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아버지 생일 코스 (Golf Shores, 아티초크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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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는 시엄마. 시아빠 두 분의 생일이 있는 달이에요. 

 

해를 마무리 하고 새 해에 들어서느라 정신이 없어서 두 분 생일 기억하기가 쉽지 않지만, 벌써 함께 맞는 생일이 두 번째가 됐네요. 

 

작년 이 맘때도 제가 미국에 있었기에. 

 

두 분은 이미 필요한 건 가지고 계시고, 특별히 갖고 싶은 것도 없다기에 선물 하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마침 공휴일도 있고 생일 겸 저희 얼굴 보러 6시간을 달려 오셨어요. 

 

물론 중간에 시이모네서 하루 자고 오시긴 했지만. 

 

토. 일을 함께 보내게 됐는데, 뭘 하고 싶으시냐고 하니 바닷가에 가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지역이 휴양지라, 본래 저희가 이사오기 전 부터 두 분은 휴가철이 되면 늘 이쪽 바닷가에 오셨다고 했어요. 

 

지금은 휴가철은 아니지만 어쨋든 저희를 보러 오셨고, 오신 김에 늘 가던 바닷가 산책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Gulf Shores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갔습니다. 

 

아무리 이쪽이 남쪽이라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다고는 하나 겨울은 겨울이에요. 

 

바닷바람이 꽤나 매서웠어요. 

 

Golf Shores는 저는 처음 가보는 바닷가였는데, 하얀 모래가 펼쳐진 백사장이라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매서운 바닷 바람에도 해변을 즐기로 온 사람들이 듬성 듬성 있었고, 사람 만큼이나 많은 게 바다새들. 

 

파도를 피하면서 어디 먹을 거 없나 열심히 걸어다니고, 사람들이 소풍 온 주변에 모여있어요. 

 

먹을 거 주워먹으려고 새들이 날지를 않고 걸어다니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바닷가에 살면서 팰리칸도 보고, 이름 모를 이상한 새도 보고, 바다새는 진짜 많이 보며 사는 것 같아요. 

 

그래도 볼 때 마다 생김새가 신기하긴 해요. 

 

걔네들을 저를 보며 그리 생각하겠죠 ㅋㅋ 

 

거너씨는 추워죽겠는데, 바닷가 온다고 슬리퍼를 신고 왔어요. 

 

최근에 이베이에서 구매한 건데, 유명한 가수가 히트 친 곡을 이름으로 차린 회사 슬리퍼라고 해요. 

 

모래 사장을 밟으면 이렇게 예쁜 그림 같은 발자국을 남길 수 있어서 그걸로도 유명하다고 하고요. 

 

30분 넘게 백사장 산책을 한 것 같아요. 

 

좋긴 좋았지만, 찬바람을 계속 맞으니 나중엔 귀가 아플 지경. 

 

휴양지고 바닷가라 Gulf Shores 근처에는 해산물 식당이 정말 많아요. 

 

해산물 식당이라고 해도 한국의 해산물과는 좀 달라요. 

 

회나, 탕 요리가 많은 반면에 여기는 튀김, 구이 요리가 전부랄까. 

 

해산물 종류도 한국에 비하면 형편없고, 좀 더 다양한 요리법을 쓰면 좋겠는데 싶지만, 그래도 다른 미국지역에서보다는 여러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거에 그냥 감사하고 있어요. 

이건 샐러드에 참치 구이를 올린 거에요. 

 

참치 굽기도 조절 할 수 있는데, 중간으로 구워달라고 했지만 생각보다 좀 더 구워진 느낌이 들었고, 어째서인지 참치에는 소금간을 안 했더라고요. 

 

늘 소금과 향신료를 잔뜩 뿌려 굽는 미국 스타일과 달라서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너무 짠 것 보다는 그냥 차라리 맹맹한 게 나았어요. 

 

이거는 코코넛 쉬림프예요. 

 

새우도 튀기거나 구워 먹거나 둘 중 하나. 

 

물론 코코넛을 묻혀 튀긴 새우는 정말 맛있죠. 

 

술안주로도 최고고 ㅎㅎ 

 

그런데 이렇게 튀김만 가득한 걸 먹다보면 어느 새 입 안이 느끼해져서 새콤한 걸 찾게 됩니다. 

 

한국의 매콤한 해물탕과 알탕이 그립네요. 

 

그래도 주인공인 시부모님 두 분이 만족하셔서 다행이었어요. 

 

양도 많아서 정말 배불리 먹었고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작은 생일 파티를 했어요. 

 

퍼블릭스라는 마트에서 글씨 써달라고 주문한 케익이에요. 

 

생크림이 대부분인 한국과 달리 버터크림 케익이 많아요. 

 

버터크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 취향은 생크림이라 또 이걸 먹으며 생크림을 그리워했죠 ㅎㅎㅎ 

 

사람은 늘 현재 없는 걸 그리워하니까요 

 

케익과 초코 아이스크림 큰 통을 사서 집에서 대접했어요. 

 

맛있게 잘 먹긴 했는데, 너무나 달아서 숟가락으로 설탕을 그냥 통쨰로 퍼 먹는 느낌이에요. 

 

한국 케익의 2~300% 단 느낌. 

 

결국은 다 못 먹어서 버리려고 했는데, 시부모님이 집에 있는 거너씨 동생 준다고 가져가셨어요. 

 

저거 다 먹으면 혈관 막힐 것 같은 느낌의 단 맛인데 ㅠ 

저희 집 근처에 석양 맛집이 있어요. 

 

그래서 석양도 함께 보러갔어요. 

 

이 지역에 자주 놀러 오셨지만, 살아 본 적은 없어서 이런 숨은 공원 같은 건 모르셨거든요. 

 

저랑 거너씨가 이사오면서 다니다가 찾아낸 곳인데, 보여드리니 너무 아름답다고 좋아하셨어요.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을 보여주는 건 현지인의 몫 ㅎㅎㅎ 

 

그래봤자 여기 이사온 지 이제 한 달째인데 ㅋㅋ

 

일요일 저녁에는 시엄마가 특별히 좋은 스테이크를 파는 곳에 가고 싶다 하셨어요. 

 

본인을 위해서라기보다 남편 생일이니 좋아하는 스테이크 먹게 해 주고 싶다고. 

 

저랑 거너씨는 평일엔 주로 집에서 먹고, 주말에는 외출하는 지역에 있는 아무 식당에나 가기 때문에, 아직 그럴 듯한 멋진 식당에는 가보질 못 했어요. 

 

열심히 리뷰를 보고 찾을 수 밖에 없었죠. 

 

그래도 생각보다 성공적이었어요. 

 

식전 요리로 시킨 이 요리는 시금치와 치즈. 아티초크라는 채소를 섞어 만든건데 어마어마하게 맛있어요. 

 

아티초크라는 채소는 처음 먹어봤어요. 

 

약간 식감이 감자 같아요. 

 

아티초크라는 채소는 이렇게 생겼어요. 

 

지중해가 원산지라고 하고, 영양소가 풍부해서 서양에서는 불로초라고도 불린대요. 

 

저는 이 채소를 미국 보다 오히려 베트남 살 때 많이 봤었는데, 도통 이게 뭔지 알 수가 없어서 무시했었거든요. 

 

연꽃같이 생겼는데, 두꺼운 입으로 쌓여있어서 어떻게 먹는지 전혀 감이 안 왔는 음식. 

 

근데 이게 서양의 블로초였다니 ㅎㅎㅎ 

 

지나고 보면 몰라서 못 즐겼던 게 많아서 아쉽네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 채소에 대해 알게 되서 다행이에요. 

 

이걸 요리해서 먹으면 맛있다는 것도 알고! 

 

나중에 집에서 해먹으려고 요리법 알아뒀어요. 

갓구운 빵과 버터예요. 

 

버터가 일반 버터랑 조금 맛이 달라서 더 맛있었고요. 

 

클램차우더. 

 

이 식당에서 오늘의 스프가 클램 차우더 밖에 없었어요. 

 

저는 예전부터 좋아하는 음식이었는데, 날 추운 날 밖에서 좀 떨다가 먹으니까 해장국 먹는 느낌. 

 

심지어 여기에 약간의 매운 향신료를 넣었는지, 저한텐 새벽에 집에 가기 전 먹는 해장국이나 다름 없었어요. 

 

관자와 랍스터가 들어간 해산물 리조토. 

 

이건 시아빠가 시킨 음식인데, 게살로 만든 요리예요. 

 

스테이크 드시고 싶어하실 것 같아서 고른 식당인데 의외로 다른 걸 고르셔서 놀랐어요. 

 

그래도 맛있다고 정말 잘 드셔서 뿌듯. 

크림 리조또 위에 아스파라거스를 넣은 닭고기를 베이컨으로 감싸 구은 요리예요. 

 

보기에도 완전 맛있어 보임. 

 

이건 제가 고른 갈릭 버터 치즈 굴 구이입니다. 

 

이 지역은 굴요리 식당은 은근 많은 편이라서, 솔직히 이 굴요리는 다른 식당에 비해서는 별로였어요. 

 

소스가 시큼해서 안 어울려서. 

 

요즘 굴국밥이 먹고 싶어서 대안으로 굴구이를 고른건데, 역시 식재료가 같아서 절대 같은 맛이 나지는 않네요. 

 

조만간 생굴 사서 집에서 굴국밥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먹고 음료까지 하고나니 120달러 조금 넘게 나왔어요. 

 

외식비 비싼 미국에서 4명이 이정도 먹고 저 금액이면 나쁘지 않은 거에요. 

 

시아빠 생신이라 제 카드로 긁었습니다 ㅋㅋ 

 

사실 네 명이 먹을 때 제가 전부 산 적은 없었는데, 생신이기도 하고 이번엔 꼭 대접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큰 외식 지출이여서, 남은 기간 외식 줄이고 집에서 많이 먹으려고요 ㅋㅋ 

 

바닷가 가고, 케익 먹고, 좋은 데 가서 저녁 먹고 한 특별하지 않은 시부모님 생신 코스였지만, 만족해 하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여기까지 오셨는데 즐겁지 않다 하면 어쩌나 내심 신경이 쓰였거든요. 

 

시부모님 핑계대고 저도 놀러다닐 수 있게 자주 오셨으면 좋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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