도, 개미가 보인다는 건 여러 마리의 개미들이 수시로 방으로 드나들 수 있다는 얘긴데, 신경이 쓰입니다. 무서워하는 곤충은 아니지만 깔끔함을 기대한 객실에서 곤충을 보는 건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요.
욕실은 방 크기에 비해서 큰 편입니다. 욕조내에 마사지 버블 시설도 달려있고,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욕조 물을 튼 순간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바로 직적접으로 말씀드리면, 이 호텔은 화장실 위생 문제가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 청소를 한 건지, 욕조 물을 받자 알 수 없는 이물질들이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고, 물을 버리고 새로 받는 걸 반복했는데도 그랬습니다.
일단 처음에도 한 눈에도 알 수 있는 녹물이 나왔습니다. 흰색 욕조와 대비되는 노란색의 어둡고 탁한 물색이 보이시죠. 고급 호텔은 아니라도 여기 4성은 되는 호텔입니다. 무슨 4성이라고 떠드는 호텔에서 녹물이 나옵니까. 저는 처음 물색을 보고 제 눈이 잘 못 됐나 생각했습니다. 틀면 틀수록 물 색이 어두워서 버리고 다시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 다시 받은 욕조물 사진입니다. 녹물을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물 속에 둥둥 떠다니는 이상한 이물질들이 보이시나요. 좋지도 않은 카메라 사진으로 찍어도 저렇게 한눈에 보일 정도로 크고 검은색의 이물질들입니다. 하나도 아닌 여러 개가 욕조 속에서 펄럭펄럭 날아다닙니다. 기가 찼습니다. 추워서 욕조물에 몸 좀 담그고 따뜻하게 하고 싶었는데, 이런 위생 상태를 보고 침구 위생 상태나 눈에 잘 안 보이는 다른 곳 위생 상태는 어떨까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당연히 호텔 측에 리뷰를 올릴 때 사진을 첨부해 이런 상황이었다고 전달했는데, 호텔 쪽에서는 겨울에는 관광객이 많이 없어 비어있는 객실이었는데, 오래간만에 욕조 물을 틀어 그 안에 박혀 있던 것들이 나온 것 같다는 무슨 말도 안 되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럼 비수기 시기에는 아예 객실을 돌보지 않는다는 건지, 보지 않더라도 예약객이 있으면 그전에 방 준비를 할 텐데, 그냥 눈에 보이는 침구류만 각 잡히게 접어놓은 것뿐인지. 답변조차 답답하게 하는 호텔이라 너무 별로였습니다.
마요르카 전체 수도 상태가 이런 건 아닐테고, 이 호텔과 연결된 수도관이나 호텔 위생 관련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편히 쉬려고 들어온 관광객 입장에서는 내 방이 이런 위생 상태라면 호텔 가격을 떠나 어이없고 기분 상할 일입니다. 불편한 호텔 꽤 봤어도, 이 정도의 위생 상태를 가진 호텔은 참 오랜만에 봅니다. 그것도 스페인의 4성급이라 말하는 호텔에서요.
모텔도 이런 물이 나오진 않을 겁니다. 이왕이면 좋은 호텔 리뷰를 쓰고 싶지만, 제가 마요르카에서 유일하게 묵었던 호텔이 이 모양이라 마요르카 호텔을 검색하시는 분들에게 꼭 피해야 할 호텔로 전달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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