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뉴스 / / 2021. 11. 2. 06:26

소인증 (feat. 마이크로 레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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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레슬링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저도 미국 와서 처음 들어보게 된 경기입니다. 

 

영문으로는 MICRO WRESTLING 이라고 표기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레슬링과 같지만 일명 소인증을 갖고 있는 신장이 작은 분들로 이루어진 레슬링 경기입니다. 

마이크로 레슬러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사회활동을 위한 기반이 부족해서, 공개적으로 이런 경기를 본다는 건 생각 못 해봤는데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해왔던 일종의 오락 스포츠 중의 하나라고 하네요. 

 

마치 콘서트처럼 여러 지역을 돌면서 레슬링 경기를 펼쳐 보이는데, 지난 주에는 저희 동네에서도 공연이 있었어요. 

 

티켓 요금은 1인당 25달러 정도였고, 가보고 싶었지만 다른 일정이 있어 아쉽게 티켓 예매를 하진 못 했습니다. 

 

https://www.microwrestling.com/

 

MICRO WRESTLING | Micro Wrestling is Outrageously Fun!

Micro Wrestling is a full-scale, WWE type event supported by an entire cast under five feet tall.

www.microwrestling.com

이 사이트에서 마이크로 레슬링에 대한 영상과 공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연말 연시가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가 거의 매일 같이 공연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프로 레슬링 선수라고 할 수 있고, 주로 이벤트 전문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선수에 따라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요. 

 

사실 요즘에는 마이크로 레스링의 인기가 전보다 좀 시들해졌다고 하는데, 왠지 소인증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오락거리의 상대로 바라보는 게 좀 불편하다는 의견들이 생기고 있어서입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소인증 레슬러 선수가 현재 단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요. 

과거 일본 소인증 레슬러들

정작 마이크로 레슬링을 하는 선수들은, 관심 받고, 대중에 나설 수 있는 이 무대가 너무 좋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고 하는데, 이들의 바람과 달리 여론은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수나 코미디먼 등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재미를 선사하는 사람들이고, 대중들도 이들을 보면서 웃고 즐기고 있는 건 같은데, 오히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한꺼풀 편견을 더 씌우고 설 자리를 잃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그건 좀 아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애초에 비장애인과 다른 점이 있다는 이유로, 안타깝게 본다거나 안 되게 보는 시선 자체가 차별이겠죠. 

 

선척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후천적인 사고로 크건 작건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인식개선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미국에 있으니 미국의 소인증분들에 대해 조금 더 말씀드리면, 보통 해당 연령 때 신장 분포 하위 3%에 속하는 사람들을 소인증이라고 진단합니다. 

키가 작다는 거 외에 신체는 멀쩡하고 지능도 이상이 없지만 장애를 가진 것으로 분류됩니다. 

 

수명도 다르지 않아요. 

 

예전에는 서커스의 시초가 되었다고 하는 프릭쇼 공연단에서 많이 활동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영화에서도 소인증 사람들을 꽤 볼 수 있는데,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영화에서 난쟁이. 고블린 역을 맡기도 하고, 로봇에 들어가 연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고블린 은행씬에 나오는 수많은 고블린들이 소인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영화 해리포터 속 고블린을 연기한 소인증 사람들

여기서 연기했던 소인증 배우가, 본인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네요. 

 

소인증의 원인은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두개골은 크게, 팔은 짧게 성장하는 연골무형성증이 많고, 갑상선이나 성장 호르몬 이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살면서 관절이나 골격상 건강 문제를 흔하게 겪긴 하지만 그 외에는 소인증이라고 해도 특별한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미국 살면서 아직은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는데, 몇 안 되는 장점 거리 중 하나는 한국보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편의시설이 더 많다는 거에요. 

 

어디서든 휠체어를 탄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점자 간판도 잘 되어 있는 편이고, 마트 직원들 중에서도 몸이 좀 불편한 분들도 꽤 계시고요.  

 

물론 제가 일부분만 보고 경험한 것도 있겠지만, 그 일부분이라도 한국보다 더 일반적으로 장애.비장애인들이 함께 밖에 나와 활동하는 걸 볼 수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한국에서는 얼마전에 지하철 내 장애인을 위한 시설 자금을 대폭 축소시켰다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좀 안 좋았는데, 세금이 제대로 쓰여져야 할 곳에 못 가고 있는 건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마이크로 레슬링을 보면서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진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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