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사귀면 생기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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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친구가 가족 여행으로 다낭에 놀러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막 이 얘기 저 얘기 수다 떠니 너무 재미있었죠. 


특히 간만에 한국어로 수다를 계속 떨 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다낭에서 한국어를 아예 안 쓰는 건 아니지만 수다 떠는 용도로 쓰진 못 하거든요. 


한국인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거너씨랑은 그가 알아듣는 쉬운 한국어만 쓰고, 


일할 때는 일에만 필요한 단어 쓰니까요. 


한국어 수다가 그리워질 줄이야 ㅋㅋㅋ 


무튼 그래서 친구가 와서 같이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그런데 뜻밖의 얘기를 듣습니다. 


친구가 제 한국어가 이상해졌다고 -_-;;;;;


못 알아듣겠는 건 아니지만 보통 한국 사람들이 얘기하는 방식에서 약간 벗어난 방식으로 말을 한다고 하네요. 


제가 아무리 다낭에서 한국어 쓸 일이 별로 없다하지만 그렇다고 모국어를 까먹을 리도 없고, 


외국에 제가 오래 산 사람이면 좀 햇갈릴 수도 있겠구나 하겠지만 


다낭 거주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한국어가 좀 이상해졌다 라는 말을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친구가 그냥 장난으로 그런 소리 한 건가 싶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전에도 한 번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서... ㅠㅠㅠ 


다른 지인이랑 보이스톡으로 통화 하다가 그 지인이 약간 말하는 방식이 전과 좀 달라졌다고 했었거든요. 


그때는 정말 처음 듣는 소리라 통화 질이 안 좋아서 그렇게 들리는건가 했는데 


직접 보고 얘기하는 친구한테 또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아 진짜 뭔가 문제가 생기긴 생겼다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꾸준히 블로그에 글쓰기도 하고 있고 추호도 제가 문장구사력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 못 했어요. 


역시나 쓰기와 말하기는 달라서일까요. 


글을 쓰면서 확연히 예전보다야 어휘가 좀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그건 제가 독서량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서는 한국어도 된 서적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종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보긴 하는데 


그래도 저희 독서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책을 읽으면 제 한국어가 괜찮아질지도 의구심이 들구요 ㅎㅎ 


제 생각엔 제가 지금 외국에 있어서라기보다 거너씨와의 대화 방식에 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와 거너씨는 한국어와 영어로 대화하는데 거너씨 한국어 실력이 입문에서 좀 올라간 기초 수준?


음... 여행으로 한국 갔을 때는 크게 불편함 없이 다닐 거 같아요. 


그런데 한국어로 긴 대화를 하기에는 어렵죠. 


그래서 보통 영어로 대화하는 일이 많고 한국어로 해도


거너씨에 맞춰서 좀 쉬운 어휘를 쓰거나 그가 말하는 것 처럼 말하기도 하구요. 


영어랑 한국어랑 한 문장에서 섞어서 뭣도 아닌 이상한 언어로 대화할 때도 많아요. 


제 영어실력도 문제가 많은데 거너끼는 이미 제 영어에 익숙해져 버려서 


제가 이상하게 말해도 대충 다 알아듣거든요. 


그러다보니 각자 모국어에 문제가 생긴게 아닌가 하는 게 제 추측입니다. 


거너씨 본인도 본인 영어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한대요. 


보통 국제커플 하면 서로 다른 언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의 범위가 더 넓어진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이렇게 만나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느껴요 ㅋㅋ 오히려 반대. 


만일 두 사람이 한 가지 언어로만 얘기한다면 주 사용 언어는 두 사람 모두에게 발달할 수 있지만 


이렇게 이상하게 섞어서 사용하면 부작용이... 


그래도 나름 저희 둘은 그게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식으로 써 온 거였는데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이런식의 말하기가 금방 고쳐질지도 모르겠네요. 


교포도 아닌데 한국어를 이상하게 하는 건 너무 창피한 일이라.... 


흠..진짜 어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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