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와사비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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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데스틴 지역에서 물놀이를 즐기고나니 딱 점심 때가 됐어요. 

 

그래서 그 근처에 있는 아이리쉬 펍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펍이라고 써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기도 합니다. 

아이리쉬 펍 식당

낮부터 문을 열어서, 주차장이 넓지만 이미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주차장이 차로 빼곡해요. 

 

데스틴 휴양지 지역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생긴지 10년이 넘은 곳이라 단골들도 꽤 있는 듯 합니다. 

어두운 실내 인테리어

미국 식당들은 왜 이리 어두운 걸까요. 

 

메뉴판도 겨우 읽을 수 있을 만큼 이렇게 조명을 어둡게 하고 있는 식당이 많아요. 

 

이게 꼭 펍이라서가 아니라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빼고 많은 식당들이 이렇게 실내 조명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노안이 오면 작은 손전등을 들고 다녀야 하나 생각할 정도예요. 

 

여기는 펍(pub)답게 맥주는 정말 맛있는 게 많아요. 

 

최근은 아니지만 2011년도에는 제일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집으로 상도 받았다고 하네요 

실제 지폐들

이 식당의 특이점은, 각 테이블도 그렇고 식당 벽면, 천장까지 전부 낙서된 달러가 부착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처음에는 당연히 가짜 돈인 줄 알았어요. 

 

한국에서는 이렇게 지폐에 낙서를 하고 훼손하는 건 불법이잖아요. 

 

미국도 이걸 합법으로 허용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도무지 쓸 수 없을 정도로 그림을 그려놓고 낙서를 해 둔 지폐들이 한 가득 붙어있는데, 이게 다 진짜 돈이라고 해요. 

 

메뉴판 앞부분에 진짜 돈이라고 쓰여있더군요;; 

 

이렇게 지폐를 함부로 다뤄서 인테리어처럼 쓸 거라면 그냥 어디 기부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말이죠 

지폐로 가득한 천장과 벽면

천장도 보세요. 

 

무슨 벌레 알처럼 가득 달려있는 게 다 지폐입니다. 

 

대부분 1달러짜리지만, 그 중 2달러도 보이고 다른 나라 화페도 보입니다. 

 

이 식당 내부에 있는 현금을 다 모으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요. 

 

모르긴 몰라도, 아무리 적어도 천만원 이상을 될 겁니다. 

 

왜 실제 지폐로 이렇게 꾸며놨을까...흠 

 

이해는 안 되네요 

허니버터 빵

이 식당은 메인 메뉴보다 에피타이저와 무료로 주는 식전 빵이 훨씬 맛있는 곳이에요. 

 

이건 허니버터 빵인데, 음식을 주문하면 무조건 주는 빵이고 굉장히 맛있습니다. 

 

꿀이랑 버터와의 조합은 이미 아는 분들이 많으실거고, 그 소스를 가득 머금은 빵이 맛있는 건 당연한 일이죠 

식전 빵

냄새부터 맛있습니다. 

 

식빵처럼 잘라서 같이 나온 버터 발라서 먹으니까 입에서 살살 녹아요. 

 

이 빵만으로도 허기를 채울 수 있었어요. 

 

물놀이가 끝난 후라 배가 많이 고팠거든요 

아티초크 소스와 토르티아

이건 식전 빵이 나오는 지 모르고 시킨 에피타이저에요. 

 

아티초크랑 시금치, 치즈를 섞어 만든 소스를 갓 튀긴 토르티아에 발라먹는 음식입니다. 

 

아티초크는 미국 와서 처음 먹어본 야채인데, 익숙하지 않아서 집에서는 따로 안 해먹지만 밖에 나와서는 종종 시켜 먹어요. 

 

시금치, 치즈랑 같이 섞은 조합이 너무 좋고, 몸에도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여기 토르티아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살짝만 건드려도 으스러질정도로 너무나 부드럽고 바삭했어요. 

 

얇디 얇은 토르티아 반죽이 몇 겹 겹쳐 있는 그런 느낌이에요. 

 

빵이 나오는 줄 알았으면 이걸 시키지 말걸 하다가도, 맛있어서 시키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음식이고요. 

 

근데 이미 빵이랑 에피타이저로 배를 채워서 메인 메뉴가 나와도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메인 메뉴는 다 먹지 못 했고, 또 먹을 수 없었어요 

와사비 버거

너무 맛이 없었거든요. 

 

와사비 버거를 시켰는데, 제가 기대한 건 와사비가 들어간 소스를 바른 햄버거였어요. 

 

이태원에 있는 라운지 바 중에 와사비 버거를 파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그런 와사비 소스를 만들어서 버거에 넣어서 팔고, 그게 알싸하면서 패티랑 잘 어울려서 정말 잘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걸 생각하고 와사비 버거를 주문했더니 이게 왠일...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고기 위에 그냥 진짜 와사비 덩어리를 잔뜩 얹은 게 다예요. 

 

와사비가 골고루 퍼져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와사비 튜브에서 쭉 짜내 한 쪽에 몰아넣은 덩어리. 

 

그리고 아무리 큰 햄버거라지만, 토마토랑 상추는 아예 옆으로 빼 놔서, 빵 고기랑 합쳐서 진짜 햄버거처럼 먹기는 어렵더군요. 

 

그냥 진짜 따로따로 잘라 먹어야 하는 버거였어요. 

 

그나마 와사비는 생 와사비였지만, 이게 뭔가 싶었어요. 

 

미국에도 와사비 마요 소스라는 게 있는데, 차라리 그걸 뿌려줬으면 훨씬 더 맛있게 먹었을걸.. 

 

이렇게 아무 소스도 안 한 패티 위에 와사비 덩어리만 얹어줄 줄이야.. 

 

배도 불렀지만 맛도 없어서 그냥 집에 싸 가지고 왔고, 집에 와서 아까운 마음에 다시 먹어봤지만 패티 자체도 무슨 고기를 갖다 쓴 건지 너무 기름지고 맛이 없어서 억지로 먹다가 버렸습니다. 

 

식전 메뉴 신경 쓰느라 메인 메뉴는 대충 만든 식당 같아요 

 

당연히 또 안 갈겁니다.

 

와사비 버거 뿐만 아니라 거너씨가 시킨 베이컨 치즈 버거도 맛이 없어서 저보다 더 많이 남겼거든요 

 

미국인들은 햄버거는 다 잘 만드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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