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살이 / / 2024. 11. 7. 11:13

미국 국립공원 레이니어 산 산장 숙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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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어 산의 '파라다이스'지역을 등산하면서 사실 트레일 입구 바로 앞에 있는 '파라다이스 인'에 묵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인기 많은 트레일이라 그런지 보통 예약이 꽉 차 있더라고요. 그래서 예약 신청은 파라다이스 인으로 했지만, 비어 이쓴 방이 없어 자동으로 '롱 마이어'쪽에 '네셔널 인'이라는 산장으로 예약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레이니어 산의 '네셔널 인'이라는 산장에 묵은 후기입니다. 

레이니어 산 산장

 

네셔널 인 위치와 정보 

'파라다이스 인'에서는 차로 20분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레이니어 산 입구에서 꽤 들어와야 있는 산장입니다. 그래서 레이니어 산 들어오면서 검문소(?) 같은 곳에 산장 예약했다고 말하고 예약증 보여줬습니다. 1902년에 지어졌고 물론 리모델링은 한 건물이지만 여전히 옛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롱 마이어 (Longmire) 관광 안내 센터, 박물관이 산장 주변에 같이 있고, 산책하기 아주 좋은 트레일도 몇 군데 산장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주소를 적어보자면, 47009 Paradise Vly Rd E, ashford, WA입니다. 언제 숙박하느냐에 따라 숙박료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제가 간 가을 평일에는 1박에 약 15만 원~20만 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참고 사항으로 꼭 알아두셔야 할 점은 이곳은 '디지털 디톡스'가 되는 곳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인터넷은 물론 전화도 안 터지고 산장 안에 tv도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건 아날로그뿐이니 전자기기와 떨어져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 분들에게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산장 카운터

이곳이 산장 카운터입니다. 여기서 체크인, 체크아웃하고 저녁을 먹고 싶다면 저녁 예약도 이곳에서 합니다. 말 그대로 산장이라 주변에 다른 가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음식을 싸갖고 오거나 아니면 산장 안에 하나 있는 유일한 식당에서 끼니를 다 해결해야 합니다. 음식을 갖고 오더라도 냉장고 따위는 없으니 과자, 빵 같은 음식만 들고 올 수 있고, 커피포트나 전자렌지도 없으니 냉장식품, 컵라면도 조리해 먹기 쉽지 않습니다. 정말 아주 그 옛날 아무 전자기기도 없는 시대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산장 식당 저녁 메뉴

식당의 아침, 저녁 메뉴는 다릅니다. 저녁 메뉴는 미리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맛있어 보이기는 했지만 배고 고프지 않은데도 가격도 너무 비싸서 저녁은 식당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체크인 할 때 저녁 예약을 하지 않아도 자리가 있으면 들어가 먹을 수 있기는 한데, 간혹 사람이 몰릴 때는 자리가 없어서 미리 예약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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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 객실 

산장 2층 객실

일부러 트윈 베드로 예약한 건 아닌데, 산장 대부분의 객실이 트윈 베드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2층에 있는 객실로 배정 받았는데 계단을 두 번 올라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엘리베이터는 없습니다. 캐리어가 아무리 무거워도 본인이 들고 올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카드 키 아니고, 진짜 열쇠로 된 객실 키를 받습니다. 크지 않지만 굉장히 아늑한 방입니다. 침대 사이 가운데 있는 책상에는 글을 쓸 수 있는 종이와 연필이 있고, 작은 휴대용 라디오, 드라이어가 있습니다. TV가 없으니 심심한 사람들은 라디오 들으라는 겁니다. 진짜 시간 이동을 한 것 같은 느낌이라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산장 침대가 정말 푹신하고 좋았습니다. 제가 딱 좋아하는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은 매트리스라 굉장히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고, 새벽에는 쌀쌀해지는 산 속이라 여분의 담요들도 놓여 있었습니다. 

객실 안 세면대

이 산장이 특이했던 점은 객실 안에 세면대가 있다는 점인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이 산장 객실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호스텔처럼 밖에 있어서 공용으로 써야 합니다. 이 부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좀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샤워실이 한 층에 하나뿐이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대신 세면대가 각 객실마다 있어서 간단히 양치를 하거나 세수를 하는 건 객실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비누, 샴푸, 린스 등은 세면대 위에 전부 구비되어 있습니다. 

담요와 수건

 

산장 부대시설 

작은 산장이라 객실에 발코니가 있거나 한 건 아니지만, 1층에는 야외 좌석이 있어 이곳에서 바람도 쐬고 운치도 즐길 수 있습니다. 날이 아주 추울 때는 나무로 불을 때며 안전한 캠프 파이어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산장 야외석

제가 갔을 때는 시간대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산장 1층 내부에는 식당 외에 다른 공간도 있습니다. 차를 마시고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실내 공용 공간

여기는 숙박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휴게 공간 같은 곳이고, 자유롭게 자기가 차를 만들어 마시며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객실 안에만 있는 게 답답하지만 밖에 있기는 싫은 분들을 위해 아주 잘 마련된 아늑한 공간입니다. 

보드게임과 도서관

전자기기 없이 전화도 안 터지는 곳이니 뭘 해야 할지 모를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공간입니다. 각종 보드 게임과 책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래된 미국 숙박 업소에 가보면 보드게임들이 마련되어 있던데, 게임이나 tv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기 전에 미국인들이 보드 게임을 즐겨했나 봅니다. 지금도 가족 단위의 집들을 가보면 보드 게임 종류가 많고, 명절에도 가족들이 모여서 보드게임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벽난로 옆에서 책을 읽거나 일행과 게임을 하면 아날로그식으로 시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장 내 상점

객실이 있는 산장 바로 옆 건물에 따로 있는 상점입니다. 간단한 과자류도 팔지만 주로 기념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곳입니다. 다른 상점이 달리 없기 때문에 한 번 가서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저도 여기서 기념으로 레이니어 산 핀을 사고, 또 레이니어 이름을 따서 판매되는 맥주를 샀습니다. 문구류나 캠핑 도구류도 많아서 미쳐 못 가져온 캠핑 도구가 있으면 여기서 대체품을 살 수 있습니다. 

산장 식당에서 아침 식사 

산장 내 식당

저녁은 여기서 안 먹었지만 아침을 먹기 위해 산장 내 식당으로 나와봤습니다. 아침 먹을 때는 딱히 예약이 필요 없습니다. 조식은 7시부터 시작됩니다. 산장 내에 있는 식당이지만 일반 식당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카운터 직원에게 자리 안내 받고 테이블마다 담당 서버가 있습니다. 

아침 메뉴

아침 메뉴 사진입니다. 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아침 메뉴도 가격이 저렴하지만은 않습니다. 산 안에 있는 숙박 시설이다 보니 식재료 공수를 위해 운송비가 많이 든다는 점도 한 몫할 것 같습니다. 다만 버섯은 산 주변에 워낙 많이 자라서 주변에서 자연산을 따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굉장히 신선한 버섯 요리를 먹어볼 수 있습니다. 

아보카도 토스트

저는 아보카도 토스트를 시켜서 먹어봤는데, 솔직히 별로 없습니다. 아보카도를 으깨서 토스트에 발라주는 음식인 줄 알았더니, 아주 얇게 자른 아보카도 슬라이드 몇 조각을 빵에 올리고 루꼴라, 방울 토마토, 발사믹 소스, 치즈 뿌린 게 전부였던 음식. 서버님은 아주 유쾌하고 친절하셨으나 역시 산장 내 식당이라 음식은 크게 기대할만한 게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산장은 다시 한번 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산장 분위기가 객실 편안함에 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비록 없는 게 많아서 불편함을 느끼실 분들도 많겠지만, 다른 호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종류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족도 높은 레이니어 산 산장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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