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살면서 유명 스포츠 경기를 눈앞에서 보는 것도 굉장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미국 농구 NBA시즌이기에, 직접 프로 농구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직접 경기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제가 관전한 팀은 뉴올리언스의 펠리칸즈라는 팀과 샌안토니오의 스펄스 라는 팀입니다.
NBA 경기장 내부
제가 본 농구 경기는 스무디킹 센터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스무디킹 음료 굉장히 좋아했는데, 미국 오고 나서 더 좋아졌습니다. 요즘에는 저탄수 고단백인 키토 음료도 팔고 있고, 다른 미국 음식에 비해 이상한 첨가물 거의 안 넣고 건강에 괜찮은 식재료들을 쓰고 있습니다. 저도 종종 운동 후에 사 먹으러 가는데, 이렇게 스무디킹 센터라는 큰 경기장을 지어놨을 줄이야. 지금은 농구 시즌이라 '펠리칸즈'의 홈경기장으로 쓰이고 있지만, 그 외에도 콘서트 같은 다양한 문화 공연장으로도 쓰이는 장소입니다.
한국에서는 대학 농구 경기만 관전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무디킹 경기장 내부를 보고 굉장히 놀랐는데, 실내 경기장인데도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습니다. 수용 인원이 어마어마했고, 1층부터 3층까지 전체적으로 약간 BOWL 모양으로 생긴 구조였습니다. 가운데에는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큰 스크린이 걸려 있어, 선수들과 관객들을 계속 촬영해서 내보내줬습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장소인만큼 화장실이나 푸드 코너도 각 층마다 몇 개씩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내부 상점이 많기 때문에 원하는 음식을 살 때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좋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스무디킹 경기장 내부 상점에서는 현금 사용이 금지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금지되었다기보다 현금을 아예 받지 않고 있습니다. 현금 처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현금을 받아도 영수증을 내주기 어렵고 거스름돈 또한 없습니다. 때문에 현금을 쓸 수가 없고 오로지 카드 결제만 가능합니다. 만일 현금 밖에 없는 경우에는, 카드를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경기장 내부에 선불카드처럼 현금을 넣어서 쓰는 카드를 만드는 공간이 있습니다. 거기서 일정 현금을 내고 카드를 만들고, 그 카드로 상점에서 맥주건 음료를 사야 합니다. 당시 저희는 현금을 쓸 생각으로 현금만 가져갔는데, 이런 상황에 당황스러웠고, 결국은 선불카드를 따로 만들어 맥주를 사야 했습니다. 생맥주 한 잔에는 약 5달러 정도 합니다. 저는 해당 경기가 저녁 7시였기 때문에 바로 전에 저녁을 먹고 갔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아서 이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주로 핫도그나 나쵸 치즈, 햄버거, 치킨 등을 구매해서 먹으면서 경기를 봅니다. 같은 음식이어도 경기장에서 사서 먹는 건 프리미엄 가격이 붙어 더 비쌉니다.
NBA 경기장 좌석별 금액과 장단점
저는 처음에 어디에 앉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같은 경기여도 자리에 따라 금액이 엄청나게 차이 났습니다. 농구코트 바로 앞 자리들은 백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었습니다. 농구 경기 직관에 몇 백을 한 번에 써야 하는 자리라니... 미국인들은 스케일이 정말 큰 것 같습니다. 저렇게 비싼 자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앉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꽤 앞자리를 채우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1층 자리도 보통 50~60만 원 정도 합니다. 2층은 30~40만 원 하는 자리와 10~20만 원대의 자리가 있습니다. 2층이어도 경기가 잘 보이는 가운데 자리인지, 아니면 코너 쪽인지에 따라서 가격이 또 크게 갈립니다. 저는 이왕 보는 거 돈을 조금 더 써서 2층에서 볼까 했지만, 실제 농구팬도 아니고 그냥 경험 삼아 가는 경기에 그만한 돈을 쓸 배포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3층 자리를 예약했고, 3층은 한 자리에 3만 원 정도 했습니다. 3층이라 많이 안 보일까 봐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선수들 움직임도 너무 잘 보였고, 경기장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서 관전에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대신 3층 의자는 음료를 넣어둘 수 있는 받침대가 없어서, 무언가 먹을 때 계속 손에 들고 있거나 바닥에 내려놔야 하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저야 맥주 한 잔만 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들고 있기 힘들면 바닥 다리 사이에 잠시 둘 수 있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관전하는 분들은 애들 음료도 들고 있어야 하고, 애들 먹는 것도 때로는 신경 써야 해서, 꽤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좌석에 오밀조밀하게 앉아 음식 둘 곳도 없이 먹어야 하는 게 적지 않게 불편합니다. 이런 단점 때문에 3층 가격이 저렴한 것 같습니다. 경기를 보다 보면 3층 좌석의 단점이 또 느껴지는데, 바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농구 경기는 중간중간 끊어서 가는 게 많습니다. 때문에 잠깐 경기하고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나 선물 증정 이벤트, 치어리더들의 공연 등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그저 공연 관람만 할 때는 아무 차이점이 없지만, 이벤트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에는 다릅니다. 랜덤으로 관중석에 선물을 던져주는 건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코트장에서 대포 같은 기계 안에 티셔츠 등 선물을 넣고 관중석으로 쏘는 것과, 다른 하나는 관중석 맨 꼭대기 옥상에서 미니 낙하산을 태운 선물들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겁니다. 3층에 앉아있는 저는 둘 다 받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1층에서 쏘아대는 대포 선물은 아무리 멀리 가도 2층밖에 거리가 닿지 않았고, 경기장 옥상에서 떨어뜨리는 선물의 경우, 3층 좌석이 옥상보다 안쪽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선물은 2층과 1층으로 바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선물을 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카메라에도 아예 안 잡히고 선물 받을 기회도 완전히 차단된 자리가 3층 자리입니다.
NBA 경기 관전 후기
결론적으로 농구 경기는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농구에 관심이 없는 저도 NBA관전은 두 시간 동안 지루할 틈이 없어, 거의 처음으로 끝까지 다 보고 나온 스포츠였습니다. 농구 코트가 엄청 큰 게 아니고 선수들이 양쪽으로 오가면서 끊이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 움직임 따라가느라 바쁘고 골도 엄청 많이 터집니다. 축구는 전반, 후반 다 합쳐서 한 골 두 골 터지는 게 기본이지만 아시다시피 농구는 100점 넘게도 골이 터지는 경기라 정체되어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또 3~4분 경기하다가 멈추고 이벤트 하고, 3~4분 경기하다가 공연하고, 계속 이벤트와 경기를 두 시간 동안 반복하다 보니 내가 이벤트장에 온 건지 농구 경기를 보러 온 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쉴 새 없이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해 줍니다. 본래 경기 전에는 1시간 정도 보다가 지루하면 중간에 나올 생각이었습니다. 스포츠 관전을 할 때 보통 제가 끝까지 보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전부 다 보고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농구 경기는 확실히 프로 선수들이라 그런지 진짜 실력들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고, 계속 바뀌는 춤과 노래 공연 때문에 자리를 떠나기 싫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농구를 안 해본 제가 봐도 대학 농구랑 NBA 농구는 실력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괜히 프로가 아니라는 게 보면 느껴집니다. 선수들의 몸싸움과 팀 패스를 보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제가 관전했던 스포츠 경기 중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NBA는 또 볼 기회가 생기면 가고 싶은 경기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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